생태사회를 위한 통합적인 접근
건국대학교 생태기반사회연구소 엮음 / 소명출판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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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사회를 위한 통합적인 접근'은 인문과학, 사회과학, 자연과학의 필자들이 생태를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간 책이다. 편집은 건국대학교 생태기반 사회연구소가 맡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생태라는 개념이 독일에서 탄생(20페이지)했으며 거기에 상호연관성, 순환성, 지속성, 역동성 등의 의미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건국대학교 생태기반 연구소 소장 사지원은 생태사회를 위한 독일 작가들의 활동과 생태문학을 다룬 글에서 최초의 사회주의 여성으로 불린 베티나 폰 아르님의 사고가 지구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생태학적 세계관과 같은 맥락에 있음을 논했다.

 

크리스타 볼프는 적자생존이 지배하는 현대산업사회에서 끝까지 평화를 추구하는 학문은 오로지 문학이라는 말을 했다. 사지원은 우리나라에서 생태와 환경이라는 개념이 구분되지 않은 채 사용되고 있으며 생태라는 개념이 남발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귀기울여 들어야 할 말은 생태소설은 고발과 비판을 넘어서는 '실천하고자 하는 강력한 희망'이 담긴 에코토피아라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양해림은 생태학과 경제학이 집을 의미하는 eco에서 공히 기원했다고 언급하며 살림살이는 단순한 집안일이 아니며 전 가족의 생명을 책임지는 고귀한 생명 살리기라는 말을 했다. 생태학이란 명칭이 구체적으로 명명된 것은 1866년 독일의 생물학자 헤켈에 의해서다. 현대 생태학은 자연계는 질서정연한 체계를 이루고, 개체는 독립적으로 살 수 없으며 인간중심주의는 더 이상 지지될 수 없다는 관점을 갖는다.

 

양해림은 인간중심주의를 넘어선다는 것의 의미는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 아닌 다른 생명의 입장에서 사고할 것을 요구하는 역설적 궁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 아닌 모든 것의 대립 속에서 설정되는 특권적인 자리를 제거하는 것이며 인간을 포함하는 순환계의 입장에서 인간의 문제에 접근하는 것임을 주장한다.

 

이병민은 스페인 동북부의 작은 탄광도시이자 바스크 분리주의자의 테러도시로 악명이 높았던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하나로 스페인의 핵심 문화창의 도시가 되었지만 전 세계에 구겐하임 미술관이 양산됨으로써 예술계의 맥도널드라는 오명을 썼음을 지적한다. 이병민은 도시의 공공성을 지향하고 지역의 기존자산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문화자산을 문화적 재생산의 오브제로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경제성장이 이루어지고 편리와 풍요의 미래가 보장된다 해도 기후환경 위기를 방치한다면 안전한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시점에 처했다.(136 페이지) 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으로 묶어두는 목표를 이루려면 온실가스를 대폭 줄여야 하고 비용면에서도 3~4배의 노력이 요구된다.(147 페이지)

 

현재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도가 상승했다. 그렇기에 산업화 이전 대비 이미 1도가 상승한 현재 상승폭을 1.5도 ~ 2도로 묶어두기 위해 필요한 여유치는 0.5도에서 1도에 불과하다. 미국 스텐포드 대학교 마크 제이콥슨 연구팀은 2050년 미국이 화석에너지와 핵 에너지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만으로 100%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했다.(153 페이지)

 

정수정은 지속 가능한 삶과 관계에 대한 관심에 따라 통상적으로 과학교육의 영역으로 인식되어 온 지구사와 우주 관련 주제를 인간과 인간생활, 생명의 근원과 소중함, 공생과 상호관계, 우주 안에서의 인간 등 관계를 중심으로 재조명하고 풀어나가는 방향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음을 주장한다.(178 페이지)

 

허순영은 미국의 인류학자인 엘라자베스 미셜 토머스의 '세상의 모든 딸들'을 언급한다. 2만년전 시베리아 남부의 중기구석기인들이 사냥 대상인 순록, 곰, 매머드 등의 이동경로를 따라 춥고 황량한 시베리아 벌판을 여행하며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 이 소설은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 이후 1만년이 지난 1만년전 농경이 시작되었는데 이는 인류에게는 발전이지만 자연 입장에서는 훼손이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허순영의 말대로 인류의 후손들이 지구라는 별에서 더 오래 삶을 누리려면 더 늦기 전에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

 

유미연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지역만들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생물권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지역만들기에 대해 논한다. 현재 124개국에 701개의 생물권보전지역이 지정되었고 접경생물권보전지역은 21개에 달한다.(2019년 기준)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 MAB(Man and Biosphere) 한국위원회가 설립된 이후 설악산(1982년), 제주도(2002년), 신안 다도해(2009년), 광릉숲(2010년), 고창군(2013년), 순천시(2018년), 강원생태평화(2019년), 연천 임진강(2019년) 등 8개 지역이 지정되었다.

 

북한도 백두산, 금강산 등 5개 지역이 지정되었다. 생물권보전지역은 핵심구역, 완충구역, 협력구역으로 나뉘고 보전, 발전, 지원을 기능으로 한다. 생물권보전지역은 법적 규제가 없는 국제적 규약에 의한 지역이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시의적절한 책이다. 책이 나온 시점은 2020년 9월로 파리협정이 발효되는 2021년 1월을 4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바람직하고 시의적절한 이런 책이 많이 읽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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