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령부득(要領不得)이란 사물의 주요한 부분을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말이나 글의 요령(要領)을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물색(物色)없다는 말과 통한다. 말이나 행동이 형편이나 조리에 맞는 데가 없다는 의미를 가진 말과 통한다는 의미다. 두 단어를 무람없다는 말로 바꿀 수 있다. 무람이란 부끄러워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데가 있는 것 또는 그런 태도를 의미하는 말이다. 그렇기에 무람없다는 말은 삼가고 조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무엇에 대해? 바로 글이다.

 

비약인지 모르지만 사람에 대해 조심하지 않는 사람은 글에 대해서도 그럴 것이다. 최근 그런 글을 연이어 읽었다. 문법 오류뿐 아니라 사실 오류들까지 범한 데다가 기존 정보들을 자기의 문제틀에 넣어 재가공하지도 않은 글이다. 뜻밖인 점은 문장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 길게 쓴다는 점이다. 고치는 노력 없이 길게 쓰기에 잘못 쓴다고 해도 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나에게 있는지도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그런 글을 잘 이해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나는 문장이 조금만 이상하거나 산만하면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바로 포기하며 비문(非文)이라고 규정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기야 문장을 쉽고 간결하고 새롭게 쓰면 좋겠지만 누구에게나 그럴 필요는 없고 그렇게 하기도 어렵지 않은가. 나는 물정(物情) 모르고 사는 빡빡한 사람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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