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깊이를 음미하는 시간입니다. 도시 이야기하다가 난데 없이 새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새는 도시 구조물의 모델이라 생각합니다. 새 날개 형태를 모방한 밀워키 미술관과 새 둥지처럼 철골이 서로 엮여 공간과 구조를 만드는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을 보며 새가 스승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밀워키 미술관은 창공(蒼空)을 배경으로 해 흰색의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고 베이징 내셔널 스타디움은 가을 낙엽을 닮은 색이어서인지 답답해 보입니다. 우리는 새를 사랑하지 새가 사는 둥지를 사랑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많이 걸었습니다. 다리와 어깨가 비정상입니다. 이상(李箱)은 건강하지 못한 자신의 폐를 폐가 칠칠치 못하다고 표현했지요. 그럼 저는 다리와 어깨가 칠칠치 못하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새를 부러워하지 않습니다. 날아가는 데 얼마나 큰 에너지가 필요하겠는지요. 저는 붉은 사암(砂癌)으로 되어 붉은 성(城)이라는 아라비아 이름을 가진 알함브라 궁전이 마음에 듭니다. 이탈리아 프로그레시브 록 필드에서도 독특한 음악을 구사한 메쯔키타(mezquita)의 recuerdos de mi tierra(‘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recuerdos de la alhambra’과 철자가 많이 비슷한 음악)을 듣습니다. 너무 피곤해 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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