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의 모 장로교회 목사님께서는 자신의 교회 성도들은 모두 땅만 바라본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것은 그분들이 겸손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안타깝지만 영혼이라도 끌어모아 부동산에 투자해 돈을 버는 데만 온통 집중한다는 의미다. 목사님은 자신이 성도들을 비난하는 것은 아니라 하셨다. 우리시대의 불가항력적인 흐름을 말씀하신 것이라 하겠다.

 

목사님의 말씀 중 흘려들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이스라엘 사람들이 땅(영토)이 없을 때 하나님을 잘 믿었다는 말씀이다. 그렇다면 이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태에서는 신앙이 죽는다는 의미일 수 있겠다. 목사님은 도시 신학을 전공하신 분이다. 전공이란 말을 쓰고 싶지 않지만 쓰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 구별을 위해서다.

 

어떻든 도시 신학이란 친숙하기도 하고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직접 책을 읽어야겠다. 도시의 특성을 이야기할 때 건축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우선 건축가들의 생각으로부터 단서를 길어 올릴 필요가 있다. 최근 "공대생이니 생태적 실체를 한 번 더 봅니다."라는 말에서 깊은 울림을 경험했다. 시인 이상(李箱)처럼 건축과 관련한 분의 말이다.

 

이상 시인은 김상옥(金相玉; 1890 - 1923) 의사(義士)의 최후를 목격한 친구 구본웅의 영향을 받아 제비라는 이름의 다방을 운영했다.(제비는 김상옥 의사의 별명이었다. 제비처럼 날쌔고 신출귀몰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럼에도 여전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상 시인에게 비상 충동이 있었다는 점이다.

 

철학자 김영민 교수는 연(鳶)은 자신의 초창기 초월의식의 가장 확실한 지표라는 말을 했다.('신 없는 구원 신 앞의 철학' 171 페이지) 비상(飛翔)도 좋고 초월(超越)도 좋지만 나는 도약(跳躍)할 것이라 말하고 싶다. 우선 이 두통을 떨치고 어디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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