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 전기원은 극한 직업 중 하나다. 위험하고 힘들고 기술적으로 어려운 직업인 까닭에 일당이 4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수십 미터 높이의 송전탑에 올라 작업하는 송전 전기원들은 높이, 바람, 고전압(물론 '활선; 活線'을 '사선; 死線'으로 바꾸는 조치를 취하지만 잔여 전압도 작지 않다.) 등과 맞서야 하는 사람들이다.
송전탑과 송전탑 사이에는 여러 겹의 전선이 이어져 있다. 선들 사이에 접촉이 생기면 화재 등의 사고가 나기에 그러지 못하도록 사고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스페이셔 댐퍼(spacer damper)를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마모되기에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스페이셔 댐퍼를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교육방송의 극한직업 프로그램에 나온 한 송전 전기원은 자신에게 산타기를 좋아하는 기질이 있다는 말을 했다. 아무리 그래도 위험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는 없다. 그 분들은 PVC 재질의 안전장치로 손의 마찰을 방지해가며 하나의 송전탑에서 이웃 송전탑으로 이동해간다. 스페이셔 댐퍼가 선과 선의 접촉을 막는 장치라면 PVC 안전장치는 손과 선의 직접 접촉을 막는 장치다.
무거운 장비와 함께 가는 것이기에 요령 같은 것이 있냐는 취재팀에게 힘으로 할 뿐이라고 답하는 전기원을 보았다. 장인(匠人)에게서 나온 극히 상식적인 말이란 생각이 든다. 모든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더 안전해진 여건에서 일할 수 있기를 염원하며 본 교육방송 극한직업 프로그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