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某) 도시설계 전문가의 책을 읽다가 1) 서울역이 도쿄역이 아닌 스위스의 루체른 역을 모방해 만든 역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루체른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설명에 등장하는 호수로 유명한 그 곳이다.

 

같은 책에서 2) 세(笹)라는 글자도 만나게 되었다. 이 글자는 조릿대 또는 가는 대나무를 이르는 말이다. 세(世)는 자주 만날 수 있는 글자이지만 세(笹)는 좀체 보기 어려운 글자다.

 

일제 강점기 당시 경성부청이었다가 그 이후 서울시청으로 사용된 뒤 서울도서관으로 사용되는 건물을 설계한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사사 게이이치(笹慶一)다. 서울시립미술관으로 사용되는 옛 경성재판소, 서울대학교 건물로 사용되었던 경성제국대학 건물도 사사 게이이치가 설계했다고 한다.

 

관련 기사를 찾다가 최예선이란 분을 알게 되었고 그 분이 쓴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을 찾아 떠나는 예술 산보’란 책을 알게 되었다.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박경리의 정릉집’, ‘박수근의 창신동집’, ‘나혜석의 수송동 시절’, ‘일요일의 돈암동집; 박완서 소설 속 서울’ 등은 읽을 만하다 싶다.

 

같은 책에서 3) 광희문만이 아닌 소의문도 시구문으로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만하면 큰 성과다. 서울의 풍경과 오래된 집이란 단어를 보니 설레기까지 하다. 단 하나 책이 나온 지 7년이나 지난 지금 소개된 옛집들이 많이 변했거나 사라졌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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