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해설 교육을 받고 나면 마음이 편하지 않다. 아니 받는 내내 그렇다. 내가 하는 문화해설보다 지질 해설이 어렵고, 지질해설보다 숲/ 생태 해설이 어렵기 때문이다. 지질과 숲 모두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긴 시간을 다룬다. 그래서 두 분야 모두 어려운 것이리라. 지질은 돌만 알면(그것도 쉽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는데 숲은 새, 나무, , , 곤충 등을 두루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 숲 해설 교육 기관이 교육생들로 하여금 그런 것들을 두루 알게 할 정도로 충분하고 강도 높은 일정을 택하지는 않는다. 자격증을 취득한 후 스스로 알아서 하는 공부가 중요하다. 나는 숲해설 자격증을 취득하더라도 상당 기간 아이들에게는 해설하지 못할 것 같다. / 생태에 정통하지 못하고 세부적인 면보다 전체적인 구조를 이야기하며 위기에 처한 지구를 살리는 것과 관련된 호소를 하면 어른들에게는 그나마 통용될 것 같다.

 

오늘 곤충 전문가 강사는 우리나라는 자연과학 후진국이라는 말을 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기후 위기를 일으키는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선진국들이다.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자연과학 커리큘럼이 잘 구성되어 있다. 탐욕 또는 개발 만능주의가 그런 기초 지식을 소용없게 하는 것이다. 다만 그럼에도 배워야 한다.

 

강사의 말 가운데 거슬리는 것이 하나 있었다. 우리나라는 역사 교육 그리고 역사 담론에 너무 치중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의 말은 인문과학 구체적으로 말해 자연과학을 배제하거나 자연과학에 기초하지 않고 인문과학만을 이야기하고 배우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말로 고쳐야 한다. 그가 그렇게 소중히 여기는 숲 이야기에서 고생대, 중생대 이야기도 역사다. 자연과학사()인 것이다.

 

뒤숭숭하다. 18일 수원화성 해설을 11월로 미루고(또는 1011일로 한 주 앞당기고) 노동당사 소이산 평화전망대 해설을 하기로 수락했다. 덜컥 하겠다고 했다. 걱정스럽다. 열심히 준비할 생각이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문제다. 공부 열심히 할 기회라 생각한다. 시간이 있으니 책도 찾고 동영상도 보고 준비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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