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문 내용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부분은 교우투분 절마잠규(交友投分 切磨箴規)란 구절이다. 벗을 사귀어 마음을 나누고 지식을 연마하며 서로 경계하고 바로잡는다는 뜻이다()는 의탁하다, 의지하다, 편이 되다 등을 뜻한다. 글로써 벗을 모으고 벗으로써 사랑의 공동체를 이뤄나간다는 의미로 증자(曾子)가 언급한 이문회우 이우보인(以文會友 以友輔仁)란 구절과 어울리는 말이다천자문은 이런 도리도 가르치고 뜻 밖의 의미도 알려준다


가령 엄택곡부 미단숙영(奄宅曲阜 微旦孰營)이란 구절을 보라. 노나라 곡부를 어루만져 다스리니 주공 단()이 아니면 누가() 경영하겠는가란 뜻의 말에서 엄()은 문득이란 뜻 외에 어루만지다는 뜻으로 쓰였고 미()는 작다는 뜻 외에 아니다란 뜻으로 쓰였고 숙()은 익힐 숙 외에 누구의 의미로 쓰였다. 공자가 꿈에서도 뵙지 못해 안타까워 한 주공 단을 천자문에서 만나는 기쁨이 있다.(곡부는 공자의 고향인 산둥성 곡부현을 이르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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