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 이후에는 둘레가 굵어지지 않기에 조직해부학적으로는 풀이지만 형성층이 있다가 퇴화했기에 볏과의 나무로 인정하는 대나무는 줄기가 첫 해에만 자라며 키도 놀랍도록 빨리 크는 반면 다음 해부터는 더 이상 굵어지지도 않고 키도 크지 않지요. 물관과 체관의 관다발 세포벽이 두껍고 강하게 서로 묶여 있어 줄기가 딱딱해 나무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대<>는 풀을 닮은 모습과 아울러 땅속 줄기에 의해 오랜 세월 영양 번식하면서 군락이 성장하기에 좀체 꽃이 피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무나 풀 어느 쪽도 닮지 않은 감자를 닮은 모습을 보이고 있지요.

 

우리는 60년마다 대나무가 꽃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지요.(땅속 줄기는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가 리좀이란 말로 상세히 분석해 철학 용어로 삼은 것이지요.) 꽃 없이도 오랜 세월 잘 번성하던 대나무가 갑자기 군락 전체가 고사(枯死)하기로 작정하고 꽃을 피우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지난번 숲 해설 수업 시간에 자신을 표현하는 나무를 하나 선정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아직 정하지 못한 저는 60년이라는 숫자로 인해 대나무가 마음에 들지만 그 나무를 저를 표현하는 나무로 정한다고 해서 저절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다른 나무를 찾는 장정(長程)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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