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해설을 할 때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으려 했고 지금도 그런 편인 말이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의미의 천원지방(天源地方)이란 말이다. 그러다가 '동의보감'에 사람의 머리는 둥글고 발은 네모나다는 의미의 천원지방이란 말이 있는 것을 보고 조금 마음이 누그러졌다.(사람이란 말을 했지만 발이 땅을 향해 있는 것은 모든 동물의 고유성이지만 머리를 하늘로 향해 둔 것은 사람 외에는 없을 것이니 천원지방을 방향과 관련해 사람의 형태를 수식하는 말로 써도 무방하리라. 즉 사람의 머리는 둥근 하늘을 향해 있고 발은 네모난 땅을 향해 있다는 뜻이란 말이다.)

 

각설하고 이렇듯 궁궐 외의 분야에서도 천원지방이란 말을 만날 수 있는 것처럼 태()라는 글자도 주역의 지천태괘(地天泰卦) 외에서도 만날 수 있다. 물론 나는 주역에서 만나는 태라는 글자를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하기는커녕 좋아하는 주역 괘 중 하나다. 어떻든 주역 외에서 태라는 글자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동의보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심장과 신장의 기운이 막혔을 때 교태환(交泰丸)을 처방한다. 교태환의 교태는 교태전(交泰殿)의 교태처럼 주역이 출처다. 중요한 사실은 태()란 글자가 소통하다, 뚫어주다 등을 뜻한다는 점이다.

 

내 이름에도 태가 있다. 그러면 그런 나는 소통과 해결의 과제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고 있을까? 하늘을 상징하는 가벼(워서 위로 향하는)운 건괘가 아래에 있고 땅을 상징하는 무거(워서 아래로 향하는)운 곤괘가 위에 있어 소통한다(만난다)는 지천태괘가 상징이듯 내 이름 가운데 글자인 태 역시 상징일까? 나는 태()란 글자를 좋아한다. 위축되고 지쳤지만 아니 그렇기에 이름 값을 하도록 나를 이끄는 태란 글자가 좋다. 힘을 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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