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집요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하나는 執拗하다이고 다른 하나는 輯要이다. 집요(執拗)하다는 말은 고집스럽게 끈질긴 것을 말한다. 집요(輯要)는 요점만을 모았다는 의미다. 두 단어는 반의어(反意語)는 아니지만 나는 반의어라 생각한다. 가령 박문호 박사가 자연과학 대 인문과학을 73의 비율로 50대가 될 때까지 양질의 책 3천권 정도를 집요하게 읽다 보면 정보가 서로 링크되면서 양()이 질()로 바뀌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을 때 집요하다는 말은 책 전체를 집중해 통독하고 또 통독하는 것이라 해도 무방하리라.(그는 두 번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은 한 번 읽을 가치도 없다는 말을 했다.)

 

박문호 박사는 하버드 대학 교육의 최종 목표는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그저 그런 책인지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라는 총장의 말을 인용했다. 박문호 박사는 어렵지만 피해 갈 수 없는 기본 학습량을 습득하는 학습 독서만이 우리의 학습 근육을 강화시켜준다는 말을 했다. 요점만을 모은 책은 도출 과정이 생략된 것이어서 어렵지 않고 좋은 책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능력을 기르게 하지도 못한다.

 

박문호 박사는 대칭의 붕괴를 이야기한다. 빅뱅 당시에 하나로 통일되어 있던 힘이 우주 팽창과 더불어 순식간에 네 가지 힘으로 분화되었다는 것이다. 처음 동일한 성격을 띤 채 완벽한 대칭을 이루다가 우주가 팽창하고 서서히 식어가면서 다른 특성의 힘이 출현하게 된 것으로 중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전자기력이 네 가지 힘이다.(우주가 식는다는 말은 화산 폭발로 분출한 용암이 식는 것을 떠올리게도 한다.)

 

대칭이 깨져야 무언가 생기는 것이다. 가령 우주 초기의 대칭이 깨짐으로써 생긴 것이 의식이다. 소립자 물리학 박사인 무라야마 히토시는 오른쪽과 왼쪽의 본질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는다. 오른쪽과 왼쪽의 구별은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이 세상이 완전히 좌우가 바뀌어도 대부분의 물리법칙은 바뀌지 않는다고 말한다. 무라야마 히토시는 물질과 반물질을 말한다.

 

물리학자 프랭크 클로우스는 전자가 양전하를 띠고 양성자가 음전하를 띠어도 겉보기에는 다를 게 없다는 말을 하며 물질에서 이런 바꿔치기가 일어난 것이 반물질이라 설명한다. 다시 무라야마 히토시에 의하면 현재의 소립자 이론에 따르면 물질은 반드시 자신과 짝을 이루는 반물질과 함께 태어난다.(이를 쌍생성이라 한다.)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면 쌍소멸이 일어난다. 물질과 반물질이 정확히 같았다면 아무 것도 존재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무라야마 히토시는 물질이 반물질보다 10억 분의 2 정도 많았기에 물질이, 우주가, 의식이,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이의 비밀을 쥐고 있는 중성미자 이야기는 생략..)

 

집요한 공부가 필요하리라.

 

* 글에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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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15: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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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8 22: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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