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興士團) 앞에 몇 개의 시비(詩碑)가 있다. 타고르의 동방의 불꽃‘, 함석헌 선생님의 그런 사람을 가졌는가‘, 우두(雨杜) 김광균 시인의 설야. 잠언(箴言) 같은 말도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지난 해에는 어떤 친일 역사가가 공개된 자리에서 정신병자라고 규정한 분이 안창호 선생님인 줄 알고 흥분하는 투로 전했는데 알고 보니 단재 신채호 선생님이었다.

 

어제는 한 청자(聽者)가 왜 저 시비들이 이 자리에 모이게 되었는지 물어 흥사단 앞이니 안창호 선생님의 말씀과 민족주의적 작품성을 보였던 타고르와 함석헌 선생님의 시비가 있는 것은 어울리는 바이고 김광균 시인의 설야(雪夜)‘ 시비는 서정적인 작품이지만 친구 황금찬 시인께서 이 자리에 세우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답은 황금찬 시인이 아니라 구상 시인이다. 김광균 시인은 1914 1993, 황금찬 시인은 1918 2017, 구상 시인은 1919 2004의 이력을 가지고 계시다. 한 살 차이시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해야 하나? 지난 해는 연속적으로 만나는 분들께 실수한 것이어서 다음에 만나 사죄했지만 어제는 언제 만날지 알 수 없는 분에게 실수한 것이어서 어디에 사죄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