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바젤의 수도사 야콥 루버는 도서관 없는 수도원은 무기고 없는 요새와 같다는 말을 했다. 12세기 카노니쿠스 고트프리트는 도서관 없는 수도원은 무기고 없는 성채와 같다는 말을 했다.

 

요새와 성채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하지만 요새라 하든 성채라 하든 큰 차이가 생길 것 같지는 않다. 최근 나온 고상균의 '수도원 맥주 유럽 역사를 빚다'가 몇 가지 점에서 관심을 끈다.

 

첫 번째는 수도원에 관한 책이라는 점이다. 나는 야콥 루버나 카노니쿠스 고트프리트의 말을 인용한 것처럼 수도원을 도서관이라는 키워드로 보는 데 비해 저자는 맥주로 그 역할을 한다는 차이가 있다.

 

두 번째는 '맥주 없이 개혁도 없다''카타리나 폰 보라의 맥주, 그리고 루터의 그리스도교 개혁'이란 챕터가 도서관 없는 수도원은 무기고 없는 요새(또는 성채)를 연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본문에 의하면 맥주가 수도원의 중요 수익원이 되어 서민들의 양조장은 문을 닫거나 이전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흥미로운 점은 내가 도서관과 연결지어 쓰려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수도원장이 맥주와 영성의 어머니로 소개되었다는 점이다.

 

맥주를 만들어 팔아 남편의 종교개혁을 도왔다는 마르틴 루터의 부인 카타리나 이야기도 흥미롭다. 오타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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