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글쓰기
최병관 지음 / 지식여행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최병관의 과학자의 글쓰기는 과학보다는 글쓰기에 더 많은 초점이 맞추어진 책이다. 굳이 말하자면 과학자만이 아닌 인문학이나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유용한 책이 될 수 있다.

 

저자는 신문 칼럼과도 분량이 비슷한 2000자를 쓸 수 있다면 책쓰기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라 말한다. 지금은 과학 대중화시대다. 이는 과학자가 논문으로 자기들끼리 전문지식을 주고받아서는 어필할 수 없는 시대라는 의미다. 하지만 과학 소재의 글을 잘 쓰는 유능한 과학자는 드문 형편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의하면 글쓰기는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덕목이다. 문제는 글쓰기 교육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과학 글쓰기는 노력만으로는 잘 쓰기 어려운 문학적 글쓰기와 격이 다르다.

 

저자에 의하면 과학자의 글쓰기는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돌려주는 수단이자 개인적으로는 인세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인 한편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편이다. 글쓰는 과학자가 성공한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저자는 인문서 시장은 신인들이 틈을 비집고 살아남을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지만 과학서 시장은 적어도 쪽박은 차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어떤 컨텐츠인지도 중요하지 않을까? 독창적인 내용을 담은 책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물론 과학서든 인문서든 전문적인 내용을 쉽게 풀어써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의한다. 저자는 우리말로 쓰인 과학책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같은 내용이라도 번역서보다 국내 과학자가 쓴 책이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학자의 글쓰기의 구성(1부 지금까지의 과학 글쓰기, 2부 왜 써야 하는가? 3부 무엇을 쓸까? 4부 어떻게 쓸까?) 가운데 3부 무엇을 쓸까?가 가장 중요하다. 저자는 자신이 연구한 분야의 글을 이전 저자와는 다르게 쓰라고 말한다.

 

저자는 평생 본인이 연구했던 분야를 바탕으로 일반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도록 안내하면 되고 거기에 나만의 경험, 나만의 시각을 녹여낸다면 같은 소재를 다룬다 해도 세상에서 유일한 이야기를 담은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118 페이지)

 

저자는 책이란 사람들의 관심이 모이고 묶여진 결과물이라 말한다. 시대의 흐름, 패러다임의 변화, 담론 변화 등을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131 페이지) 이 책의 장점은 각 장마다 이 장에 어울리는 책이란 제목으로 참고가 될 만한 책들을 소개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개그맨 이윤석이 '웃음의 과학'이란 책을 쓴 사실을 언급한다.(이 책은 제목을 통해 알 수 있듯 과학서이다. 이윤석은 여러 과학책을 두루 섭렵했다. 그리고 그 책들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말한다. 감동을 받았다는 말은 영감을 얻었다는 말이다.) '웃음의 과학'은 과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과학책을 썼는지(풀어나갔는지) 눈여겨볼 만한 책이다.

 

저자는 짜임새를 생각하고 크고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라고 말한다. 저자는 글감을 어떻게 배치할지를 따져보라고 말한다. 저자는 집필하다 설계를 수정하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크게,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장대익 교수의 다윈의 서재를 벤치마킹해 나중에 그와 같은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211 페이지) 저자는 세상에 없는 새로운 방식의 책을 쓰자고 말한다. 나만의 독특한 경험이 듬뿍 담긴 콘텐츠를 책으로 쓰자고 말한다.(215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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