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에티카기하학적 방식으로 다룬 윤리학이란 부제를 가진 책이다. 기하학, 하니 엄밀하고 딱딱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사실 그렇다. 스피노자가 '에티카'에 담은 주된 내용은 사랑, 정동(情動) 등이다. 정동이란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감정을 이른다.

 

주지(周知)의 이 사실을 다시 말하는 것은 형식과 내용간의 관계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다. 나는 어떤 유형의 글을 쓸까? 형용사, 부사 등을 많이 쓰지 않는다고, 감성에 호소하는 글을 쓰지 않는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소프트한 글을 쓸망정 간결하게 처리되는 글, 접속사를 가능한 한 배제하는 글, 짧은 글을 쓰려고 집중하고 있다. 소프트한 글을 쓸망정 끝까지 논리를 유지하는 쓰기를 지향한다. 신상에 대한 글은 소프트하게 쓰고 리포트나 보고서 등은 드라이하게 쓴다. 누구나 그럴 것이다.

 

글은 참 어렵다.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수 밖에 방법이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들마다 나름으로 생각하는 비법이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비법 아닌 비법은 많이 고친다는 점이다. 많이 고쳐 글이 엉망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다.

 

매일 쓰지 않으면 수()가 주는 것이 글이다. 관건은 유의미한 글(공적인 의미를 가진 글)을 쓰려고 애써야 한다는 점이다. 내가 늘 강조하는 것이 새롭게 쓰기. 이것이 없으면 남의 가치관을 답습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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