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최** 강사로부터 오동은 예부터 권력을 상징하는 봉황이 깃든다고 믿어진 나무로 권력욕을 그대로 드러낼 수 없어 딸을 낳으면 시집 보낼 때 가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오동을 심는 것이라고 둘러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관련 내용을 찾으면 유용할 것이라 생각하고 자료를 찾아 보았지만 발견하지 못했다. ** 강사는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제가란 말이 가신을 거느린 사람들 즉 대부(大夫)에 해당하는 이야기란 말을 했다.

 

이 부분은 허경진의 '문학의 공간 옛집'이란 책에서 찾았다.(이 책에 중국 고전이 근거로 이야기되었지만 옮겨 적지 못해 지금 기억에 없다. 책도 내게 없고.)

 

최근 나온 한 나무 관련 책에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 까닭은?'이란 글이 있어 찾아 보았는데 기대와 달리 딸을 낳으면 가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오동을 심은 것이라는 일반적 이야기였다.

 

자료를 찾다 보면 속설이 있을 뿐 문헌적 근거가 있는 정설은 없는 경우를 만나곤 한다. 왕비 침전에 용마루가 없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 대표적이다. 해설이나 강의를 들을 때 출처를 물어야 하리라. 강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을 번역한 조한욱 교수는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란 책에서 인터넷을 통해 무엇이든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리지 않았느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역사가들은 원사료를 찾아 문서보관소를 헤매야 한다는 말을 했다.(128 페이지)

 

역사가란 말이 꼭 역사를 전공한 사람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공부는 이렇게 해야 한다.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는 까닭에 대해 무슨 새로운 이야기라도 되는 듯 말한 전기한 나무 책의 저자는 자신이 말한 내용의 출처를 생각해 보았을까?

 

문헌이 아닌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여서 근거를 제시하지 않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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