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공부의 폭을 좁혀야 한다는 생각은
검증이 필요하다. 정녕 좁혀야 하는가 물어야 한다. 필요한 분야를
제대로 섭렵하지도 못하고 줄여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넓게 보되 필요한 공부와 그렇지 않은 공부를 가려내는 것이다.
자신의 좁은 영역 안에서 안주하는 것은 동어반복일 수밖에 없다.
조심하지 않고 말하면 근친상간이다. 공부가 진척되지 않을 때 필요한 것은 전공
또는 주된 관심 분야와 거리가 먼 분야의 책을 읽는 것이다.
관심 영역이 확장되기도 하고 관심 분야에 도움이 되는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서울을 주제로 한 강의를 듣고 내 단점을 실감했다. 사회경제적 관점으로 지역을 보는 능력의
태부족이다.
관심이 실존적이고 내면적이어서 그렇지만 아쉽다.
다시 예전의 그런 시각을 갖추려면 무엇을 읽어야 할지 몰라 테리 이글턴의 '유물론'을 읽으려 한다. 이 역시 잘못 짚은 것인지 모르지만 내 제한된 영역 밖을 보는데 유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