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를 걸으면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진다. 그런 것들 가운데 하나가 강석경 작가의 중편 ‘숲 속의 방‘에 나오는 주인공 소양의 방황이다.

대학 2년생으로 세 자매의 막내인 소양은 젊음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

그가 자살 전 일탈이라 평가받는 시간들을 보낸 거리가 종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늘 몸은 지치고 기분은 우울한 상태로 탑골공원 앞을 걷는데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절에서 공부하는 사람인데 잠시 이야기좀 할 수 있느냐고 그 젊은이는 물었다. 절에서 공부하는 사람이 왜 속세로 내려왔는가 물으려다가 그만 두었다.

불편할 질문일 수 있기 때문이고 이제 절도 속세의 한 영역이라는 지론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궁금한 것이 있다. 그들은 어떤 기준으로 사람들을 불러 세우는가, 이다.

그들 나름으로 어리숙하거나 어설프거나 거절 못할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잡을 것이라는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 옆으로 물러 서서 지켜보고 싶었지만 시간도 없고 있다 해도 우스은 그런 일을 할 마음의 여유가 없어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언젠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들어 볼 때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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