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 많은 궁리가 보람도 없이 무성의하고 의례적인 결정으로 낙착되는 것이 글 제목 선정이다.

본문을 함축하는 짧고 핵심적인 제목을 짓는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내용도 좋고 제목도 좋게 글(또는 책) 제목을 짓는 경우이다.

그래서 때때로 다른 사람들이 쓴 책의 목차나 제목을 눈여겨본다.

한동안 읽지 않다가 요즘 문학평론집들을 다시 읽는다. 장석원, 조강석 평론가의 강의가 계기가 되었다.

장석원 교수의 강의는 지난 토요일 이미 들었고 조강석 교수의 강의는 이번 주 토요일 예정되어 있다.

관련 책을 찾다가 구입한 뒤 꽂아 두고만 있었던 오형엽 교수의 책 ‘문학과 수사학‘을 찾아냈다.

저자의 다른 책들을 검색하니 이런 책들이 딸려 나왔다. ‘한국 모더니즘 시의 반복과 변주‘, ‘주름과 기억‘, ‘신체와 문체‘, ‘현대문학의 구조와 계보‘, ‘환상과 실재‘, ‘현대시의 지형과 맥락‘ 등이다.

공통점이 있다. 모두 A and B의 형식이라는 점이다. 지금 읽고 있는 ‘문학과 수사학‘까지 일곱 권 모두 같은 형식이다.

흥미롭다.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일 수도 있겠고 의도의 산물일 수도 있겠다.

제목의 이런 형식적 통일성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관건은 좋은 내용이고 의미 있는 현실 연관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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