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삼 시인의 ‘아득하면 되리라‘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의 거리도/ 자로 재지 못할 바엔/ 이 또한 아득하면 되리라...˝
이 시는 건강하고 단순하고 맑다.
나는 이 시의 마지막 연( ˝...그리고 나는 이 냉수를/ 시방 갈증 때문에/ 마실밖에는 다른 작정은 없어라˝)을 읽고 마음의 평안을 얻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나는 부작용인지 내가 문제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심리상담을 받기 시작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이야기 즉 문제 거리를 찾고 있다는 의미이다.
그냥 그쳐야 하는가? 나를 돕기 위해 애쓰는 심리상담사는 어느덧 내 친구처럼 느껴진다.
상담사는 기법을 갈고 다듬을 뿐 아니라 인성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하다.
물론 좋은 인성이 좋은 기법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굳이 양자 택일을 하라면 나는 인성을 고르겠다. 점집행의 대안인 나의 내담은 언제까지 가야하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