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게 말하면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주역(周易) 책은 둘로 나뉜다. *** 님의 해설서와 나머지 주역 해설서들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문법을 아무리 정밀하게 적용해도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이 수두룩한 책이 바로 ’주역‘이다.“, ”’주역‘은 단순한 유교 경전이 아니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주역‘은 중국 고대사회에서 오랫동안 여러 사람들이 연구하고 정리한 성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며, 역사의 흐름과 함께 변화해 온 것이라고 이해해야 할 것이다.“..
저자는 8괘가 먼저 만들어지고 본문(괘사: 卦辭)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본문이 만들어진 후 누군가 후에 괘상을 덧붙인 것이라고 본다.
저자는 주역 첫 괘인 건(乾)괘의 건을 하늘의 절대성, 시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본다.
그 뒤에 이어 나오는 원형이정(元亨利貞)의 원(元)은 혼돈의 시기로, 형(亨)은 카오스 다음에 오는 창조의 시기로, 리(利)는 왕성한 활동과 결실의 시기로, 정(貞)은 소멸의 시기로 풀이한다.
그리고 현룡재전(見龍在田) 이견대인(利見大人)에서 전(田)은 공간(空間), 인(人)은 인간(人間)으로 푼다.
건(乾)과 함께 말하면 이 부분에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의 조화와 공존을 강조하는 사상이 집약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읽은 ’여성혐오, 그 후 - 우리가 만난 비체들‘과 ’여성의 정체성, 어떤 여성이 될 것인가‘의 저자인 철학자 이현재 님을 비롯 물리학, 과학철학, 철학 등의 연구자들이 함께 쓴 ’공간에 대한 철학적 이해‘란 책이 있다.
공간형이상학에서 공간인문학으로, 생성의 보모로서의 공간: 플라톤의 코라, 공간의 선험성: 칸트의 순수직관의 형식으로서의 공간, 화이트헤드의 상대적 시공간 등의 장이 말할 수 없이 흥미를 자극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공간의 다면적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주역을 읽으며 공간론을 읽기, 참 매력적인 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