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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심은 사람 - 개정2판
장 지오노 지음, 최수연 그림, 김경온 옮김 / 두레 / 2018년 3월
평점 :
‘나무를 심은 사람’은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뒤 열렬한 평화주의자가 된 장 지오노의 사상이 집약된 소설이다. 장 지오노는 1895년에 태어나 1970년에 세상을 뜬 프랑스의 작가이다. 이 책의 출간 연도는 1953년으로 이 시기는 환경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기 이전이다.
그렇기에 환경 문제에 대한 작가의 과학적 또는 철학적 의식이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깊은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그런 의식의 반영 이상이라 할 수 있다. 환경 문제를 본격 거론한 책으로 꼽히는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 1962년 나왔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작품의 화자는 여행길에 나선 사람이다. 그가 여행한 곳은 한때 인간이 살고 있었으나 현재는 모두 마른 거친 풀이 자랄 뿐인 어느 광활한 황무지이다. “알프스 산맥이 프로방스 지방으로 뻗어 내린 아주 오래된 산악지대”였다.
그곳은 야생 라벤더 외에는 아무 것도 자라지 않는 땅이었다. 햇빛이 눈부시게 쏟아지는 6월의 어느 아름다운 날 그는 그곳에서 한 사람이 홀로 나무를 심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양치기였다. 화자는 물을 찾을 수 없어 고생을 한다.
작품에는 시간 배경이 약 40년 전으로 설정되어 있다. 양치기는 화자에게 도르래로 깊은 천연의 우물에서 건져올린 물을 건넸다. 뜻 밖에도 그곳은 숯을 만들어 파는 나무꾼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놓고 경쟁했다. 경쟁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양치기는 도토리(떡갈나무)를 심었다. 그가 나무를 심는 땅은 자신의 땅이 아니었다.
그는 그곳이 누구의 땅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는 3년 전부터 나무를 심어 왔다. 그가 심은 것은 도토리 10만개였고 그 가운데 2만 그루의 싹이 나왔다. 그는 자신의 나이를 55세로 밝혔다. 엘제아르 부피에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었다.
아들과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그는 고독 속으로 물러나 양, 개들과 함께 한가롭게 살아갔다. 그는 너도밤나무 재배법을 연구해 오고 있으며 자작나무도 심을 것이라 했다. 화자와 양치기는 헤어지는데 그 이듬해 1차 세계 대전이 일어난다.
화자는 5년간 전쟁을 치르고 다시 양치기를 만난다. 그 사이 그는 양들을 내 마리만 남기고 그 대신 100통의 벌을 치게 되었다. 전쟁 전 양치기가 심은 나무는 열 살이 되어 키가 두 사람보다 컸다. 화자는 인간이란 파괴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하느님처럼 유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자가 전쟁을 치르던 때 양치기가 심은 나무는 자작나무 숲이 되었다. 화자는 창조란 꼬리를 몰고 새로운 변화를 몰고 오지만 엘제아르 부피에는 그런 데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고 썼다. 화자는 늘 말라 있던 개울에 물이 흐르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엘제아르 부피에가 1년에 걸쳐 심은 1만 그루의 단풍이 모두 죽기도 해 그는 단풍나무를 포기하고 떡갈나무들보다 더 잘 자라는 너도밤나무를 심었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75세의 나이에 집에서 12km 떨어진 곳에까지 가 너도밤나무를 심었다.
55세부터 계산해도 그가 나무를 심은 세월은 20년이 넘었다. 화자는 엘제아르 부피에를 하느님이 보내준 일꾼이라 칭했다. 엘제아르 부피에가 조성한 숲은 1939년 2차 세계대전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는다. 당시는 많은 자동차들이 목탄(木炭) 가스로 움직였다. 그러나 그 나무들은 경제성이 없어 살아 남았다.
엘제아르 부피에는 1차 대전에 마음 쓰지 않았던 것처럼 2차 대전에도 마음을 쓰지 않았다. 화자는 1946년 6월 87세의 엘제아르 부피에를 마지막으로 본다. 엘제아르 부피에의 노고로 인해 숲이 만들어졌고 마을이 살아났다.
화자는 부활의 상징이란 말을 한다. 화자는 한 사람이 오직 정신적, 육체적 힘만으로 황무지를 가나안 땅으로 만든 것을 보며 인간에게 주어진 놀라운 힘을 느낀다.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이란 말은 엘제아르 부피에에게 하기에 충분한 말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