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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맨 - 제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
이시카와 도모타케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11월
평점 :
<그레이 맨>은 제 2회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 수상작으로 소담에서 출간되었는데 '골든 엘러펀트 상'이 조금 생소했던지라 본문 뒷편의 옮긴이의 말에서 자세히 알게되었다.- '골든 엘러펀트 상'이란 2009년에 일본에서 제장된 문학상으로, 일본의 에이 출판사, 미국의 버티컬 출판사, 중국의 상하이 역문출판사,한국의 소담출판사가 공동 참여하여 국제적인 규모를 자랑하는데, 전 세계 동시대인에게 오락으로서의 재미와 감동을 제공하고 공감을 얻어내는엔터네인먼트와 월드 와이드 전개를 캐치프레이즈로 삼고 있다. 일본의 평론가 우노 쓰네히로, 편집인 네모토 켄, 프로듀서 겐쥬 도오루, 미국의 출판 편집장 이오아니스 멘자스, 중국의 편집인 자오 핑, 한국의 번역가 양윤옥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수상작은 4개 국어로 출간되고 ,나아가 만화,애니메이션,드라마,영화로 제작되는 특전을 누린다. 제1회 수상작은 <염마 이야기>로 일본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속편을 바라는 독자들의 요청에 따라 2권,3권이 속속 출판되었고 ,만화로도 출간될 예정이다. -
4개국에서 동시 출간될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는 상이니만큼 문학적 요소와 사회 고발성이 짙은 작품성을 두루두루 갖추었을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며 읽었다. 작가 이시카와 도모타케는 평범한 회사원이란다.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는 어떤 계기로 인해 문학에 푹 빠졌고 하루도 빠짐없이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여러 상에 도전한 결과 '골든 엘러펀트 상' 대상의 영예를 얻었는데 , 사실 그레이 맨은 짧은 단편이었다고 한다. 그 짧은 단편을 가다듬고 늘여가며 회색남자를 창조해내기 까지 얼만큼의 진통을 겪었을까를 생각하면 많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 또 한편으로는 어린시절에 즐겨 보았던 영웅 만화가 생각나기에 어찌할까 망설여진 작품이기도 하다. 영웅은 예나 지금인 영화와 문학적 소재로 단골이기도 하다. 사실 영웅이 없으면 악당이 존재하지 못함을 감안할 때 영웅과 악당의 간결한 대치는 앞으로도 지속될 소재이기에..
본문의 대부분을 장식하는 그레이 맨은 작중 인물이기도 하고 , 고통 받는 밑바닥 인생들의 고충을 알아주고 해결해주는 해결사 역할이기도 하다. 자살 위기에 몰린 사람들을 알아보는 기묘한 재주를 가진 회색 남자. 그의 정체는 끝부분에 가서야 밝혀지는데, 그가 해결해나가는 사건 하나하나가 이 소설의 주된 내용이다. 사회에서 존경받는 사람, 정부 관계자,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남자들은 ' 탑'이라는 곳을 찾아 자신들의 숨겨진 성향을 마음껏 드러내고, 아무것도 모르는 소녀들의 목숨까지 유린하는 광란의 파티장에 한 소녀가 등장한다.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던 소녀는 고등학교에 진학했고 얼굴이 예쁜 친구를 만난다. 하지만 그녀는 자퇴를 했고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조우한다. 갈곳이 없었던 소녀에게 큰 돈을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친구를 따라 발을 들여놓게 된 ' 탑' . 그곳에서의 생활은 천국과 같았지만 관리자 츠카이가 건네준 알약을 먹지 못하고 손님을 받게 된 사유리는 '탑'의 정체와 꽃으로서의 생활이 어떤 것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자살을 결심한 순간 회색 남자가 나타난다.
이 소설은 다섯 개의 이야기와 각기 다른 인물들이 등장하여 회색 남자의 구원을 받는 형식으로 구성되었고 , 여섯 번째 이야기에서 마지막을 암시하듯 그레이 맨의 정체와 그가 해왔던 모종의 일들이 자신의 복수를 위해 사회를 겨냥한 일이었음이 밝혀지는데..
- 그레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저주하고 이 세상을 지긋지긋해하며 심한 자기혐오와 열등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레이에게 구조되고 자신과 똑같이 깊은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구원을 받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이 세상을 멋진 곳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따로 있었다. 이제 그녀의 하루하루는 경애하는 인물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최상의 기쁨을 누리는 것으로 가득 찼다. 그것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마음이었다. - 308p-
- "인간의 권리에는 일정한 틀이 있어.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인간은 법률을 정했지. 남의 것을 훔쳐서는 안 된다.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된다. 하는 규제는 그것이 인간의 권리가 허용되는 틀을 뛰어넘는 것이기 때문이야. 하지만 이 세상에는 법률에 의한 그 틀을 뛰어넘는 인간도 있어. 그건 범죄자의 경우만이 아니야. 힘을 가진 자가 온갖 명분을 내세워 틀을 깨버리는 거야. 살인자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는 전쟁이 좋은 예야. 가까이로는 노동자의 목숨을 갉아먹으며 사복을 채우는 경영자도 있고 남을 속여서 돈을 가로채는 인간도 있어. 그들도 범죄자와 전혀 다를 게 없어. 그럴싸한 명분이라는 면죄부를 방패로 삼고 있을 뿐이지." 4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