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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틴 ㅣ 소담 한국 현대 소설 3
황경신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8년 7월
평점 :
<쎄븐틴>열일곱살의 눈으로 바라본 사랑과 미묘한 마음의 갈등을 강물처럼 담아낸 작품이었다....나에게도 니나처럼 열일곱의 시절이 있었고,,,내 아이도 열일곱을 향해 자라고 있었기에 ,이 책속의 주인공인 니나의 마음을 눈여겨 보게 되었던 책이기도 하다...열일곱의 사랑이란 어떤 색채로 다가와서 어떤 높이만큼 자라게 되는것일까...몸도, 마음도 모두 성장을 멈춰버린 어른의 시선으로 열일곱살의 마음을 제대로 짐작 할수 없겠지만....지난날을 되돌아보고,,니나와 공감하고..시에나의 아픔과 언제나 두번째의 사랑으로 멈출 수 밖에 없었던 대니의 슬픔을 느껴보고자 마음으로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책을 읽다보면 중간중간...음악가들의 이야기가 여러편 실려있는데...음악가의 이야기를 보는 것도 이 책을 읽어가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본문속으로~~ 니나는 시에나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고있다...오직 니나가 숨쉴 공간은 시에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피아노 레슨이 끝나면 공간을 초월한 두 사람만의 대화와 휴식이 함께하면서 시에나와 니나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다......"한 가지만 기억해...삶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부주의한 친절이야...그건 주어서도 안 되고, 받아서도 안 돼...세상의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고,,,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지만,,단 하나, 부주의한 친절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못해....그건 마치 약음기가 없는 피아노와 같은거야..처음에는 어떤 멜로디로 들리지만,,결국 모든 것이 엉키고 엉망이 되어버려서 연주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무의미해져,,"........사랑의 상처를 안고서 다시 찾아올 사랑을 두려워 하는 시에나는 니나에게 상처받지 않을 사랑을 이야기 해 주지만 열일곱의 니나는 시에나가 말하는 것을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한 슬픔을 느껴간다...."
지나간 사랑의 상처를 안고 기억을 봉인해 버린채...다시 다가올 사랑을 두려워 하는 시에나..그런 시에나를 곁에서 묵묵히 바라보고.....다가갈 수 없는 대니...비 오는 거리에서 바이올린을 켜는 비오의 아픔....희망.....혼자만의 사랑을 하고있는 열일곱의 니나....니나의 일기장에 쓰여진 제이.....시에나의 오래된 상처인 첫번 째 사람...그들 다섯 사람이 이끌어가는 쎄븐틴은 한 소녀의 마음성장 일기라 볼 수도 있고.....지고지순한 한 남성의 기다림이라 볼 수도 있었다...다시 다가올 사랑이 두려워 적당한 거리를 둬야만 하는 시에나의 마음또한 물처럼 흐르듯..가슴깊이 내려앉기도 했다...흐르는 강물처럼 섬세하게 표현되는 감정 또한 책을 읽는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118p..니나의 생각.." 왜 사람들은 모두 떠나버리는 것일까....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 의지하고 싶었던 사람들이 어째서 영원히 곁에머물러주지는 않는 것일까?...그들을 사랑하게 되는 바로그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것처럼 , 마음을 열었다고 생각한 바로 그 순간에, 아무 예고도 없이 , 잡을 수 없는 곳으로 훌쩍 가버리는 것일까..?"...
"127p..시에나와 슈테른의 대화..." 무색무취, 줄곧 그렇게 살고 싶었어요..다른 사람이 나의 인생에 개입하는 게 두려웠고, 나 역시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가끔 아주 비싸고 맛있는 초콜릿을 사기 위해 멀리까지 가곤 하지만, 그렇게 사다놓은 초콜릿들은 몇 년째 그대로 쌓여 있어요..꽃은 사지도 않아요...무엇이든 있다가 없어지는 것이 싫어요...화분도. 고양이도, 사람도. 시간도. 토마토는 좋아하지만 토마토케첩은 먹지 않아요.모든 종류의 푸른색을 좋아해요...하지만 무언가가 너무 좋아지지 않도록, 늘 긴장을 하고 있어요...좋아하게 되는 순간, 슬퍼지고 외로워지니까요..."..상처받지 않기 위해 자신을 늘 긴장시키고...무엇에든 깊이 빠지지 않도록 애쓰는 시에나의 마음이 잘 담겨져 있다....마르다 못해...타버릴듯한 마음....상처받지 않기위해 숨어버리고..감춰버리고...다가오는 사랑을 외면하는 것은 아픔일것인데...
220p..니나와 비오의 대화...." 시에나가 기억을 지워버린 이유를 나, 알 거 같아......제대로 된 이별을 못했기 때문이야....변명이나 이유도 얘기하지 않고..완전히 사라져버렸으니까..처음에는 배신을 당한 거라 생각했을테고...나중에는 그 사랑 자체를 믿을 수 없게 되었을거야..두 사람이 사랑헀다는 증거 같은 건 어디에도 남이있지 않았을 테니까...그러니까 그 시간을 몽땅 잃어버린 거야.....시에나가 제대로 된 이별을 못하고있는 한. 다른 사람을 만나 사랑할 수가 없어,,,".....사랑이란..표현하고...때론 상처도 받고..상처를 줄 수도 있고...더불어 예고치 않는 이별도 찾아올 수 있다...이별하고..다시 사랑하고...표현하고...눈물도 흘리며,,또다른 사랑을 시작하는것...그것이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