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동기를 높여주는 공부원리
캐롤 드웩 지음, 차명호 옮김 / 학지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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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모든 교사와 학부모님들의 필독서라 표기되어 있는데 책을 읽어가면서 생각한 것이 있다면 완전한 느낌표였다. 칭찬과 비난의 미묘함과 아이들의 성취욕구에 관한 내용이 나에겐 꽤나 자극적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부모들은 내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다. 나 역시도 아이가 어떤 목표에 도달했을 당시엔 무조건 적이고 반사적인 칭찬이 생각을 거듭해 볼 여유가 없이 튀어나가곤 했다. 그리고 그 무조건 적인 칭찬 뒤엔 좀더 구체적인 칭찬을 해 줄것을 하고 여러번 생각하기도 했다. 내가 아직도 무분별한 칭찬의 홍수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느끼며 , 내가 행하고 있는 무분별한 칭찬이 아이들의 의식구조를 방해하고 있음을 자각해 본다.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에 속해 있을까? 어떤 방법을 통해야만 실패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책을 통해 학습동기를 높여주는 공부 원리를 터득할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아이들이 수행능력에 따라 자신을 평가하는데 관심을 쏟게 하면, 실패는 무기력한 반응을 쉽게 일으킨다. 그러나 배운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실패를 하더라도 계속 노력을 한다. 53p 성취목적: 똑똑하게 보이기 대 배우기 -> 학생들에게 과제를 잘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해주고, 다른 학생들에게 과제수행능력이 그리 높지 않다는 말을 해 주었다. 성과목적을 부여받은 아동들에게 이러한 언급은 실체적 차이를 만들었는데 자신의 능력이 높다는 언급을 받은 학생들은 실패에 직면해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취 지행적 반응의 경향을 유지했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이 낮다고 느끼던 학생들은 곧바로 무기력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서 받는 비난과 처벌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간단한 실험이 책속에 소개 되어있는데 부모, 혹은 교사의 말 한마디가 아이들에게 성취지향적인 목적의식을 가질수 있게 할 수도 있고, 반대로 무기력한 반응으로 대처할 수 있음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208p--> 퍼즐 게임에서 강한 인내심과 성취지향적 반응을 보인 아동들은 성인에게서의 비난이나 처벌을 받는 역할을 전혀 혹은 거의 하지 않고, 많은 칭찬과 격려와 건설적인 제안을 하는 역할놀이를 했다.다음은 성취지향적 아동들이 성인 인형을 통해 말하는 내용이다. " 퍼즐을 참 잘했어요, 완성은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했죠, 나중에 다시 해 보고 싶어하네요"." 너는 최선을 다했어."."충분히 열심히 하지 않았지만, 점심 먹고 다시 시도해 볼거예요.".성취지향적 아동들은 성인 인형을 통해 좋은 말을 많이 했고, 어른 인형들을 통해 계속 노력하면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말들을 했다. 바로 이것이 좌절이라는 상황 속에서 건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을 배우는 방법일것이다.

 

반면 퍼즐에 대해 무기력한 반응을 보인 아동들은  놀랄 만한 수준의 비난과 처벌을 가하는 역할놀이를 했다. ". 퍼즐을 마치지도 못했어요."." 아무것도 하지 말고 방에 들어가서 앉아 있는 것이 낫겠다."." 한개는 잘했고, 세개는 못했어. 벌을 받아야 겠다."."퍼즐을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벌을 받는 거야."  이와 마찬가지로 어른들의 비난에 아이들은 무기력한 반응을 나타내고 이러한 반응은 실패에 직면하게 된다면 쉽고 빠른 길을 찾거나 , 도전의 용기를 잃어버릴 수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실패를 통해 학습 지향적인 목표의식을 가지고 배울 수 있다는 것을 무기력한 반응을 보이는 아동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학습동기는 자연히 부가적인 플러스 항목으로 추가되지 않을까?.

 

나는 아이들의 실수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무분별한 칭찬? 혹은 비난? 잘못된 것의 지적? 아이가 만들어 놓은 작품에 대한 있는 솔직한 직언? 책을 읽으면서 나의 행동과 아이들의 행동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기도 했다. 한권의 책속에 여러가지 실험의 예를 담고있어서 부모와 아이들과 질문의 형식으로 서로를 판단해 보고 재정비 할 수 있는 시간도 될 수 있다. 적응동기를 부여해 주는 칭찬, 자신감에 대한 네가지 신념과 진실, 무기력과 성취 지향적 반응, 지적 능력에 대한 관점, 노력, 잠재력, 고정관념 칭찬과 비난의 종류, 지능에 대한 칭찬, 자아존중감과 육성 방법에 대한 오해 등등의 내용을 담고 있는 <학습동기를 높여주는 공부원리> 는 한번 완독하는 것으로는 어렵겠고, 두고두고 여러번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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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쿼시 - 그림자 소년, 소녀를 만나다
팀 보울러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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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스쿼시> 일등만을 강요하는 부모와 그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좌절하는 제이미가 그림자 소녀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하는 여행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눈앞에 다가온 문제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부터 도피하지 않고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기까지의 내용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10대의 외로움,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담고있는 스쿼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어보면 좋을듯하다.

 

팀 보울러의  유명한  책 <리버보이>는 수많은 상을 받은 작품이지만,   화려한 수상경력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약간 모호함으로 다가왔던 책이기도 했다. 그리고 별다른 성장소설로써의 감흥도 불러오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작품인 < 스쿼시>를 읽으면서 팀 보울러의 매력에 흠뻑 빠질듯한 예감을 받으며 책읽기를 끝마쳤다. 나에게 작품을 파악하고, 이해하고, 해석하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독서가 취미이자 유일한 특기이고, 책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나름대로 읽은책의 느낌과 판단을 해 보게된다.

 

<스쿼시>는 흐름이 매끄럽고, 완성도가 높으며, 사춘기 아이들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우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고있다. 수많은 상을 휩쓸었던 <리버보이> 보다도 훨씬 더 안정감있는 흐름과 묘사가 일품이다. 또한 주인공 제이미의 아버지와 그림자 소녀 애비 , 대니의  아버지인 밥 파웰 의 모습은 끊임없이 경쟁을 부추기고 언제나 일등만을 강요하는 부적절한 부모 상으로 비춰진다. 부모의 권위속에서 서서히 멍들고 지쳐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림자로 표현되며 그들의 아픔이 답답하고 힘겹게 다가온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최선과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고 착각하는 부모들.. 그 부모의 성장시절은 힘겹고도 힘겨운 투쟁의 시절이었음을 끊임없이 주지시키는 부모의 존재속에 스스로 그림자가 되어버린 가엾은 제이미의 일기- 81p’언젠가는 아버지도 날 인정해주시겠지. 손찌검 대신에 안아주시겠지. 스파이더네 가족처럼 나와 아버지도 따뜻한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거야. 아버지가 나를 존중해 줬으면....왜 아버지는 나를 무시하고 함부로 대할까. 난 아버지를 존경하고 있는데...정말 아버지를 사랑하고 싶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아버지가 그걸 막아버린다. 나도 안다. 아버지는 예전에 훌륭한 스쿼시 선수였다. 미래의 내 모습보다 훨씬 더 훌륭하고 완벽한 사람...그러나 지금 이곳은 호주가 아니다.’

 

혼자의 힘으로 성공한 제이미의 아버지는 끊임없이  제이미를 혹독하게 다그친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스쿼시의 일인자가 되라고, 더 노력하라고, 시합에서 일등을 하지 못한것은  노력의 부재라고 다그치는 아버지의 권위속에 제이미는 점차 지치고 힘겨워한다. 그렇게 힘겨워하던 어느날 창고에서  배가 볼록한 그림자 소녀를 만나고, 제이미는 자신이 처해진 상황으로 부터 달아나기에 이른다. 그림자 소녀는 소녀대로 , 제이미는 제이미 대로 복잡한 현실의 도피속에서 서로에게 위안이 되어줄 길동무가 된다.

 

그 길속에서 제이미와 애비는 무엇을 얻게 될까.?..현재의 상황에서 도망친다고 모든 일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듯, 과거의 망령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방법이란 그 때의 상황으로 돌아가 직접 맞닥뜨리는 것이라 판단한 제이미는 다시 스쿼시 코트로 돌아온다. 아버지가 그토록 바라던 일등을 위한 경기가 아닌 스쿼시를 사랑하는 한 사람의 선수로써 대니를 상대로 압승을 거둔다. 그런 제이미는 또다른 혼란에 휩싸이고, 제이미의 아버지는 너무나 소중한 사람을 잃은 뒤에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된다.

 

"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될까?..아니...나는 어떻게 될까?"..미래를 그려보려고 해도 눈앞에 보이는 것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뿐이었다...

184p" 나도 너만큼이나 두려워. 너처럼 누군가에게 쫓기는 건 아니지만 나 역시 내 인생이 두려워. 미래가 두려워. 내 삶은 나와 상관없이 너무 빠르게 흘러가고 있어. 난 어디에 있는 걸까?. 어디로 가야할까?. 뭘 해야 할까?. 내일의 모습이 전혀 그려지지 않아. 답답하고 어두워."

 

281p"제이미 , 단지 나 때문이라면 여기 머무르지 마. 넌 돌아가야 할 곳이 있잖아. 가고 싶다면 언제든 갈 수 있어. 난 네 마음 다 이해해. 사실은 나도.....너와 같은 처지였거든. 집이 있지만 내 발로 집을 나왔어. 그러고는 한 번도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어. 물론 시간이 흐를수록 다시는 돌아갈 수 없게 됐지. 난  그때 날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문제들에서 달아나는 중이었어. 하지만 말야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난 내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고 있던 거였어. 난 집을 나오면 진정한 내 자신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사실은 그 순간부터 나를 잃어버리고 말았어. 난 그곳을 떠나지 말았어야 했어. 버티며 맞서야 했어. 비겁하게 도망치지 말았어야 했어."..

 

"너 때문에 운 게 아니야. 나 때문에 울었어. 이곳에 너와 함께 누워 있는 나 때문에 . 난 내 인생을 너무 망쳐버렸어. 물론 내가 원한 건 아니었지만....그동안 난 아무런 보호도받지 못했어. 아마 지금 내게 필요한 건 치유의 시간일 거야. 내가 내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될 때까지.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나로 살아가게 되기까지 아마 만은 시간이 필요할 거야. 그래서 눈물이 났어. 널 좀더 빨리 만나지 못해서."

 

아버지의 권위속에 자신을 잃어버린 소년 제이미는 그림자 소녀와 함께 떠났던 여행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깨닫게된다. 용기있는 제이미와 애비에게 용기의 박수를 보내본다. 희망은 부서진 것들 속에서 피어난다. 미래에 대한 갈망과 가능성은 그러한 폐허 속에 존재하는 법이다. 그 대가는 혹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은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난 후에야 자신을 옳게 바라볼 수 있었던 제이미의 아버지를 보면서 희망은 부서진 폐허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있게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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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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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산장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세권 읽어봤다. 제일 처음 접한 책이 <회랑정 살인사건>이었고, 회랑정을 읽은후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인  <흑소>를 읽게 되었는데 <흑소>는 나의 취향과 약간 거리가 멀었던 작품이어서 그다지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리고 이번에 읽은 <백마산장 살인사건>은 회랑정 살인사건과 비슷한 구조도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내용이 쏙쏙 잘 들어왔던 작품이다. 

 

 회랑정 살인사건 보다 백마산장의 내용이 조금더 치밀하게 짜여졌다는 느낌이든다.  개인적인 느낌이겠지만 나에게는 백마산장 보다  회랑정 살인사건이 더 기억에 남을것같다. 왜 그런것일까?.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이나 추리소설의 묘미인 트릭, 반전 등의 짜임새는 백마산장이 훨씬 더 안정감있고 도드라져 보이는데 회랑정에 더 마음이 가는것은 조금더 생각을 거듭 해 보아야겠다. 아니면 시간이 조금 더 흐른후 두권의 책을 나란히 놓고 다시한번 읽어보면 지금의 느낌을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백마산장 살인사건 역시 나의 밤을 몽땅 할애할 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다. 읽다가 다시 되돌아가서 책속의 주인공이 된양 머더구스 펜션의 각 방에 걸려있는 벽걸이의 연관성을 세심하게 나름대로 추리를 해 보기도 했다. 그만큼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독자들을 책속으로 이끄는 흡입력이 대단한 작가라고나 할까?. 이 작가의 작품들을 한곳에 모아 포스트를 만들었는데 오늘은 그 포스트 안에 담겨져 있는 책을 한권 주문해야겠다. 한 작품을 읽고나면 묘~~한 여운을 남기며 또다른 작품 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는 충동이 함께한다.

 

오빠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백마산장으로 달려온 나오코와 그녀의 친구 마토코는  오빠의 죽음 뿐 아니라 2년전의 사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영국의 동요인 머더구스의 구절이 여행객들의 각 방에 벽걸이로 장식이 되어있고, 나오코와 마토코는 오빠의 행적을 뒤이어 머더구스 구절의 비밀을 풀고자 여러 각도로 노력을 하고 드디어  머더구스의 비밀을 풀어낸 순간 2년전의 사건과 더불어 생각지도 못했던 비극적인 결말이 눈앞에 드러나게 된다. 나오코와 마토코에게 동화된듯 그녀들의 추리를 따라  책을 읽다보면 다른 각도에서 묘한 시선을 느끼듯 새로운 사건이 물위로 떠오르것 처럼 <백마산장 살인사건> 역시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발랄한 아가씨의 이미지를 떠 올리게 만드는 구루미와 어딘가 나약해 보이는 에나미, 그리고 가슴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던 산장의 종업원 다카세와  영국의 옛친구에게 산장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던 마스터의 사연,,그리고 마스터에게 산장을 넘긴뒤 자살해 버린 영국 친구의 복수...결국 나오코와 마토코가 머더구스의 암호를 풀지 못했으면 밝혀지지 못했을 산장의 비밀을 보면서 사람의 본성이란 참 알수가 없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 뻗어나갈 수 있을지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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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잃다
박영광 지음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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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을 잃다> 한남자의 사랑과 직업, 그리고 찾아온 죽음의 하얗고 붉은 꽃송이! ...책 표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냥 쓰윽 의미없이   보면 꼭 유명한 화가의 그림처럼 보인다. 눈송이가 없는데도 웬지 파란 하늘에 눈송이가 보이는것 같고, 땅을보면 크리스마스의 분위기가 전혀 나지 않는데도 웬지 크리스마스를 연상하게 했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내가 책표지를 잘못 읽었나보다. 하늘과 땅의 상관관계 속에서 분명 지붕위의 까만 그림자를 외로이 보았지만 이렇게 아픈 사연이 펼쳐지리라고는 전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한남자가 살아왔던 삶의 질펀하고도 따뜻한 가족사랑의 느낌이 숨어있으리라고는 전혀..생각지 못했다. 표지를 너무 단순하게 읽었나보다. 이미 죽어 영혼이 되어버린 전직형사 한진수, 그의 아내 수경, 그리고 지운이와 수진이 남매의 애처롭고 가슴 따뜻한 가족사랑..

 

이 책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은 영혼이 되어버린 한진수였다. 범인을 잡으려다 오히려 죽고, 자신의 육신을 떠나 영혼으로써 과거의 여행을 하게된다,,그가 태어났을 무렵 엄마의 그늘아래 건강하게 자랐으며, 아빠없는 삶이 너무 그리웠던 한진수의 꼬마시절을 헤메고, 어른이 되어버린 그는 한여자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고 살아가면서 새삼 살아있을 때 해 주지 못한 것들을 뼈아프게 생각한다...그는 한 여자의 남편이고 , 두 아이의 아빠였다. 아이들의 입속에 들어가서 씹히는 음식들이 너무 고맙고, 저 음식들이 아이들의 살이 되고 뼈가 되어 내 아이들을 자라게 하니까 음식들이 너무 고맙다는 아빠.. 육신은 이미 죽었지만 아이들의 입에 들어갈 음식이 되고 싶다는 아빠의 마음이 애잔하게 다가온다.

 

사람들은 언제나 지나고 나면 후회를 한다. 그것이 사람이 가진 가장 강한 특성중 하나가 아닐까.?. 얼마전에 읽었던 달시 웨이크필드의 <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달리기> 가 생각난다. 누구보다 삶을 사랑하고 열정으로 살아왔던 달시에게 불치병이 찾아오고, 끊임없이 엄습하는 고통속에서도 달시는 희망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녀가 할수있는 모든것을 사랑한다. 언젠가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되면 지금 내가 내 목소리로 말을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고, 아직도 내몸을 움직일 수 있는 일에 감사하던 달시의 아름다움..! 그녀의 용기에 감동을 받았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를 하며 살아야지 생각하고 다짐하지만 언제나처럼 잊고만다. 언제나 처럼 불편한 말을 내뱉는다. 가족의 고마움에, 걸어다닐 수 있는 내 다리에, 내 목소리에게 고마워 하는것을 잊고산다. 그것이 사람인가보다.

 

240p 사소한 것에 미안해하고 그렇게 해 주지 못함을 원망했다. 모든 사소한 일이, 나를 불편하게 했던 일이 너무 미안한가보다. 잘해 주었던 것보다 해 주지 못한 것이 더 많고, 억지로 우겼던 일이 받아들였던 일보다 더 많다는 것이 그녀를 더 힘들게 하고 있었다. 나는 괜찮은데, 그녀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이게 가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의 차이일 것이다. 내가 보내고 그녀가 갔다면 나도 그렇겠지. 다 그런 걸 거다. 내가 보내는 사람이었어야 했다. 내가 먼저 가면 슬플테니 나보다 먼저 가라고 말한다.-  남편의 죽음에 아내 수경은 오열하고 또 오열한다. 잘해주지 못했음을 안타까워 하고, 못해 준 일이 떠 올라 꺽꺽..거리며 울어버린다..그런 그녀를 지켜보는 영혼의 진수 역시 아파한다. 먼저 떠남을 아파하고, 남겨둔 그녀를 안타까워 한다.내마음 역시 아파온다.

 

작가님의 말이 마음에 다가온다. 내 마음 역시 작가님과 동일하다.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는  일상의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해 내야할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이렇게 웃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을 기억해야겠습니다. 남편은 아내와 함께 할 수있는 일상을 감사하고, 아내는 남편과 함께 나란히 걸어 갈 수 있음에 감사 해야겠습니다. 행복은 멀리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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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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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7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진 머저리 클럽을 읽었다. 나 역시 70년대를 살아왔지만 하얀칼라의 교복은 입지 못했다. 이 책속의 주인공들은  내 언니와 오빠의 모습을 하고 , 그들의 고민과 열정, 일탈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나의 고교시절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끊임없이 학업에 고민을 해야하고, 생소한 세상에 뚝!  떨어져버린 느낌과  외로움을 가슴 한가득 안고 라디오에 심취하며 한번쯤은 버거운 고교시절의 일탈과 앙탈을  꿈꿔보기도 했지만 역시나 실천은 금물이었던 그런 고교시절의 열병! 그리고 우정! 그렇게 다가왔던 머저리 클럽을 밤새  읽으면서  그들과 함께 유쾌하게 웃고,  고민을 함께한다.

 

동순이의 첫사랑인 소림의 모습에서 새침떼기 언니의 모습을 보았으며, 기타를 둘러메고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산행을 떠나고, 첫사랑을 고백하는 모습은 무척 많이 보고 들었던 익숙한 모습이다.ㅋ 형제가 많은 우리집 풍경이 머저리 클럽속의 모습과 사진을 찍은듯 선명하고 재미있다. 나의 어린시절과 언니오빠의 고교시절이 흑백 사진의 파노라마 처럼 흘러간다.  이웃집 남학생이 언니에게 꼭 전해달라고 과자와 함께 내밀던 연애편지들~ 뜬금없이 화를 내던 오빠의 모습~( 아마도 오빠는 첫사랑의 그녀에게 보낸 연애편지를 퇴짜 맞았기 때문에 그렇게 화를 냈겠지.ㅋㅋ) 의미를 부여하고 , 추억을 되돌아 볼 수있는 이 책을 다 읽었으니 언니에게 전해주어야겠다. 마흔을 훌쩍 넘긴 언니들이라면 배꼽을 잡고 방바닥을 뒹굴며 서로 웃고 지나간 추억속으로 잠겨들겠지.. 그리고 머저리 클럽의 주인공들이 했던 방황과 힘겨움에 한숨도 나올지 모르겠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되는가보다.. 163p 하늘에다 노승혜의 얼굴을 떠올렸다가 지우고는 했다. ~ 이상하게도 가슴이 불처럼 투명하게 끓어올라 무언가 적어보고 싶은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것이다. 아아, 나는 어쩌면 시인이 되어가고 있는지 모른다.- 동순이의 사랑이었던 소림과  승혜를 생각하며 가끔 보이는 시 사이로 나의 10대 시절의 모습이 생각난다. 동순이처럼 보고픈 사람을 생각하는 끓어오르는 열정은 아닐지언정 나의 10대 시절에도 무언가를 끄적이고 싶은 열정이 함께했던 그런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낙서처럼 그려놓았던 그림들, 유명한 시인의 시 그리고 내가 써 놓은  자작시가 그리워진다.다시한번 10대의 순수한 열정을 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람들은 늘 외로움에 몸서리를 친다. 함께 웃어도, 함께할 가족이 있어도 문득문득 외로움에 몸을 떠는것은 언제나 사랑받고 싶다는 무언의 욕구 때문일까.?.어른이 되어 내가 선택한 것이 곧 내 인생으로 그려진다는 것을 알았을 때 뼛속으로 스미는 외로움에 힘겨웠고, 10대시절의 정신적인 방황 또한 힘겨웠다.나도 동순이 처럼 찬 겨울의 휘파람 소리같은 바람소리를 들은듯하다. 내 앞에 펼쳐질 미지의 삶에 두려워서 울었고, 집을 잃어버린 꼬마처럼  두려움을 느꼈던 10대의 차디찬 한겨울의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고교시절을 한마디로 단축 해 본다면 '열병'이라는 이름을 붙여두고 싶어진다.  덜익은 풋사랑,우정, 지옥의 입시전쟁, 아이도 아니고 어른도 아닌 오묘한 그시절의 풋풋한 열정! 우리 모두의 고교시절엔 이름모를 열병을 한아름 안고 추억이라는 이름표를 붙이며 지금 이순간도 여전히 마음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을것같다. 그렇게 이미 지나버린 추억속으로 침몰하고,되돌아 가고픈 갈망으로 함께했던 머저리 클럽!  나는 교복세대는 아닐지언정  시대를 초월해 10대의 청춘들이 한번쯤은 겪어나갈 고뇌와 갈등을 맛보며 어른으로 자랐으니 ’열병’이라는 이름표를 붙여두고 나의 책이라 명명할 수 있는 그런 의미로 다가왔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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