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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김호기 지음 / 민트북(좋은인상)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내 인생, 안단테 칸타빌레>
- ’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왔는데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닌가?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기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벌을 받을 정도로 크게 잘못 살아온 기억이 없는데...그런데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생기는거야! 왜, 왜!’ ( 본문 34p )
삶이 위태로울 때, 참을 수 없는 아픔으로 삶을 포기하고 싶을 때, 내 뜻이 아니었지만 좌절을 경험했을 때,,이런 느낌은 참 미묘하게 내 마음을 헤집고 들어와 자리를 떡 하니 잡고 제가 주인인양 마음 한 구석에서 소리없이 자란다. 고통 또한 스스로 감내해야 하고 뛰어넘어야 하는 장애물에 불과하지만 눈물 콧물 다 동원돼고,하늘을 향해 원망어린 시선과 삿대질을 해대며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겨났는지, 왜 하필 나인지 가슴가득 품고있던 원망의 넋두리를 늘어놓는다.
때론 지나친 좌절로 삶의 저편으로 서서히 가라앉듯 기어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며 , 비극의 주인공으로서의 완전한 자리바꿈은 언제고 우리들에게 소리없이 찾아오는 삶의 한 부분이지 싶다. 타인의 고통보다 내 손톱밑의 가시가 더 아프므로 이겨낼 수 있어도 주저앉아 해대는 스스로의 넋두리는 자신을 가둬놓는 결과로 작용하기도 하고, 아프더라도 곪아터진 상처를 도려내어 새살이 돋기까지 열심히, 그저 열심히 내게 주어진 삶을 살아내기도 한다. 그리하여 먼 훗날 나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음을 나의 두 눈으로 보고, 가슴 밑바닥에 가라앉았던 내 마음이 제자리로 돌아올 때 그때를 위해 우리는 한걸음씩 미래를 주춧돌 삼아 쌓아올리고 걸어나간다. 그것은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기도 한다. 가족이란 희망이었기에..
<내 인생, 칸타빌레>는 국내 첫 여성 마에스트라 김호기씨의 삶이 담겨져 있다. 그토록 사랑하는 바이올린 연주자의 꿈을 접을 수 밖에 없었던 아픔에서 일어나 자신의 길을 당당히 걸어왔던 사실들을 가만가만 들려준다. 어쩌면 깊어가는 이 가을에 꼭 맞는 이런 느낌은 꼭 내게만 느껴지고 읽혀질것 같지는 않다. 부산 시립 교향악단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꿈을 키워가던 그녀에게 어느날 불현듯 찾아온 손가락의 이상징후는 그녀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하늘을 향해 원망을 해보기도 하지만 그녀는 힘차게 일어서 또다시 꿈을 꾼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없다면 만들어보자.! 그리도 좋아하는 바이올린 연주에 미래를 담을 수 없었던 그녀는 음악과 미래를 연결짓는 또다른 통로를 발견하고 그것을 향해 아무도 걸어가지 않았던 길을 위해 고달픈 유학길에 오른다. 아프고 힘겨울 때 그녀를 일으켜 세워주었던 가족이라는 울타리, 친구들, 유학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들과의 즐거운 유희, 외로움, 그리움, 그녀의 삶에 있어 묵직한 무게로 전해져오는 멘토와의 만남, 친구들, 미래를 향한 열정으로 행했던 수많은 노력들을 온몸으로 익히고 한참을 돌고 또 돌아 국내 첫 여성 마에스트라가 돼어 돌아왔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잔잔한 감동으로 내 마음에 울려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