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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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주의자 선언』 『최소한의 선의』 등으로 합리적 개인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유쾌한 필치에 담아온 문유석. 2020년 판사의 법복을 벗고 프리랜서 드라마작가로 전업한 뒤 그의 두번째 삶은 어땠을까? 조직에서 자유의 몸이 된 뒤 경제적 자유와 동시에 정신적 자유까지도 쟁취하며 새로운 삶의 개척자가 되었을까?

누구나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을 터, 그 또한 두번째 삶을 결심하기까지 시간은 짧지 않았다. 양승태 대법원 시절, 판사 블랙리스트 등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법원의 결정적 순간을 목격한 뒤 그는 비로소 법관생활을 떠나기로 결심했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자유로운 삶’만이 아니었다. 조직 안에서 살아남는 것만큼이나 온전한 개인으로 살기란 만만치 않았고 ‘사회’ 속의 분투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그는 타인의 삶을 판결하는 일에서 질문하는 일로 업을 바꾸어, 그리고 드라마로 흐려진 정의를 묻는 삶으로 자리를 바꾸어, 새 삶에서 당면한 시행착오와 고민을 풀어놓는다. 재테크, 건강관리, 시간관리 같은 일상적 문제에서 드라마작가라는 직업인으로서 성장까지, 나아가 우리 삶의 바탕을 이루는 법과 민주주의의 작동까지 종횡무진 가로지르며 자신의 좌표를 가늠하고자 한다.

비록 삶의 터전이 바뀌었을지라도 작가는 시종일관 강조한다. “앞으로 내가 몇 번의 새로운 삶에 도전하며 살아간다 하더라도 이전의 생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성공이었든, 실패였든” “첫번째 삶과 두번째 삶은 단절된 것이 아니었다”라고. ‘문유석식 전업일지’라 할 만한 이 책은 두번째 삶은 첫번째 삶에 충실할 때만이 도래한다는 것을, 또한 두번째 삶의 실수와 좌절, 불안을 정직하게 쓸 때만이 새 삶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맡은 ‘일’이 중요하다고 해서 그걸 하는 ‘사람’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닌데, 난 내가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았던 것은 아닐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왜냐면 젊은 판사 시절의 나는, 실은 상당히 거창한 꿈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와서 글로 적자니 손발이 오그라들고 부끄러워지지만, 아이고, 나이 오십 넘어서 창피할 건 또 뭔가 싶기도 해서 고백하노니,

나는 법원을 바꿔놓고 싶었다. 그리하여, 우리 사회를 바꿔놓고 싶었다. p29~30

나의 첫번째 삶은 시스템에 대한 신뢰부터 시작되었다. 그 시스템의 일부로서 내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보람 있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유감스럽게도 그 신뢰가 무너져내리면서 첫번째 삶을 마무리하고 말았다. p80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내 삶의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앞으로도 크게 바뀔리 없다. 다만 '나이듦'의 세계에 접어들고 보니, 내가 살아온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여행자의 방식으로 새로움과 감각적 만족을 좇아 살려면 전제조건이 있다. 먼저 그 대상이 무궁해야하고, 다음으로 내가 영원히 젊어야 한다. 현실세계는 유한하고 한계효용은 체감한다. 어떻게 영원히 새로움을 좇을 수 있겠는가. 계속 새로운 매혹의 대상이 생겨난다 해도 그것을 향유할 의욕이 지속되지 않는다면 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p110

글쓰기가 즐겁고 좋아서 새 인생을 시작했는데, 거절당하는 일이 반복되다보니 글쓰기가 두려워졌다. 재미있는 글이 나오지 않으면 어떡하지, 또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누군가를 실망시키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글에서 도피하려는 비겁함이 되어가고 있었다. 시작을 하지 않고 준비만 하고 있으면 아직은 실패한 것이 아니니까. 영원히 차기작을 준비하는 작가로 남아 있을 수 있으니까. p138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일, 즉 넓은 의미의 정치보다는 나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나는 멋진 이야기 속 멋진 캐릭터로 살아가고 싶었다. 실제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똥밭에 구르고, 필요하다면 더러운 타협도 하고, 지긋지긋한 인간들한테 집요한 인신공격을 당하는 등의 희생을 할 의지는 없었다. 나는 독립영화나 다큐가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 속 캐릭터가 되고 싶었다. 그 욕심이 공명심이라면, 부인할 수 없다. 내가 파트타임으로만 정의로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p236

몸이 넘 피곤하다.

특히 눈이...ㅠ.ㅠ

거의 하루 종일 책과 노트북을 껴안고 있는 탓일텐데

그대로 다행인 건 고지가 바로 조기라는 것...

비염과 천식약이 다소 졸리게 하는 관계로

오늘도 핑계김에 포스팅 하나 올리고 다시 공부를 하려한다.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나로 살 결심'

전작을 재미있게 읽었기도 하거니와

제목이 나의 고민과 맞닿아 있어서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예약했다가 배송받은 책인데 이번에도 흥미롭게 읽었다.

전직이 판사였고 이름대면 알만한 TV드라마와 베스트셀러를

세상에 내놓으신 작가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겠지만

나역시 요즘 이직을 앞두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다.

사회복지란 분야가 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해서

일한 곳이 여러 분야로 나뉘어져 있고 업무도 그만큼 다양하리라 믿는다.

그나마 이전 직업상 컴활1급, 정보처리기사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은 다수 보유하고 있고

강의경험도 있으니 막연하게 노인복지관에서 실습도 하고 연이 닿으면

그곳에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길 기대하는데

요즘 내 체력과 정신상태(?)론 기관에 폐나 끼치지 않으려는지?!...

당장 내년 2월로 계획되어 있는 실습이 문제인데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세계의 작가의 두번째 삶에 대한 이야기지만

공감은 공감데로 고민은 고민데로 한숨이 늘었다. ㅠ.ㅠ

일단 급한 불은 꺼야하니 다시 문제집을 풀어보는걸로...

지금 쓰고 있는 <프로보노>는 장애인 인권, 성폭력, 동물권, 이주민 인권 등 공익소송을 전담하는 공익변호사들의 이야기다. 이 역시 이런 사건들을 재판하면서 대립하는 양쪽입장을 고민했던 경험이 바탕을 이룬다. 법정을 무대로 이상주의와 현실주의가 끊임없이 부딪치면서 힘겹게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판사의 일이 작가의 일에 자양분을 공급하고, 작가의 일이 그 자양분을 토대로 좋은 이야기라는 열매를 키워내는 것, 이것이 앞으로 나의 할일인 것 같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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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이 되지 않는 법 소노 아야코 컬렉션 3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 리수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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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안티 에이징의 시대다. 겉모습의 변화만큼 내면의 변화를 추구해보지만, 나이가 들수록 단단해지는 고집은 단지 젊어 보이는 노인으로 전락시킬 뿐이다. 타인에게 보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핵심은 자립에 있다. 이 책은 <나는 이렇게 나이들고 싶다 - 계로록戒老錄>의 저자 소노 아야코가 전하는 내면의 노후 대책을 담고 있으며, 나를 지켜주는 간결한 기준 7가지로 자립, 일, 관계, 돈, 고독, 늙음·질병·죽음, 신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절반의 욕망을 용납해준 것에 대해, 이루어지도록 도와준것에 대해 늘 고마운 마음을 품습니다. 별로 힘들이지 않고 서로의 개인적인 부분이 타협되어 지내기가 편합니다. 나이든 부부가 절충을 받아들인다면 사이가 더 좋아진다기보다는 각자의 생활이 편해집니다. 절충이란 위대한 현명함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p61

돈이 없다면 여행도 연극 관람도 깨끗이 포기합니다. 뭔가를 얻을 때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도록 합니다. 대가를 지불할 능력이 없다면 하고 싶어도 참고 체념하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평범하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노년의 시간은 할 수 없게 된 것들을 체념하며 버리는 시기입니다. 집착과 속념을 억누르면서 다가오는 운명의 끝자락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성과 용기가 필요합니다. 체념과 금욕은 만년에 이른 인간만이 도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정신적 과제입니다. p87

특히 혼자 떠나는 여행에서 지혜는 필수입니다. 늘 긴장해야 할기 때문에 머리가 멍청해지는 것을 예방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매일 자기가 먹을 것을 요리하고, 가끔씩 혼자 여행을 떠나는 것, 이 두가지가 나의 정신을 녹슬지 않게 단련해줍니다. p107

내 마음대로 결론을 내리자면 생은 어디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니 기다려보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입니다. 인간은 몇살이 되어도, 죽기 전날까지도 다시 살아날 수 가 있습니다. 최후의 순간에 비로소 그동안 살아온 의미를 가르쳐주는 대답을 만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p125

일생 동안 비와 이슬을 피할 수 있는 집에 살고, 매일 끼니를 해결했다면 그의 인생은 기본적으로 성공입니다. 만일 그 집에 욕조와 화장실이 있고, 건강을 위협하는 더위와 추위를 지켜줄 장치를 갖추고, 매일 산뜻한 이불에 누워 잠을 청하고, 누더기가 아닌 정상적인 옷을 입고,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전쟁을 겪지 않고, 병들었을 때 병원에 갈 수 있다면 그의 인생은 지구적인 관점에서 '상당한 행운‘을 누린 것입니다. 만일 자기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사회에 편입되어 직업을 갖고, 사랑을 하고, 인생에서 몇 가지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고, 가끔은 여행을 떠나고, 좋아하는 책을 읽고, 취미도 허용되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신뢰와 존경, 호의를 받는다면 그의 인생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대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p166

'노인이 되지 않는 법'이라....

그동안 안티 에이징시대에 선배시민으로

어떻게 나이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 열심히 공부했었다.

오늘은 소노 아야코의 책을 읽으며

내면의 노후대책에 대해 생각해 본다.

로또번호처럼 안맞아도 너무 안맞는 김씨와 각자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헤쳐모였다가 식사때엔 같이 모여 수다도 떨고 하는 절충의 삶을 위해

노력해봐야겠다거나, 오늘 하루 감사히 살며 죽음에 대해 연연해 하지 않는...

적당한 경제적 삶과 건강,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내다가

매일 마음의 결산을 끝마치면 언제 어떤 변화가 찾아오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을꺼라는 저자의 말을 교훈 삼아 오늘도 나만의 감사기도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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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이 말씀하셨다.

"친구여, 모래 위에 한 사람의 발자취밖에 보이지 않던 날

그날은 내가 너를 등에 업고 걸었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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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 - 교양과 상식으로서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
유홍준 지음 / 눌와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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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 전도사’ 유홍준의 ‘한 권으로 읽는 한국미술사’. 총 660쪽, 1천여 개의 도판으로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 이르는 한국미술의 전개를 그 역사적 맥락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방대한 우리 문화유산 중에서도 정수만을 엄선하여 그 아름다움과 가치를 유려하고 충실하게 전한다. 대중성과 깊이를 모두 갖춘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는 소파에 편하게 앉아 읽을 수 있는, 그야말로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로서 독자들에게 다가가 한국미술의 저변 그 자체를 넓히는 책이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는 잰슨, 곰브리치, 설리번의 고전적인 저술을 통하여 미술사 입문서의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을 배웠지만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를 서술하면서 잰슨의 편년체도 아니고, 곰브리치의 예술론도 아니고, 설리번의 동양미술 해설도 아닌 '문화사로서의 한국미술사'라는 입장에서 서술하였다.

내가 '문화사로서 한국미술사'를 견지한 것은 이 방법론이야말로 한국문화의 정체성과 한국미술의 특질을 명확히 밝혀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역사는 유물을 낳고 유물은 역사를 증언한다. 한국 역사의 전개 과정에 미술이 어떻게 나타났으며, 개개의 미술작품들은 그 시대를 어떻게 말하는가를 밝혀 한국문화사의 실체를 구체적인 이미지로 제시한 것이다. 이것이 한국인들이 익혀야 할 교양과 상식으로서의 한국미술사이다. p6

<탑형보관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보면, 현세적 인간과 불상의 추상성이 절묘하게 만나는 얼굴에 미묘한 미소가 감돈다. 뺨에 살포시 얹은 오른손의 자세에는 가벼운 율동감이 있고, 몸에 달라붙은 법의가 가늘게 주름지어 내리면서 천의 자락이 양 어깨에서 멋을 부리며 살짝 올라간 것이 매력적이다. 이 불상은 6세기 후반 무렵 신라에서 제작된ㄱ것으로 보고 있다. p141~142

분청사기 중에는 다른 문양 없이 그릇 전체를 백토로 칠한 귀얄.담금분청사기도 있다. 귀얄은 백토를 펴 바르는 붓의 일종으로, 귀얄분청사기는 선명하게 남아있는 붓 자국의 동감이 매력적이며 대개 발에 많이 구사되었다. 담금분천사기는 말 그대로 백토물에 덤벙 담갔다 빼는 기법으로 손가락으로 쥔 부분에 백토가 묻지 않아 태토와 백토가 대비되는 미적효과가 많다. 귀얄.담금분청사기는 그 자체로 소박한 단순미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백자를 닮아가는 분청사기의 마지막 모습이다. p349

백자 달항아리의 이런 아름다움은 후대에 거의 전설이 되어 무수한 찬미를 낳았다. 김환기는 백자 달항아리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낀다고 했고, 최순우는 잘생긴 맏며느리를 보는 듯한 넉넉함이 있다고 했고, 이동주는 서민들의 소박한 아름다움과 사대부의 지성미가 절묘하게 어울리고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금사리 가마의 달항아리는 오늘날 한국미의 아이콘으로 되었다. p379

어제 드디어 며칠후면 컴백홈하는 꼬맹이방의 도배를 했다.

셀프도배로 커터칼도 새로 하나사고 의기양양 시작했지만

무려 네시간의 사투속에서 해는 지고 천장은 아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마무리해야 했던...

'역시 전문가에게 맡겨야 하는거였어.'하며 빨아 놓은 커튼을 달고

사진을 찍어 꼬맹이기에게 보냈더니 너무 깜끔해보인다고 좋아한다.

이맛에 딸키우지.... ^^;

칼질했던 손가락을 비롯해서 어깨며 허리까지 안아픈데가 없지만

커피도 고프고 오늘은 별다방 다이어리 수령일이라 집을 나섰다.

여름만해도 매장에 프리퀀시 상품이 곳곳에 전시되어 솔직히 좀 불편했는데

이번엔 아예 구경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

고민끝에 데일리 다이어리를 골랐는데 내년 다이어리엔

행복한 이야기가 많이 기록되길 바란다.

무슨 책을 읽을까하다가 구입한지는 오래되었지만

벽돌책(?)의 압박과 함께 기말고사로 미루어두었던

유홍준님의 신간 '모두를 위한 한국미술사'를 데려왔다.

얼마전 다녀온 경주와

군산살때 가끔 다녔던 익산과 부여의 유물들이

그래도 한 번 봤던 석탑이라고 눈에 들어온다.

마지막 본격적인 회화이야기가 나오니,

그동안 책도 읽고 인문학강의 다닌 보람이 있어 아는 그림들이

등장하면 눈이 더 반짝이며 활자를 쫓아간다.

윤두서의 '자화상'은 살아있는 듯한 수염때문인지 여전히 섬뜻하고,

간송미술관전에서 마주했던 '나물캐는여인'은 다시 봐도 짠...

부석사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진작에 했었는데

내년에는 혼자라도 꼭 가볼테다!

김씨가 담주면 교통혜택을 비롯해서 노년의 여러 혜택을 받는 나이가 된다.

유홍준님 나오는 TV프로그램을 보더니 앞으로 전철타고

고궁이나 박물관을 다니자고 한다.

나, 좋아해야하는거 맞는거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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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어 사전 (PVC 커버) - 우리가 간직한 148개의 겨울 단어 계절어 사전
아침달 편집부 지음 / 아침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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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계절을 돌이키며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단어를 꺼내와 자기만의 이야기로 새롭게 정의 내리는 『겨울어 사전』이 출간되었다. 올여름 『여름어 사전』을 통해, 여름이라는 시간을 힘껏 사유하고, 여름에 맺혀 있던 단어들을 함께 읽었던 시간을 지나 겨울로 도착했다. 총 148개의 단어로 구성된 이번 책은 마찬가지로 아침달 편집부를 비롯해 아침달 출간 저자들과 독자들의 원고를 받아 수록했다. 한국문학의 아름다움을 일상 가까이에 둔 사람들의 겨울에 관한 이야기가 단어 하나에서 출발해 명징한 장면으로 이어져 전환된다.

‘검은그루, 겨울눈, 겨울잠, 눈사람, 방학식, 보풀, 성탄, 입김, 코트……’ 겨울 하면 금세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은 누군가의 기억으로부터 재구성되어 새로운 얼굴을 빚으며 이야기가 된다. 또한, ‘가나다순, 겨울에 작아지는 사람들의 모임, 공항, 대관람차, 잠복소, 카메라’ 등 겨울을 입고 새롭게 의미가 되어가는 단어들까지 다채롭게 수록되었다. 기획의 말의 제목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는 속담으로, 겨울 동안 내린 눈이 봄에 싹틔울 보리를 가물지 않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겨울어 사전』은 우리가 간직하고 있는 단어들이, 언젠가 마음을 가물지 않고 포근히 덮어주는 눈 이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엮은 것이다. 기획의 말에서처럼 사전은 “열어보지 않으면 아무것도 들려주지 않는 책, 그러나 단어를 두드리면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책”이다. 단어에서 시작해 추억이 얽힌 장면을 지나, 의미를 쥐어볼 수 있는 궁극적으로 이 책을 통해 함께 보내는 겨울 속에서, 독자들이 자기만의 단어를 궁구하고 겨울에 관한 아름다운 의미를 탐색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겨울눈

산책을 하다가 나뭇가지에 맺힌 겨울눈을 들여다본다. 흰 눈을 머리에 이고 물기를 머금고 있다. 거기 초록이 잠자고 있는 것을 안다. “사람의 마음에도 겨울눈 같은 것이 있겠지. 내어줄 것을 다 준 후에도 마지막까지 간직하는 것. 살아내느라 얻은 생채기를 보듬고 있는 시간 주머니 같은 것. 다시 살아갈 힘을 기다리며 웅크리고 있겠지. 그 안에 어떤 빛깔이 숨어 있을까. 제 이름과 꼭 닮은 모습으로 피어날 여린 순을 기다리며 겨울을 사는 나무처럼, 사람들도 그런 시간을 살고 있겠지.” p31

결국

내게 겨울은 '결국'인 것 같아. 결국 다 일이 이렇게 되고 말았군. 결국 올해도 가는군. 결국 사람을 또 한 명 잃었군. 사람은 매일매일 잃는 존재인데도, 내가 해볼 수 있는 말은 단순해. “우린 다시 고통의 자리를 찾으러 갈 거야. 다름 아닌 살아가기 위해. 살아갈 의지를 포획하기 위해. 결국 다 괜찮아지기 위해 숱한 고통이 필요할 거야. 나쁘다는 건 아냐.” p36

노래

파스칼 키냐르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음악에는 느닷없는 호출, 시간의 독촉, 마음을 뒤흔드는 역동성이 있다. 그리하여 우리를 이동시키고, 자리에서 일어나 음의 원천을 찾아가게 게만든다." 우리가 함께 보낸 많은 밤들이 어디에서 어둠을 키우면서도 온기를 지키고 있는지 생각한다. 나는 종종 자리를 털고 그곳으로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노래를 찾아 듣는다. 노래 속에서 만큼은 영원히 눈 덮인 지붕 밑을 환하게 데우며 옹기종기 떠들고 있는 우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p63~64

뜨개질

“언젠가는 우리 같이 둘러앉아 각자의 뜨개를 하며 얘기 나눌 수 있겠지. 밖은 유독 춥고 안은 따뜻한 그런 날. 당신이 원한다면 나는 기꺼이 당신의 이야기를 오래 들어줄 수 있다. 또한 오래 기억할 것이다. 우리가 나눈 이야기가 그날의 뜨개에 그대로 깃들어 언제까지나 우리를 감싸줄 테니까.” p104

걷다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땐 건포도처럼 푸른, 멍든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그 틈으로 별이 보였다. 별을 보기 위해 하늘이 펼쳐져 있었고 그 틈으로 별이 보였다. 별을 보기 위해 귀까지 덮어 쓴 패딩모자를 살짝 젖히고 마스크까지 내렸다. 드문드문 떠 있는 별들은 오늘 실수로 태워버린 커스터드 크림에 박힌 바닐라빈 같기도 했다. 그해는 별들에 투정과 반성과 감사와 회복의 이름을 갖다 붙이면서 종종걸음없이 버티는 추위에 익숙해졌다. p141

수상소감

언젠가 상을 받게 될 그날을 준비해 이번 겨울에는 수상 소감 같은 편지를 써야겠다. “한 해를 잘 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에 당신이 준 용기를 보태어 나는 더 멀리 가는 사람이 되겠다고. 나는 이 마음을 끝내 다 쓰지는 못할 것 같다. 받는 사람의 이름은 더욱 공들여 쓰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기를. 편지를 받은 당신을 웃고, 울게 할 수 있다면 좋겠다.” P189

온기

한껏 추워야 하는 계절에도 미약한 온기는 필요한 것이다. 겨울도 완전한 냉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추위는 강조되지 않는다. 추위만 가지고서는 겨울을 확보할 수 없다. 겨울일수록 부각되는 온기들이 있을 것. 밖으로 삐져나온 주머니 같은 거랄까. 끝까지 다 올라가지 않는 지퍼 같은 거라 불러도 좋겠다. 여름에 온기까지 선물 받으면 왠지 등줄기에 땀이 죽죽 흐르고 몸이 이옷에 딱 달라붙어 찝찝해지는 기분을 느껴볼 수 있듯. 여름이 가끔 추위를 탐내듯. P231

오늘도 그저 그런날이 저물고 있다.

내일부터는 약속이 줄줄이 있으니 오늘까지 꼬맹이 짐정리를 마쳐야 한다는 생각에

아침부터 분주하게 보냈다. 정작 짐주인은 전직장 동료들 만난다고 부재중인데...

드디어 예전모습으로 돌아간 우리집 거실...

오랜만에 로봇청소기도 열일했다.

저녁반찬으로 김씨 좋아하는 오징어를 데치고, 두부를 부쳤다.

설겆이까지 마치고나니 눈꺼풀이 내려온다.

혓바늘이 돋아 멀티비타민을 먹었다. 더 커지지말고 빨리 낫기를...

구입한지 좀 된 겨울어사전을 꺼내 읽는다.

그럴줄 미리 알았지만 내취향이다.

184개의 겨울어사전...

각기 다른 모습으로 겨울을 담은 단어들을 마주하며

나는 나데로 나의 겨울의 추억과 나만의 또 다른 단어를 떠올린다.

모처럼의 엄마노릇이 힘들긴 하지만

네가 좋다니 나도 좋다.

뜨개질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모자를 뜬다는데 겨울내 다 뜨려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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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재미 말고 - 솔직히 다 읽으려고 사는 건 아니잖아요
조경국 지음 / 유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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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좋아하는 사람들이 누리는 재미가 어디 ‘읽는 재미’뿐일까. 10여 년간 헌책방을 꾸려온 조경국 작가가 독서는 잠시 멈추고 책으로 제대로 노는 법을 풀어냈다. 만지고 냄새 맡는 책의 물성부터 책과 엮인 공간과 기억까지, 책에 마음을 한번이라도 빼앗겨 본 사람이라면 절로 고개를 끄덕거릴, 당장 책 보고 싶게 하는 스무 가지 재미가 풍성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큰딸 아이가 잠깐 만나자고해서 동네 별다방에 와 있다.

습관처럼 책을 꺼내 읽으려고 보니 오잉~ 책이 없다! ㅠ.ㅠ

지갑이나 핸드폰을 안가져왔을때보다 더 막막하다.

나 약속시간까지 뭐하지?!~ >.<

그나마 다행인건 태블릿은 챙겨나와서 전원을 켜고 밀린 책이나 영화리뷰를

쓰기로 했다. 바쁘기도 하고 몸이 피곤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요즘 뭘 자꾸 잊어버리거나 허둥대다가 몸이 다치기도...

빨리 집나간 여유를 찾기로 하자.

일단은 제목부터 내 마음을 끌렀던 책,

'책, 읽는 재미 말고'부터 리뷰를 써보는걸로...

어느날부터인가,

나또한 책 사는 속도가 책 읽는 속도보다 빨라지기 시작했다.

책장은 포화상태고 여기저기 자꾸만 쌓여가는 책들이

마음에 부담이 되던 어느날,

이 책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다 읽지도 않았는데 왜 사느냐고?

책으로 누리는 재미가 무궁무진하니까!'

책을 사는 이유야 천차만별이겠지만,

내게 가장 첫번째는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을때다.

지금도 그동안은 가벼운 에세이류 책만 많이 본 것 같아

하루키다운 진중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기다리고 있는 중...

예전에야 주로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했으니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책속 문장 몇줄은 읽고 데려왔는데

지금은 그럴수가 없으니 대부분 제목에 낚이는(?) 경우가 많다.

이 책처럼... ㅋ

저자처럼 애서가에겐 명함도 못내밀 분량의 책이지만

나역시 전집에 이가 빠지면 기여히 채워놔야 마음이 편하고

번호순서대로 나란히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을 보면

마음이 여간 흐믓한게 아니다.

굳이 내 책이라 구분 짓는건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들이고

김씨의 책으론, 대망이 있다. 세월의 무게만큼 누렇게 변색된...

아이들 책은, 해리포터 시리즈와 각종 추리소설 그리고 먼나라 이웃나라...

마침,

큰아이가 왔다.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또 다른 이야기들은

저녁에 남겨야겠다.

'따님, 뭐마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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