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 어느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취미 수집 생활
김은경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6월
평점 :
절판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소확행', '워라밸'이 사회적인 트렌드가 되면서 취미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하지만 먹고살기에 바빴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갑자기 주어진 자유시간은 막막하기만 하다. 나에게 딱 맞는 취미를 찾기 위해 각종 원데이클래스를 들어보지만 재미도 한때일 뿐 추억은 희미해지고 남은 것은 '예쁜 쓰레기'뿐이다.

 <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는 바느질, 뜨개질, 펠트에서 가죽 공예, 피규어 제작, 레터프레스까지 각종 취미를 섭렵한 '취미 수집가'의 취미 탐구 에세이다. 제품, 브랜딩 디자이너로 10여 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고, 현재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8개의 큰 취미와 그 취미로 만들어낸 24개의 물건에 얽힌 에피소드를 가벼운 글로 풀어낸다.

또한 독자들이 실제로 따라해볼 수 있도록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로 재료와 방법을 설명한다. 이 취미 저 취미 잠시 발을 담가보았지만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았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오늘도 쓸데없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제목을 마주한 순간

누가 뭐라는것도 아닌데 왠지 찔리는 건?!.... ^^;

 


이 책은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가지고 있는 취미로 만들어낸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책으로

기성품처럼 매끈하진 않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아기자기 소품들을

구경하는 재미와 함께 사연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나역시

아주 오래전 홈패션을 배우며 냉장고 덮개를 만든것을 시작으로

꽤 많은 인테리어소품들을 열심히 제작하던 기억도 나고

한지공예를 배워 시계와 티슈케이스도 만들어봤고

비즈공예로 악세사리를 만들기도 하고

3D 프린터를 배워 캔들 홀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엔 집콕일상이 지루해 뜨개질을 시작했는데

드디어 어제 첫작품(?) 숄더백을 완성했다.

 


자세히 보면 구멍크기도 제각각이고 매듭도 엉성하지만

완성했다는데 의의를 갖기로...

 

 


워낙 무채색 의상이 많아 회색계열의 색으로 가방을 떠놓고보니

봄분위기와 안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선물 받은 예쁜 키링을 끈에 끼웠더니

화사한 봄 분위기가 느껴지며 예쁘다. ^^

 

 


내친김에 미니화분커버를 떠봤는데 화분을 넣기엔 좀 작네...

대보름에 사놓고 아직도 남아 있는 호두를 넣었더니 딱이다.

이번엔 저자처럼 망쳐도 된다는 마음으로 텀블러가방을 떠볼 생각이다. ^^;

 


가끔은 쓸데없는 것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는 물건들...

하지만 그 물건엔 내시간과 추억이 담겨져 있어 버리지도 못하고

지금껏 나와 함께하고 있는 듯 하다.

 


빵굽는 냄새가 좋아 시작했던 베이킹도 그동안 쉬고 있었는데

이번에 주방정리하며 잔뜩 나온 베이킹도구들을 보니

오랜만에 버터향 가득한 호두파운드케익을 구워보고 싶어졌다.

 


이러니 쉬어도 쉬는게 아닌.... ㅋ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까. 마음 가는 대로 이것저것 배우다 보면 그중에 답이 있을 줄 알았다. 답이 없는 물음인 것도 모르고 벌 수 있을 때 번 돈과 들일 수 있을 때 들일 시간을 몽땅 쏟아부어 버렸다. 한 우물만 팠다면 좋아하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행운아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흥미가 떨어지면 계속할 끈기도 사라져버려 미련 없이 그만두길 반복하다 보니 어느 것도 초급 이상의 수준에 오르지 못한 채 모든 삽질은 취미로 남았다. 그런 씁쓸한 상념에 빠지면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래, 이만큼 했으면 됐지 뭐.
그냥 되는대로 살자! p8





결국 늘 그렇듯 오늘도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빵을 샀다. 비닐봉지를 받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계산을 마친 빵은 가방에 마구 집어넣어 버린다. 그렇게 가방 안에서 다른 내용물과 뒤섞여 어딘가 뭉개지고 부스러진다.
모양이 망가진 빵을 가방 구석에서 주섬주섬 꺼내다 보면 십여 년 전 짧은 여행 중 잠깐 들렀던 파리의 어느 가게가 떠오른다. 비닐이 아닌 종이 한 장에 돌돌 말아주던 그곳의 바게트, 그게 그렇게 부러워진다.
가방 속에서 납작하게 눌려버린 모양새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빵을 위한 전용 가방 하나를 만들기로 했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 꽁꽁 숨겨져 있을 코딱지만 한 파리지앵의 낭만을 담을. p30

마감이 하루 더 가까이 온 다음 날, 여전히 걱정만 가득하고 진도는 그대로다. 전날 떴던 텀블러 가방을 다시 하나 떴다. 이번에도 두어 번 풀었다 뜨기는 했지만 어제보다 나아 보였다. 옳거니, 올여름 들고 다닐 가방은 너로 정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아직 끄진 못했지만 왠지 잘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뜨개의 효과인지도).
뭔가를 만들면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항상 망쳐도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심조심, 살살, 걱정하면서, 주저하기보다는 마구, 되는대로, 중간에 되돌아오기도 하고, 그러다 잘 안되면 잠깐 쉬기도 하면서. 이번이 아니더라도 다음번 혹은 다다음번에는 첫 번째보다 훨씬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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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행하라
윤영미 지음 / (주)키이츠서울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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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35년 경력의 베테랑 아나운서인 윤영미의 국내 여행 에세이. 추억이 깃든 국내 숨은 명소들을 아름다운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또한, 여행지를 좋아하게 된 스토리를 그녀만의 섬세한 감성으로 감각적인 비유와 묘사를 통해 친근하게 풀어낸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집콕이 2주간 더 연장된다는 서글픈 소식에

더 간절해진 바깥나들이 여행에 대한 갈증...


여,행하라는

그 갈증을 책으로나만 풀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윤영미 아나운서의 국내여행에세이집이었는데

맘만 먹으면 금방이라도 찾아갈 수  있는 서울의 명소부터

멀리 제주까지 한 번쯤은 모두 찾아가 보고 싶은 명소들이

예쁜 사진들과 함께 소개 되고 있었다.


지금쯤 여의도 윤중로엔 벚꽃이 흩날리고 있을텐데... ㅠ.ㅠ

비내리는 날 찾았던 성곡미술관이며

아이들과 함께 소풍나온 가족들과 미술관 풍경이 어우러져

행복한 공간이었던 장흥 장욱진 미술관도 다시 가보고 싶어지네...



책을 읽다보니 지난해 영화 '이타미준의 바다'를 보고 나서

꼭 가보고 싶었던 방주교회와 수풍석미술관도 소개되고 있었다.

나도 한달쯤 길게 그곳에 머물며

여유있게 그곳의 바람소리를 듣고

비움의 의미를 느껴보고 싶은 곳...


지난 3월엔 친구들과 제주도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하고

10월에 떠나기로 했던 동유럽여행까지 고민끝에 취소하고나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다.

언제쯤이나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런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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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미술사 (무선)
E.H.곰브리치 지음, 백승길 외 옮김 / 예경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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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출간된 미술에 관한 가장 유명한 책 중의 하나. 1950년 영국에서 초판이 간행된 이래 전세계에서 서양미술사 개론의 필독서로 자리잡고 있다. 백승길과 이종숭에 의해 번역된 이 책은 1994년에 간행된 16차 개정증보판을 원고로 한 것이다.

곰브리치는 이 책을 '자신들의 힘으로 이제 막 미술 세계를 발견한 10대의 젊은 독자들'을 위해 저술했다. 그들은 '유식한 체하는 전문 용어의 나열이나 엉터리 감정들을 재빨리 알아내어 분개할 줄 아는 비평가'들이기 때문이다. 즉 이 책은 미술의 세계에 처음 입문하기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으로, 쉽고 폭넓고 친절하게 서술되어 있다.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을 쓰는 데 지은이가 정한 몇가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도판으로 보일 수 없는 작품은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할 것, 둘째는 진정으로 훌륭한 작품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 세번째는 임의대로 도판을 선정하지 않을 것. 분량은 700페이지에 달하고, 컬러 도판 413개가 실려 있다.

선사시대 동굴벽화부터 오늘날의 실험적인 작품들까지, 각 시대와 양식, 작품과 작가를 알기쉽게 정리하고 있다. 미술의 역사란 과거와의 연관 속에서 미래를 암시하는 각 작품들로 끊임없이 구성되고 변화하는 전통의 역사라는 것이 지은이의 믿음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와 이집트에 피라미드가 건설되었던 그 시대가 생생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알라딘 제공]



 

지난달

우연히 보게된 요즘책방 : 책읽어드립니다 15회에 소개된 서양미술사...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지는 몇년되었지만 미술공부를 따로 한 건 아니어서

전시회를 찾거나 해외여행시 미술관에 가게 되어도 제대로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던 차에

이 책으로 어렵지 않게 그림에 입문할 수 있다는 얘기에 후딱 알라딘에서 책을 주문했다.^^;



말로만 듣던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

도착한 책은 700페이지에 가까운 두께로 무게감부터 압박감을 준다.

단숨에 읽을 책이 아니었다.ㅠ.ㅠ


초반부는 솔직히 크게 관심이 있던 분야가 아니어서인지

조금 지루한 감이 들었다.

요즘책방 다시보기로 설민석 선생님 강의를 들으며

얼른 뒤로 가고 싶어 내맘데로 이집트와 그리스는 속성 정리...



조르조네 폭풍우 1508년경 82*73cm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


이 그림이 미술사상 가장 훌륭한 작품의 하나로 손꼽히는 것은 그 내용때문이 아니다. 이것은 이 작은 도판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울지도 모르지만 이것으로도 어렴풋이 그의 혁명적 업적의 편린을 짐작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인물들이 특별히 세심하게 그려진 것도 아니고 구도에서도 별다른 기교가 엿보이지 않지만 이 그림은 분명히 화면 전체에 스며 있는 빛과 공기에 의해서 하나의 전체로 융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뇌우의 선뜻한 빛이 그림 전체를 지배한다. 또한 이 그림이 그 시초일 듯 싶은데 그림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움직이고 있는 무대가 되는 풍경이 이제는 단순한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다. 풍경은 그 나름대로 그림의 주제가 되고 있다.p329


조르조네의 폭풍우

'그림, 눈물을 닦다'의 저자 조이한 선생님의

'자연의 이치를 그리다' 시간에 만난 작품으로

구름이 가득한 하늘

번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성모자상으로 보이는 여인...


종교화가 일색이던 시대에 자연을 그린 이 작품은 꼭 기억해야하는 그림이라고

소개해 주셨던 것 같은데 책에서 다시 만나니 반가왔다.



페터 파울 루벤스, 아이의 얼굴, 루벤스의 딸 클라라 세레나로 추정 1616년경, 33*26.3cm

파두츠 리히텐슈타인 왕실 소장품



도판 257은 작은 소녀의 얼굴인데 아마도 루벤스의 딸인 것 같다. 이것은 구도상의 복잡한 기교도 없으며 화려한 의상이나 흘러내리는 빛도 없는 단순한 소녀의 정면 초상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그림은 살아 있는 사람처럼 숨을 쉬고 맥박이 고동치고 있는 듯 하다. 이 그림과 비교해보면 그 이전 시대의 초상화들은 예술작품으로서는 제아무리 위대하다 할지라도 어쩐지 실물과 거리가 멀고 비현실적으로 보인다. 어떻게 해서 이 생기 발랄한 생명력의 인상을 만들어냈는지 분석해 보려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아마도 입술의 물기를 암시하고 또 얼굴과 머리카락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데 사용한 대담하고 섬세한 빛의 효과와 분명히 관계가 있을 듯 싶다. p400


루벤스와 세기의 거장들에서 처음 만났던 클라라 세레나 루벤스의 초상

루벤스의 많은 재단화등 대작들을 제치고

유난히 마음에 들었던 이 그림은 색연필화로도 모작했던 작품인데

도록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이 그림을 좋아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이번에 알게 된 것 같아 기쁘다.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1656년 318*276cm 마드리드 프라도미술관


우리는 거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벨라스케스 자신을 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가 그리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다. 뒷벽에 있는 거울에 그들의 초상화를 그리도록 앉아 있는 왕과 왕비의 모습이 비춰져있다. 그러므로 중앙의 한무리의 사람들은 화실을 방문온 것으로 여겨진다. 중앙의 인물은 두 시녀를 좌우에 거느리고 있는 왕의 어린 딸 마르가리타 공주이다. 시녀 중의 한 사람은 공주에게 다과를 주고 있고 다른 시녀는 국와 부처에게 절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 시녀들의 이름 뿐 아니라 심심풀이로 궁 안에 데리고 있는 두 사람의 난쟁이의 이름도 알고 있다. 배경에 있는 심각한 얼굴을 한 어른들은 방문객들이 얌전하게 구는지 살피는 것 같이 보인다.

이 그림은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을 알 수는 없으나 나는 카메라가 발견되기 이미 오래전에 벨라스케스는 현실의 한순간을 화면에 담았다고 상상하고 싶다. p409~410


더 늦기전에

미술관투어를 꼭 해보고 싶다고 다시 한 번 결심하게 된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시녀들...

몇해전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이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감동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루브르나 오르세미술관은 가이드 따라가기 바뻐 작품을 오래 들여 감상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는데

프라도미술관은 아침 일찍 관람을 시작해서인지 비교적 여유있게

스페인 회화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엘 그레코, 고야, 벨라스케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얀 베르메르, 부엌의 하녀, 1660년경 45.5*41cm 암스테르담 국립 박물관


책을 읽다가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베르메르의 작품을 보기위해 기꺼이 네덜란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시간...



별다방에 출석체크하듯 별을 모았었는데

어느날부터 열개에 멈춰있다.

동네 카페에 커피도 살겸 바람쐬러 밖에 나오니 흉흉한 뉴스와는 상관없이

봄이 가까이에 온 듯 하다.

이 좋은 계절에 향기로운 소식이 어서 들려 오길...

 

 

전문용어나 얄팍한 감상의 나열이 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평생동안 미술책은 모두 그럴것이라고 백안시하는 악습이 되고있다...나는 이러한 함정을 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평범하고 비전문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평이한 말을 사용하려고 성심껏 노력했다...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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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하는 습관 - 위대한 창조의 순간을 만든 구체적 하루의 기록
메이슨 커리 지음, 이미정 옮김 / 걷는나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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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똑같은 24시간을 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이루는 것일까? 『예술하는 습관』의 저자 메이슨 커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위대한 성취를 이룬 예술가들의 보통의 하루에서 찾고자 했다.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영감으로 일할 것 같은 예술가 대부분은 지독하리만치 규칙적이고 성실했으며 그 누구보다 더 엄격하게 습관을 유지했다.

책은 버지니아 울프에서 프리다 칼로까지, 지난 400년간 이름을 알린 여성 예술가 131명의 일상적인 루틴과 작업 습관들을 소개한다. 몇 시에 일어나서 몇 시에 잠에 드는지, 하루에 몇 시간 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지, 산책과 목욕, 이웃과의 티타임이 창의적 활동에 어떤 활력을 주는지 등 사소할지 모르지만 더없이 결정적인 습관들이다. 영업기밀과도 같은 각자의 ‘일하는 방식’은 위대한 인물들의 습관을 엿봄으로써 동기부여를 얻고 싶은 독자에게 매우 흥미로운 안내서가 되어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반복적 행위에서 창조적 영감을 길어 올린 여성 예술가의 이야기

예술하는 습관...

 

방학특강이 시작되며

출근전 스마트도서관에 들려 여유있게 책을 고르던 일이 있었나 싶게

스마트도서관과는 멀어졌다.ㅠ.ㅠ


그렇다고 유일하게 내 숨통을 트이게 해주는 책읽기를 멈출수는 없는 일...

며칠전 급여이체 문자가 도착하자 알라딘에서

친구에게 선물할 책도 고를겸 새로나온책들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인 책은 바로

지난 400년간 이름을 알린 여성예술가 131명의 일상과 직업습관을 소개한

예술하는 습관이었다.


첫꼭지는 얼마전 관람한 작은 아씨들의 저자

루이자 메이 올콧의 어느 집필광의 몰입...

올콧의 폭필(?)습관은 작은 아씨들에서도

엿볼 수 있다고 하는데

작은 아씨들 영화 속 조가

밤낮을 잊고 심지어 식사도

엄마가 조용히 놓고 갈 정도로 집중해서  

글을 쓰던 장면이 기억났다.


버지니아 울프, 수전 손택, 코코 샤넬, 이사도라 던컨,

쿠사마 야오이, 니키 드 생팔, 아네스 바르다 등 이미 알고 있는 예술가 들도 있으나

모르는 예술가들이 더 많았던 책 예술하는 습관...


넘치는 에너지, 규칙적인 집필 습관, 사소할지는 모르나 남들과는 다른 생활방식에서

그녀들이 유명한 예술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만나게 되었다.



시간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사람의 얼굴을 바꿔 놓듯이

습관은 인생의 얼굴을 점차적으로 바꿔놓는다.

- 버지니아 울프

수전 손택

손택은 끝이 없어 보이는 에너지 덕분에 성공했다. 1959년에 남편과 결별하고 뉴욕에 도착한 순간부터 모든 책을 읽고, 모든 영화를 보고, 모든 파티에 참석하고, 모든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다. 손택의 한 친구는 반 농담으로 손택이 "일주일에 일본 영화 20편을 보고, 프랑스 소설 5편을 읽었다"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손택에게는 "하루에 책 한권 읽기가 그렇게 큰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손택의 아들 데이비드 리프는 훗날 이렇게 썼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머니의 방식을 한 마디로 묘사해야 한다면 그건 열의였어요. 어머니가 보고 싶지 않거나 하고 싶지 않고, 알고 싶지 않은 게 없었죠." 손택 자신도 그런 열의ㅢ 가치를 인정했다. p91

실라 헤티

"내게는 반복적인 일상의 의식이 없다. 『파리 리뷰』에서 읽었던 다른 많은 작가들처럼 완벽한 일정과 규율에 따라 살아가는 삶을 전혀 살지 못하는 내가 실패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했다." 캐나다인 소설가이자 단편소설 작가 헤티는 2016년에 이렇게 말했다. "작가가 되려면 규율이 필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운동 일정과 식이 프로그램 등 어떤 한 가지를 아주 오랫동안 고수할 수 있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다. 내 열정은 아주 빨리 식어버린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헤티는 다소 느슨한 자신의 생활 방식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p203

"좋은 날도, 나쁜 날도 있지만 계속 글을 쓴다." 울프는 1936년에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나처럼 글쓰기로 고통받는 사람은 거의 없을 수도 있다. 아마 그런 사람은 플로베르Flaubert밖에 없을 거다." 울프는 플로베르처럼 규칙적이고 질서 정연한 집필 습관을 유지했다. 거의 평생 동안 아침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매일 글을 썼다. 진행 상황을 매일 일기에 기록했고, 생산적으로 일하지 못한 날에는 자신을 채찍질했다. 전기 작가 헤르미온 리는 이렇게 썼다. "울프는 자신에게 필수적인 일정을 세워서 집필 활동을 구조화했죠. 글쓰기(소설이나 리뷰)는 아침에 제일 먼저 했고, 점심식사 직전이나 직후에 원고를 수정했죠(아니면 산책을 하거나 인쇄를 했어요). 차를 마시고 나서는 일기나 편지를 썼고요. 저녁에는 독서를 했어요(아니면 사람들을 만났죠)." 울프는 밤에는 글을 쓰지 않았다. p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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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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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를 읽은 건 마흔을 훌쩍 넘어 오십이 되던 해였다.

대학에 다시 편입하며 마주했던 논어...

이제 다시 오십이 절반을 훌쩍 넘기며

202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을 읽기 시작했다.


중용(中庸)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


지난주,

전라도와 강원도를 오가며

달려도 너무 달려 방전모드인 내게 꼭 필요했던 책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의 저자 신정근 교수의

8년만에 출간한 이 책은

1강 극단치우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2강 발각모든 것은 결국 알려진다
3강 곤란중용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
4강 단순사실 쉬운데 어렵다고 생각할 뿐이다
5강 중심마음 근육의 중심 잡기

총 다섯개의 Section으로 나뉘어 있다.



무지 : 뭘 먹어도 맛을 하는 이가 드물다


가장 먼저 내 무지함을 알게 한 무지?.... ^^;

입문 - 승당 - 입실 - 여언 순으로 책을 읽다보니 무지란 단어가 새롭게 느껴진다.

해야할 도리에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현상을

그 맛을 먹고도 그 맛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 견주고 있다는데

나역시 공자의 말은 알 듯 말 듯 물음표의 연속...

자만 : 어리석으면서 무조건 제 고집을 피우다


뒤돌아보면 보기와는 달리 난

학창시절 학년이 바뀌는 신학기가 늘 두려웠다.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기대감보다는 긴장감이 우선해 신학기 증후군으로

심지어 아파서 개학날 학교에 가지 못한 일도 있을 정도로

걱정대마왕이었는데 이 버릇은 지금도 계속되어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야 하는 개강일에는

두통과 함께 발진이 생기기도 할 정도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만남이 쉽지 않다. ㅠ.ㅠ


책에서 소개된 유형중 굳이 꼽자면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여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나는 진실형에 속하는 것 같다.

처음엔 색안경을 끼고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는 수강생들을

하나씩 설득하며 진실하게 열심히 강의를 하다보면

수료할때쯤이면 달라진 공기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중용대로 살기가 바람직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중용대로 살기가 쉽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았다면 『중용』이란 책은 세상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맞는 말이네.ㅋ

신중 : 방구석에서조차 부끄럽지 않네


다른사람이 보느냐는 문제는 부차적이다. 이처럼 내가 한 일이 어딘가에 분명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한 일이 확실하게 인지되어 기억되어 사실로 분명하게 있게 된다. 그 역할을 신이 하지 않는다면 마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p274


중반부를 넘기며 어차피 내가 못해낼일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는데

다시 도전을 받는 기분이 들었던 후반...


아니 내 집에서도 옷차림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도 목이 늘어나서 외출용으로는 입지 못하는 옷이고

날씨가 추워지니 기모파자마가 내 일상복인데.... ㅋ

비교적 도덕적이고 율법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자주 혹은 가끔 쓰던 60개의 문장들이 번갈아 공격적(?)으로 튀어 나오며

남은 내 인생의 중심을 잡기 위해

자꾸 반성모드가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책이었다.

 

 

『중용』 하면 평온하고 차분한 이야기가 나오리라 예상할 수 있다. 『중용』은 극단이 판을 치는 ‘소은행괴’의 세상에서 주위에 널려 있고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평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쉰의 나이도 조명이 쏟아지는 특별하고 화려함보다 공기처럼 편안하고 일상처럼 부담 없는 보통에 다시 눈이 가는 때다. 보통이 결국 오래가기 때문이다. 『중용』과 쉰의 나이는 평범함에서 잘 어울린다. p21

마음도 확고하게 기준이 서 있으면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복잡해서 머리가 아플 수는 있지만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지 않는다. 이것이 마음의 중심이고, 그 중심을 잡는 힘이 마음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확고하게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중용』만큼 마음 근육의 중심을 잡는 문제를 두고 고민한 책이 없다. p104

도대체 무엇이 하루 몇 분이라도 자신을 돌이켜보지 못하게 할까? 그것은 바로 일상의 비정상화다. 우리가 일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면 시간에 맞춰 살 것이 아니라 시간을 이끌어가며 살 필요가 있다. 먼저 하루 얼마의 시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아울러 내가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안에 불빛을 비춰 부끄러워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마음은 숨길 곳이 아니라 자주 들여다봐야 할 곳이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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