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 기울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인생을 만나다 내 인생의 사서四書
신정근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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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논어를 읽은 건 마흔을 훌쩍 넘어 오십이 되던 해였다.

대학에 다시 편입하며 마주했던 논어...

이제 다시 오십이 절반을 훌쩍 넘기며

2020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을 읽기 시작했다.


중용(中庸)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아니하고 한쪽으로 치우치지도 아니한, 떳떳하며 변함이 없는 상태


지난주,

전라도와 강원도를 오가며

달려도 너무 달려 방전모드인 내게 꼭 필요했던 책

'오십, 중용이 필요한 시간'...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의 저자 신정근 교수의

8년만에 출간한 이 책은

1강 극단치우친 세상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2강 발각모든 것은 결국 알려진다
3강 곤란중용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
4강 단순사실 쉬운데 어렵다고 생각할 뿐이다
5강 중심마음 근육의 중심 잡기

총 다섯개의 Section으로 나뉘어 있다.



무지 : 뭘 먹어도 맛을 하는 이가 드물다


가장 먼저 내 무지함을 알게 한 무지?.... ^^;

입문 - 승당 - 입실 - 여언 순으로 책을 읽다보니 무지란 단어가 새롭게 느껴진다.

해야할 도리에 지나치거나 모자라는 현상을

그 맛을 먹고도 그 맛을 제대로 모르는 상황에 견주고 있다는데

나역시 공자의 말은 알 듯 말 듯 물음표의 연속...

자만 : 어리석으면서 무조건 제 고집을 피우다


뒤돌아보면 보기와는 달리 난

학창시절 학년이 바뀌는 신학기가 늘 두려웠다.

새로운 선생님을 만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시간이

기대감보다는 긴장감이 우선해 신학기 증후군으로

심지어 아파서 개학날 학교에 가지 못한 일도 있을 정도로

걱정대마왕이었는데 이 버릇은 지금도 계속되어

새로운 학생들을 만나야 하는 개강일에는

두통과 함께 발진이 생기기도 할 정도로

새로운 환경, 새로운 만남이 쉽지 않다. ㅠ.ㅠ


책에서 소개된 유형중 굳이 꼽자면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여 함께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으로

나는 진실형에 속하는 것 같다.

처음엔 색안경을 끼고 수업에 잘 참여하지 않는 수강생들을

하나씩 설득하며 진실하게 열심히 강의를 하다보면

수료할때쯤이면 달라진 공기를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중용대로 살기가 바람직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
중용대로 살기가 쉽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살았다면 『중용』이란 책은 세상에 나타날 필요가 없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맞는 말이네.ㅋ

신중 : 방구석에서조차 부끄럽지 않네


다른사람이 보느냐는 문제는 부차적이다. 이처럼 내가 한 일이 어딘가에 분명하게 남아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한 일이 확실하게 인지되어 기억되어 사실로 분명하게 있게 된다. 그 역할을 신이 하지 않는다면 마음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p274


중반부를 넘기며 어차피 내가 못해낼일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는데

다시 도전을 받는 기분이 들었던 후반...


아니 내 집에서도 옷차림이나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고???...

지금 입고 있는 티셔츠도 목이 늘어나서 외출용으로는 입지 못하는 옷이고

날씨가 추워지니 기모파자마가 내 일상복인데.... ㅋ

비교적 도덕적이고 율법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자주 혹은 가끔 쓰던 60개의 문장들이 번갈아 공격적(?)으로 튀어 나오며

남은 내 인생의 중심을 잡기 위해

자꾸 반성모드가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되는 책이었다.

 

 

『중용』 하면 평온하고 차분한 이야기가 나오리라 예상할 수 있다. 『중용』은 극단이 판을 치는 ‘소은행괴’의 세상에서 주위에 널려 있고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평범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있다. 쉰의 나이도 조명이 쏟아지는 특별하고 화려함보다 공기처럼 편안하고 일상처럼 부담 없는 보통에 다시 눈이 가는 때다. 보통이 결국 오래가기 때문이다. 『중용』과 쉰의 나이는 평범함에서 잘 어울린다. p21

마음도 확고하게 기준이 서 있으면 어떤 일을 당하더라도 복잡해서 머리가 아플 수는 있지만 어찌할 줄 몰라 당황하지 않는다. 이것이 마음의 중심이고, 그 중심을 잡는 힘이 마음 근육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이 확고하게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실 『중용』만큼 마음 근육의 중심을 잡는 문제를 두고 고민한 책이 없다. p104

도대체 무엇이 하루 몇 분이라도 자신을 돌이켜보지 못하게 할까? 그것은 바로 일상의 비정상화다. 우리가 일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으려면 시간에 맞춰 살 것이 아니라 시간을 이끌어가며 살 필요가 있다. 먼저 하루 얼마의 시간이라도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자. 아울러 내가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펴보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나의 안에 불빛을 비춰 부끄러워할 것이 있는지 살펴보자. 마음은 숨길 곳이 아니라 자주 들여다봐야 할 곳이다.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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