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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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예술은 역사 속에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현시점의 미술을,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화가와 작품을 좀 더 세밀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사의 흐름을 알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은 조각조각 쪼개진 지식을 하나의 줄기로 엮어내어, 주요 화가와 작품이 왜 등장하게 됐고 어떻게 인정받게 되었는지를 유기적인 인과관계 속에서 풀어낸다.


동시에 이 책은 그동안 주류 중심으로 설명되던 서양미술사를 약자와 소외된 이들, 비주류의 관점에서 다시 조망하는 이야기 미술사이기도 하다. 남들은 잘 모르는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면을 소개해주고 있기 때문에, 교양 지식을 높이는 것은 물론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이제 미술사의 서사를 이끈 주연들의 이야기, 그리고 순간순간을 빛낸 조연들의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면서, 관점을 바꿨을 때 비로소 보이는 놀라운 미술사를 만나보자.

<인터넷 알라딘제공>


어떠한 서사에서 중심이 되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연이 있다면, 그 옆에는 반드시 조연이 있어야 한다. 조연이 없다면 이야기가 개연성 있게 흘러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연보다 더 화면을 장악하는 ‘씬 스틸러’가 있듯이, 미술사에서도 그 순간을 빛낸 조연들이 있다.
나는 미술사의 서사를 이끈 주연과 더불어 이런 조연들을 함께 소개하고 싶었다. 혼란스러운 역사적 전환기에서 다시금 과거의 미술을 바라보고, 지금 우리에게 관점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싶었다. 재미있게도 이렇게 모으다 보니 결과적으로 그 시대에 소외되었던 작은 이야기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담겼다. 어두운 그늘에 있던 작은 이야기를 꺼냈다는 점에서, 착한 미술사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착하다’의 기준은 각기 다를 테지만 말이다. p10~11

종교적 교리를 전달하고자 하는 성상화에는 여러 성인(聖人)들도 등장한다. 성인들은 기독교를 위해서 순교를 한 사람들로, 교단에서 인정을 받아야만 가능했다. 인정을 받으면 생전의 업적 혹은 순교한 방식에 따라 특정한 성물이나 행동의 도상으로 표현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중 독특한 성인이 있다. 멋진 갑옷을 입고 붉은 십자가가 새겨진 깃발이나 방패를 든 채 등장하는 성 조지이다. 이것은 성 조지의 업적 때문이다. 
p61

 

메디치가는 전통적으로 유서를 남기지 않고 죽을 때 유언만을 남기기 때문에, 이 그림은 공공연히 자신의 후계를 발표한 것과 다름없었다. 더욱이 코시모는 통풍으로 거동이 불편해지고 여러 번 암살의 위협에 처한 이후, 공식적인 일을 처리하거나 외부의 인사들을 만날 때 모두 이 기도실을 이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그림은 공식적인 선전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p133


전원시 속 인물들은 직접 농사를 짓거나 양을 치는 생활인이 아니라 목가적인 시와 풍경을 예술로 즐기던 이들이었다. 그런 문화를 향유하는 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18세기 귀족과 부르주아들은 목동으로 변장한 뒤 맛있는 식사와 음악, 예술을 즐기며 연애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목가적 풍경 속 이야기는 실제와 유리되어 순수한 사교적 놀이가 되었고, 이는 그림 속에도 반영되었다.  p183

 

1863년, 여느 해처럼 살롱전을 위해 전 세계에서 온 그림들을 아카데미 회원들이 심사를 했다. 하지만 당시 아카데미의 취향에만 맞는 그림을 뽑는다던지 혹은 선출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견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폴레옹 3세는 살롱전이 민주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낙선전’을 열게 하였다. 살롱전과 낙선전에 각기 걸린 작품들을 대중이 직접 보고 자연스럽게 판단할 수 있기를 바란 것이다.
살롱전에서 주목을 받은 것은 1등을 한 알렉산드로 카바넬의 작품이었다. 작품명은 〈비너스의 탄생〉으로, 바다 위에 이제 막 태어난 비너스가 누워있는 모습이다. 반면 바로 옆의 낙선전에서는 마네의 〈풀밭 위의 점심식사〉가 단연 화제였다.  p277


그린버그는 모든 예술은 각 장르의 순수한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회화의 경우에는 ‘평면성’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회화가 평면이라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르네상스 이후 오랫동안 유럽에서는 회화의 평면을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겼다. 평면이라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로 3차원적 공간이 눈앞에 있는 듯한 환영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이를 처음 깬 것이 바로 인상주의자들이었다. 그린버그는 마네로부터 드러낸 회화의 평면성이 바로 아방가르드, 즉 앞서 나가는 미술의 특성이라 생각했고, 이를 극대화한 것이 회화의 평면을 강조한 추상표현주의라 여겼다. p322



그동안 몰랐던

서양 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미술관련 책을 읽고 미술관을 찾으며

조금씩 그림과 친해중인 내게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는

두껍고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보단 

편안하게 미술과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표지의 작품이

툴루즈 로트렉의 <세탁부>라는 걸 알아봤다. 야호!~

이렇게 그림의 제목과 함께 화가의 이름이 떠오르는 순간

더딘 진보지만 그림공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


비제 르브룅 <마리 앙투아네트> 1783년

비제 르브룅 <마리 앙투아네트> 1783년이후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은 여러점이 있는데, 그중 로코코풍 의상을 입은 초상화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일단은 화가인 비제-르브룅이 여성이라는 이유가 컷다. 비제-르브룅은 귀부인의 초상화를 잘 그려서 유명해졌지만 프랑스 아카데미의 정식 회원이 될 수 없었기에, 다른 회우너들의 견제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의 명성을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궁으로 초대해서 자신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고 이내 둘은 친해졌다. 연배도 비슷했고 무엇보다 둘 다 외모와 함께 패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불편하고 무거운 거대한 드레스 대신, 당시 로코코 문화에서 유행했던 가벼운 소재의 모슬린 드레스에 레이스 장식이 달린 의상을 입는 것을 좋아했다. p190


며칠후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관람할 예정이어서인지

가장 재미있게 읽은 섹션은

절대왕정의 미술, 바로크와 로코코였다.

이렇게 작품과 함께 공부한 서양미술사는 오래 기억될 듯 하다.


화려한 드레스와 붉은 볼이 인상적인 위의 비제 르브룅 <마리 앙투아네트>과

아래 1783년이후의 모슬린 드레스의 <마리 앙투아네트>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나서인지 편안한 드레스를 입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얼굴이

더 밝아 보이는 건 기분탓일런지...

권위와 관습을 버리고 조금씩 변화하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뮤지컬에서도 만나볼 수 있겠지?


부세 <점심> 18세기경

샤르댕 <식사전 기도> 1740년


유사하게 장르화를 그렸던 샤르댕은 그 내용보다는 일상적인 모습이나 정물 등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 더 많이 관심이 많았다.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회원이기도 했고 루이 15세가 작품을 소장하기도 했지만, 샤르댕은 당시 로코코 화가들이 그렸던 달콤한 풍경보다는 서민 생활을 주로 담았다. 두 딸과 어머니의 소박한 식사 자리에 부드러운 빛이 감싸고 있다. 어머니는 식사를 준비하고 있고 어린 딸이 작은 손을 모아 기도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라는 작은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앞서 부셰가 그렸던 부르주아의 점심 모습에 비하면 매우 소박한 식사전경일 것이다. 금으로 장식된 장식물도 없고 어머니와 아이의 옷에는 화사한 빛깔의 리본 하나 없다. 그렇지만 부드럽고 안정된 분위기를 선사하며 친밀감이 들게 만든다. 이렇게 샤르댕은 주로 여성과 아이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소재로 삼았다. 특히 아이들을 그릴 때는 카드놀이나 비눗방울, 팽이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주로 표현했다. 이는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 루소의 영향을 받은 것이었다. p201~202


또 하나 유명한 작품들 사이에서 처음 만났지만 오래 마음에 남게 된 작품

샤르댕의 <식사전 기도>는 두 딸을 키운 엄아여서인지 소박하지만 정겨운 화가의 작품은

소장하고(?) 싶은 그림중에 하나가 되었다.

부세의 작품 <점심>과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된 듯 하다.


고대 그리스.로마부터 20세기 현대미술까지,

서양미술사의 주요 흐름을 정리 할 수도 있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어 흥미로왔던 책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였다.


다음에 알아볼 수 있는 그림이 요만큼 더 늘어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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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
김우석 지음 / 필름(Feelm)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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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는 김우석 작가의 첫 번째 산문집으로, 빛이 보이지 않는 긴 방황 속에서 흔들리고 부딪히며 불안했던 완전하지 못한 마음의 문장들을 담고 있다. 우리는 모두 완벽하지 않다. 그 불완전함이 때로는 걸음을 멈추게 하고, 눈물짓게 하고, 후회와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저자는 “성장은 아픔 속에서 위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밑으로 깊어지는 것”이라고 말하며, 결국 온전하지 못한 시간을 모른 척하지 않고 받아들인다면, 반드시 내가 나로서 깊어지는 순간을 만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자주 내가 싫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놓지 않고 조금씩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사랑하고 있다”는 저자의 글은 “포기가 아니라 어떻게든 살아내겠다”는 성장의 기록이자 우리에게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다. 당신은 당신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잘해오고 있다고, 그러니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담담하지만 다정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우리의 마음을 다독인다. 관계에 상처받고 불안한 현실에 흔들리고 자주 내가 싫어 무너지지만, ‘그래도’ 끝내 자신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을 소중한 당신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인터넷 알라딘서점 제공>

 

 

넘어지고 무너져도 자신을 미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힘들어도 다시 한번 일어나려고 애쓰던 너의 모습을 대견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너는 너의 시간 속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살고 있다고. 여름이 오기 전 꼭 말해주고 싶었다. p29


연필로 흰 종이 위에 ‘삶’을 적었다. 그 옆에 ‘사람’을 썼고, 미음 받침 모서리를 둥글게 말아 사람을 ‘사랑’으로 바꿔 적었다. 이응 받침이 다른 자모음보다 굵어졌다. 사람을 깎아야만 사랑이 되는 게 아니라 사랑이 사람으로 두터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오늘도 연필을 쥐었다. p89


오롯이 혼자가 되지 않으면 스스로 온전할 수가 없다. 혼자인 시간을 통해 오히려 나와 타인과의 관계에서 깨달은 게 하나 있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자 했던 행동들이 오히려 자신에게 좋은 사람이 될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 p156


관계도 중요하고 사랑도 중요하지만 6월만큼은 내가 우선이 되었으면 한다. 몸도 마음도 정비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나를 되돌아보고 마음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장마가 시작되면 우리에게 여유는 허락되지 아니할 테니. p189




바다 보고 싶다는 말로 지쳤다는 말을 대신한다는

김우석작가의 첫 산문집

'가끔 내가 마음에 들었지만, 자주 내가 싫었다'를 읽었다.


제목도 그랬지만

다 내얘기 같고 내마음 같아서

책을 쉽게 덮을 수가 없었다.


수없이 방황하고 한편으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죄책감에 힘들어 하던 청소년기를 지나

과외에 식당알바까지 경제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캠퍼스의 낭만 따위는 없던 대학시절...


전투적이었고 늘 날서 있었던 전산실 프로그래머에서

구원이라고 믿었던 결혼이 더 늪 같았던 암울했던 신혼까지

뒤돌아보면 나역시 나도 자주 내가 싫었다. ㅠ.ㅠ


그래도 무너져 내렸을 망정 주저앉지 않고

여기까지 오고보니 잘 참고 견뎠구나 싶기도 하다.


나무를 간직한 세월은 시옷을 남겼습니다. 시간과 사랑, 삶과 쉼, 시와 사람, 그리고 슬픔, 남겨진 시옷들을 바라보면서 시옷처럼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책을 펴내어 차례대로 단어를 적고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그 아래 문장을 지어 여백을 세웠습니다. 시간이 변해도 변하지 않을 마음을 담았습니다.

'시간이 흘러도 사랑하는 삶을 살고, 버티다가 지칠 땐 쉼을 내어주어, 시를 읽고 사람을 만나 슬픔을 허락하면 조금은 덜 외롭겠습니다.' p59~60 


시옷


시간

사랑

사람

슬픔

.

.

.

.


책속의 많은 문장들이 마음에 남았지만

시옷처럼 살아도 괜찮겠다는

이 구절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보니

난 비읍처럼 살고 싶었었는데...


비읍


바람

바보

바위

부자?!

.

.

.

.


비처럼 바람처럼 훠이훠이 떠돌다  바보처럼 살아보기도 하고 바위처럼 굳건히 자리잡아 아이들이 기댈 곳이 되고 싶기도 했는데

부자로 살고 싶었다고 하면 너무 속물일까?!... ^^;


이젠 자주 스스로를 칭찬해주고, 가끔만 싫어하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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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
정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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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카톡, SNS, 메일, 리포트, 자기소개서, 기획서…. 우리는 매일 어디엔가 글을 쓴다. 온라인 만남이 잦아지며 누구도 글에서 도망칠 수 없게 되었다. 작가가 아니어도, 카피라이터가 아니어도, 우리 모두는 일터에서, 일상에서 글을 쓰며 살아간다. 글 한 줄이 사람의 인상을 결정짓기도 하고, 글 하나로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바뀌기도 하니, 이제 글을 못 써도 괜찮은 사람은 없어진 셈이다.

‘나라를 나라답게’, ‘코로나는 코리아를 이길 수 없습니다’ 등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명 카피를 탄생시킨 국가대표 글쟁이 정철. 다른 사람도 늘상 하는 이야기, 반복적인 생각, 뻔한 메시지에서 탈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그가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을 말 그대로 생중계한다.

《누구나 카피라이터》에는 1인 카피라이터 정철이 의뢰를 받고, 고민을 거듭하고, 경쟁하고 실패하고, 대안을 준비하고, 상대를 설득하고, 결과에 이르기까지 일하는 전 과정이 일기처럼, 편지처럼 담겨 있다. 한 번쯤 들어 본 유명 카피가 탄생한 에피소드와 함께, 광고주에게 선택받지 못한 카피들 또한 수줍게 들어 있다.

‘생각이 글이 되는 과정 생중계’라는 형태를 통해 돼지고기 광고부터 대통령 선거 카피까지 다양한 의뢰를 받아 일하는 과정을 담았고, 각 꼭지 마지막에는 ‘밑줄’ 코너를 두어 카피 창작의 핵심 키워드를 정리했다. 중간 중간 들어간 ‘기억의 공책’에는 그가 일상 속에서 메모한 단상들을 엿볼 수 있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사람과 삶에 대한 묵직한 통찰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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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카피라이터

몇해전 재미있게 읽었던 카피책, 인생의 목적어의 저자 정철님의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에 엄청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블로그에서 하루에도 수백명, 가끔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는 날은 수천명 이상의 사람들이 내 글을 읽다는 것이 어느날부터는 약간의 부담감과 함께 부끄럽기도 하고 글을 더 잘 써야한다는 압박을 느끼기도 해서 포스팅 자체가 힘든 날이 있다.

내생각을 혹은 내마음을 잘 전달하고 싶은데 맞는 단어나 문장인지 스스로도 혼란스러운 날이...ㅠ.ㅠ

 

 

 

생각의 재료가 추려지면 추린 그것들만 가지고 씨름을 하지.

찾은 키워드를 남이 쓰고 있지는 않은지

격언을 슬쩍 변형하여 슬로건으로 쓸 수 없는지

지금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스무글자로 압축할 수 있는지

혹시 컬러 마케팅이 가능 한지

죽은지 300년된 인물을 모델로 세울 수는 없는지

두 브랜드를 엮은 콜라보 마케팅은 어려운지

과연 광고주를 설득할 수 있는지.

머리속에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재미있게 풀어놓은 이책은 한 번쯤 들어 봤을 법한 카피,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카피는 이렇게 만들어지는구나를 현장감 있게 만나 볼 수도 있었고 아쉽게 선택 받지 못 한 카피 이야기도 함께 아쉬워하며 만나볼 수 있었다.

 

 

브리프 여백은 또 하나의 공백

처음 떠오르는 것이 아이디어 A안이 된다

시대의 고민이 타깃의 고민

문턱을 발로 차버리는 것이 역발상

광고와 브랜드 사이에 연결고리 하나는 있어야 한다

- 밑줄긋기

 

섹션의 마지막 부분에는 앙증맞은 스탠드 그림과 함께 밑줄긋기가 실려있는데 정말 무릎을 딱 치게 할 정도의 신박한 카피(?) 문장들이 정리되어 독자의 마음을 훔친다.

 

조금 더 생각하고 조금 더 파고들면

나 또한 지금까지와는 또다른 소통하며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을까?...

늘 익숙했던 관성을 깨고

글 잘 쓰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누구나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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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 풀꽃 시인이 세상에 보내는 편지 아우름 50
나태주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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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쉰 번째 주제는 ‘풀꽃 시인이 젊은 세대에게 전하는 지혜’이다. 풀꽃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나태주 시인이 청소년과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희망과 응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나태주 시인이 전국을 돌며 계속해 온 강연 내용 가운데 젊은 세대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시인이자 교사로 오랜 세월 살아오며 체득한 경험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마치 편지를 쓰듯 친근하게 말을 건네는 나태주 시인의 글에는 세상 살아가는 지혜로 가득하다. 공부, 성공, 사랑, 행복이란 무엇인지, 삶을 마주하는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따뜻한 조언이 담긴 글들과 함께 〈풀꽃〉을 비롯해 젊은 세대에게 도움이 되는 시 17편과 그에 얽힌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다.

<인터넷 알라딘서점 제공>

 

 

 

괴테의 충고처럼 애당초 자신의 방향을 잘 정해서 살아야 할 일입니다. 조금쯤 늦더라도 진정 자기가 원하는 인생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지나치게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기웃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인생은 나의 인생입니다. p60-61

그건 우리네 인생도 그렇습니다. 절대로 시련이나 결핍 없이 좋은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진정으로 성공하고 싶으면 시련이나 결핍을 견뎌야 합니다. 눈감거나 피할 일이 아닙니다. 당당히 맞서 이겨내야 합니다. 저 풀이나 나무들이 겨울의 터널을 지나고 나서야 예쁜 꽃을 피우는 것처럼 말입니다. p68~69


어디까지나 터닝 포인트는 유턴하고는 달라요. 유턴이 가던 길을 돌아서 오는 것이라면, 터닝 포인트는 가던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나가는 그 어떤 계기를 말해요. 터닝 포인트가 열어주는 길은 처음 가는 길이고 낯선 길이고, 그러므로 눈부신 길이고 놀라운 길이에요. 누구나 그 길 위에서 새로운 인생과 축복을 만날 거예요. p72

우리말 가운데서 사랑이란 말처럼 아름다운 말은 없어요. 사랑, 사랑, 하고 소리 내어 부르면 저절로 가슴이 따뜻해지고 나 자신이 환해지는 듯 느껴져요. 사랑. 아무래도 가까이하면서 살 일이에요. 잘 참아주고 기다려주고 때로는 져주는 것이 사랑의 가장 좋은 모습, 깊은 모습이라고 그래요. p80


아이들도 압니다. 〈풀꽃〉 시에서 가장 감동을 주는 문장이 어떤 것이냐고 물으면 대번에 ‘너도 그렇다’라고 답해 옵니다. 물론 서로 미리 상의한 일이 아니지요. 이런 데서도 나는 느낍니다. 인간에게는 영혼이 있어서 시의 문장은 그 영혼의 길을 따라 설명 없이, 연결 고리 없이 전달된다고. p138



 

나태주/ 풀꽃1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지난 생일에 선물 받은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이어

나태주님의 신간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를 읽고 있다.

선물 받기 전부터 '풀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외에도 '행복' 등

마음에 와 닿는 시들이 많았던 차에

우연히 시청한 TV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통해

유쾌하지만 또 깊은 통찰에서 나온 따뜻한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보고 나서는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이 책은 나태주님의 자기 소개부터 시작된다.

1945년 민족 광복의 해에 태어난 키가 작았던 아이...

열등의식을 극복하고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는 시인의 이야기는 젊은 이들에게

공부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하고, 바람직한 성공은 무엇인지 등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이야기들과 함께 진심어린 응원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




 

세가지 삶


첫 번째 삶은 잘 사는 삶입니다.
두 번째 삶은 아름다운 삶입니다.
세 번째 삶은 행복한 삶입니다.

​.

.

.

타인과 나를 비교하지 맙시다. 나의 것을 더 많이 아끼고 사랑 합시다. 자기를 칭찬하고, 자기를 위로하고, 자기에게 용기를 줍시다. 오늘은 그렇지만 내일은 분명 더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믿어 봅니다. 그러면 힘든 날, 지친 날일지라도 조금씩 행복해지는 마음이 될 것입니다. 행복한 삶이야말로 우리가 가장 원하고 꿈꾸는 좋은 삶입니다.

- 마이너 없이 메이저 없다 -



 

젊은이들에게 건네는 위로라고 하지만

내게도 위로였던 시인의 말.


내가 가진게 많았다면?!...

남과의 비교는 이제 그만!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주문을 거는 중...


행복. 그것은 객관이 아니고 주관입니다.

어디까지나 본인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인정해야만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행복해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그냥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하고 인정하면 되니까요. p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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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일심동책 - 디테일로 보는 책덕후의 세계 일상이 시리즈 6
김수정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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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책러들에게 고백하는 어느 책덕후의 책 사랑법을 담은 에세이집. 너무 좋아해서 말하고 싶어 근질근질한 책의 매력, 책의 쓸모, 또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떤 곳에서 함께 살고 싶은지 등등을 책을 향한 팬심으로 연결된 책벌레들과 공유한다. 책과 관련된 것은 무엇 하나 지나칠 수 없는 미술 전공자인 저자가 눈에 띌 때마다 모아두었던 책과 이어진 그림 이야기를 담았다.

책이 좋아 책을 읽고, 책은 또 생활 곳곳에 그 영향력을 미친다. 얼굴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고 지역도 다르지만, 이 별의 책벌레들은 단 하나의 사상으로 맺어진다. 우리는 모두 책을 ‘먹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양식이라는 면에서 책은 생존에 필수품이니까.

<인터넷 알라딘서점 제공>

 

 

 

나는 연필을 들어 Good, ☆, Review 등의 표시를 한다. ?나 !를 쓰면서 궁금함과 충격을 표하기도 하고, 때로는 의문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는다. 제목이나 프롤로그 등을 통해 이 책의 키워드가 될 만한 단어를 인지하고 네모 혹은 동그라미로 표시한다. 동형 도 다 의미가 있다. 네모는 개념이고 세모는 인물이며 역삼각형은 장소다.색깔마다 붙이는 포스트잇도 다 다른 역할이다. 하늘색은 인문학적 단어 혹은 개념, 노랑은 언어적 표현, 초록은 이 내용의 배경설명, 보라는 강의에서 강사가 강조한 부분들이다. p39~40


책벌레는 책벌레를 바로 알아챌 수 있다. 대개 가방이 크다. 배낭을 멘 경우가 아니면 꼭 가벼운 에코백이어야 한다. 작고 예쁜 가방은 멜 수가 없다. 아무리 작아도 책 한 권은 들어가야 하니까.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한 손으로는 손잡이를 잡고 한 손으로는 책을 읽느라 늘 기우뚱한 모양새다.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욕심내느라 책 앞에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손 닿을 가까운 곳에 책을 대여섯 권 이상 쌓아 둔다. 차림새는 유행 모르고 허술한데 사는 책만은 늘 최신형이다. 의식주에 쓰는 돈만큼 책에 돈을 쓴다. 비주얼은 겸손한데 책 씀씀이만큼은 재벌급이다. p180


화제의 베스트셀러는 일단 안 사고 미뤄둔다. 나중에 헌책방에 가서 그 책을 구입해야지 하면서도 당장의 마케팅에 지고 싶지 않은 오기가 있다. ‘베셀’의 명성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얼마간의 검증 기간을 꼭 거쳐야 한다. 반대로 인지도가 높지 않은 좋은 작가의 새 책은 꼭 신간으로 산다. 저자에게 돌아갈 인세에 담긴 마음의 무게를 안다. 교보문고에 가면 맡을 수 있는 책 향에 민감하다. 만만하지 않은 룸스프레이 가격 탓에 당근마켓 키워드로 ‘교보문고 시그니처 향’ 알림을 맞춰 둔다. 아이폰 전용으로 나오는 트웰브 사우스 브랜드의 ‘BookBook’ 휴대폰 케이스를 쓰는 사람을 보면 환장한다. 그는 99.9퍼센트 우리 종족 책벌레다. p188



'그림의 눈빛', '미술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의 저자 김수정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이 세상 책러들에게 고백하는 책덕후의 책 사랑법

'일상이 일심동책'


작가가 들려주는 그동안의 그림이야기도 좋았지만

이번 책이야기는 더 좋았다. ^^


이토록 책을 좋아하고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이라

글쓰기가 남달랐구나 싶어지기도 하고

아빠의 서재를 읽으면서는

저자의 집처럼 천장높이까지 짜놓은 책장에 꽂혀있던

엄마, 아빠의 책들과 계몽사와 삼중당문고를 읽으며

무한히 상상하고 행복해했던 어린시절을 떠올렸다.



 

에곤 실레 「실레의 노이렌바흐 방」


한 때는 그림폴더에 '책읽는 여인'을 비롯한 그림들을

모으던 시절이 있었는데 저자의 책과 이어진 그림이야기도

역쉬 전문가는 다르구나 싶어진다.


책은 새책처럼 읽고 보관하는 것을 좋아하고

아직 이북보단 종이책을 선호하는 나지만

언젠가는 저자처럼 비밀부호를 알록달록 기록하며

새로산 이북 리더기를 자랑할 날이 곧 올찌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함께 행복해지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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