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
박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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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힘없는 존재로 살아가지만 우리는 불의와 불공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희생을 감내하고 꼬일 대로 꼬여버린 인생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로 인해 세상이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어떻게 어떠한 모습으로 태어났든 그 자체가 소중하고, 살아갈 날들이 길게 느껴지지만 결국 짧기만 한 인생이라는 것. 그렇기에 살아있는 고통마저도 행복 속에 녹아있는 일부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만나 보기 바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한없이 힘없는 존재로 살아가지만 불의와 불공정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희생을 감내하면서 인생을 꼬여버려 절망하기도 하지만 그로 인해 세상이 바뀌기도 한다는 것을 실감하기도 한다.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최악의 조건에서도 경코 좌절하지 말고 자신을 사랑하면 자존감도 높아진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지탱하게 만드는 원동력임을 가슴에 새기며 살아갔으면 좋겠다. 어떻게 어떠한 모습으로 태어났든 태어나싸는 자체가 소중하고 살아갈 날들이 길게 느껴지지만 결국 짧기만 한 인생, 그렇기에 살아있음에 고통이 따를 때도 있지만 이마저도 행복 속에 녹아있는 일부라 생각한다.p4

온실속의 따뜻함도 있었지만 그저 춥기만 했던 인생의 외길! 어쩌면 평온함에 젖어 마음 편히 살기보다는 두려움과 맞서야 했고 또 외롭고 절대적 고독함에서 오는 빈곤과도 싸워서 이겨야 했다.
그래야 인생을 살아 갈 수 있었고 그것이 내 숙명이기도 했다.
언제간 따스한 햇볕이 나를 비춰줄 것이란 믿음 하나로 내 스스로를 위로했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을때 학교를 나가는 방향으로 마음을 굳히게 되었다. p54


처음부터 소방에 관심을 두고 합격했더라면 이렇게까지 기쁘진 않았을 텐데, 참 사람의 마음이 왜 이리도 간사하기만 한 건지. 마음고생이 심하지 않았다면 그냥 무덤덤하게 합격의 기쁨을 누렸을텐데 말이다.
누구에게는 당연하게 얻을 수 있는 합격소식이었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너무나 힘겹게 얻어낸 결과물이었떤지라 그저 눈물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p126~127


잠자고 있는 아이들과 아내를 바라보았다.
이마저 꿈이 아닐까 잠시 멈칫했다. 다행히도 꿈이 나니란 걸 확인하고는 안도감이 밀려왔다. 이 행복을 결코 잃지 않으리.
그리고 내가 받아보지 못했던 사랑을 이 자그마하고 아늑하기만 한 울타리에 듬뿍 심어주리라.
근본없이 살아왔고 그 삶마저 미천했지만 화목한 가정이 꾸려지면서 고귀한 삶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그 중심에는 지금의 아내와 아이들이 삶의 기둥으로 우뚝 서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인생의 도화지에 초록 물감을 하나하나 칠해가기 시작한다. p196~197




책제목만 보고는 무척 딱딱한 느낌이 드는 책일꺼라 짐작했는데

빗소리에 잠 못 드는 밤

책을 쉽게 덮지 못할 정도로 파란만장

한 소방관의 인생이 담겨져있는 위로에세이였다.


태어났을때부터 아버지가 안 계신 저자는 

서울에서 일하시는 어머님을 대신해

외할머니 댁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게 되는데 

학창시절 친구를 도우려다 싸움에 휘발려 힘든시기를 보내기도 했고 
경찰이 되기 위한 과정에 필기시험을 여섯 번이나 붙고도 면접에서 떨어지면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선물같이 두 사람에게 찾아온 새생명에 결혼을 결심하고

행복해 하던 시간도 잠시

치매로 겨우 아들 얼굴만 기억하시던 어머님이

결혼식을 앞두고 돌아가셨던 이야기는 가슴 먹먹하게 다가 왔다. ㅠ.ㅠ


세월호 관련 소방방재청 해체 반대를 명분으로 목숨을 걸고 1인 시위...

가족들과 함께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었을텐데

불의와 싸우는 저자의 이야기들은

그동안 귀닫고 눈감으며 애써 외면했던 일련의 사건사고들을 떠올리게 된다.


얼마전 관람한 워스를 보고 나서도 그랬지만

현장에서 조금이나마 안전하게 화재진압을 하고

인명구조를 할 수 있도록 소방관들의 처우가

국가차원에서 확실하게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살 만 했다고

아니 외롭고 두렵지만 언젠가 따뜻한 햇볕이 나를 비춰줄꺼라 믿으며

살아가야한다고 나에게 이야기 해준 책이었다. 


거친 삶을 살면서 내 마음속의 작은 거울을 얻게 되고
행복이란 무엇인지 깨달아 나간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는 것.

- 나의 개똥 정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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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정세랑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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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가장 사랑받는 작가 정세랑의 첫 번째 에세이. 정세랑 작가는 여행을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친구가 너무 보고 싶어서 뉴욕까지 날아가고, 이벤트에 당첨되어 런던에도 가고, 남자친구의 유학을 따라 독일에도 가게 되었다. 그렇게 쓰기 시작한 여행기가 어쩌다가 9년 동안 계속되었고, 누구나 여행을 그리워하게 된 이때에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덕분에 시간이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쌓여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 묘한 여행기가 탄생했다.

이 책에는 정세랑의 소설들이, 정세랑이라는 작가가 어떻게 탄생하고 만들어졌는지 ‘정세랑 월드’의 모든 비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지 않았더라면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과 가지 않았더라면 쓰지 못했을 것들에 대한 기록이 가득하다. 과거와 미래, 동서 문명, 인간과 환경을 아우르며 이 시대에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들, 사랑하는 사람들과 이 지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는 어느 무엇 하나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속속들이 시선을 건넨다. 정세랑의 다정한 세계 속에서 우리 모두는 그 순간 가장 특별한 주인공이 된다. 사랑하는 이들의 세상이 갑자기 무너지지 않기를, 어디선가 다정한 대화들이 계속되기를, 지구 구석구석 모두의 반짝이는 안녕을 간절히 바라며, 자신의 ‘최대 가능성’을 향해 빛과 사랑의 방향으로 걸음걸음 걸어나간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쩌다가 여행 에세이를 9년째 쓰고 있는지 모르겠다. 종종 소설보다 뒤에 붙은 ‘작가의 말’이 재밌다는 말을 들어서 에세이도 쓸 수 있을 줄 알았더니, 예상과 달랐다. 쓰다가 멈추고 쓰다가 지우고 쓰다가 고치며 시간이 흘러버렸다. 이 지난 여행의 기록들은 사실 여행 그 자체보다는 여행을 하며 안쪽에 축적된 것들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러 멀리 가서 맞닥뜨린, 이야기보다 더 이야기 같았던 순간들을 마음속 거름망으로 걸러내 정리해두고 싶었다. p8


어쨌든 많이 보고 싶었으므로 여행을 크게 즐기지 않으면서도 뉴욕까지 날아갔다. 웬만큼만 가까운 친구라면 스리슬쩍 변명하고 가지 않았을 텐데, 누군가를 좋아하면 확실히 무리하게 된다. 아끼는 마음의 척도를 얼마나 무리하느냐로 정할 수 있지 않을까? 2012년 5월의 일이었다. 그때 쓰기 시작한 에세이를 아직도 쓰고 있는 것이다. 이게 웬일이람. 덕분에 시간이 크레이프 케이크처럼 쌓여 더더욱 묘한 글이 되고 말았다. p12~13

지구는 45억 년 되었는데, 이 모든 것은 결국 항성과 행성의 수명이 다하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을 텐데, 우리는 짧은 수명으로 온갖 경이를 목격하다가 가는구나 싶었다. 경이를 경이로 인식할 수만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것들이 특별해질 것이다. 덧없이 사라진다 해도 완벽하게 근사한 순간들은 분명히 있다. p75


여자들의 삶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세계 곳곳의 여자들의 삶에 대해. 세계가 이렇게 망가지고 무너져가는 것은, 이 세계를 복원하고 개선할 가능성을 가진 여성들이 교육과 사회 활동의 기회를 얻지 못해서가 아닐까 두려워하며 추측하기도 한다. 그 여성들이 잃은 가능성은 결국 인류가 잃은 가능성이 될 확률이 높아 조급해지지만, 여성이 극도로 억압받는 지역에서도 의미 있는 움직임들이 보이고 먼 곳에서도 지지를 보내기 예전보다 쉬워진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은 희망이다. 모여서 강해지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려 인권 단체에 기부를 하고 오지은의 「작은 자유」를 들으며 마음을 다진다. p227

만나고 싶은 마음,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길고 어두운 시기를 지낼 각오를 한다. 오래전의 여행을 꺼내어보니 얼마나 많은 것들을 당연히 여기고 누려왔는지 새삼스럽다. 쑥스럽지만 어떤 날, 우리가 함께 보냈던 짧은 낮과 길게 붙잡았던 밤이 나를 구했다고 C에게 꼭 이야기하고 싶다. p292


좋아하는 대상을 정교하게 좁혀나가는 데는 특별한 즐거움이 있다는 걸 알았다. 그 사람 내 작가야, 내 화가야, 그 그림 내 소유는 아니지만 내 그림이야……. 모호함을 덜어내고 확신을 보석처럼 꽉 쥐는 일의 충족감이 있었다.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쉬워진 세상이지만, 좋아하는 것이 많은 사람이 분명 더 행복하지 않을까? p363

"친절이야말로 인류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한다. 용기나 대담함이나 너그러움이나 다른 무엇보다도 친절함이 말이다. 당신이 친절한 사람이라면, 그걸로 됐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달의 말을 어설프게 번역해보았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세상의 보고 싶지 않았던 면들을 보고 나서야 이 말이 의미 있게 와닿았다. 아동문학을 쓰고 싶었는데 다른 방향으로 와버렸지만, 세계에 대한 태도를 다잡고 싶을 때는 역시 아동문학을 찾게 된다. p382



이 책을 구입한지는 꽤 되었는데

에세이는 비교적 후딱(?) 읽는 편인데도

정세랑 작가의 첫에세이이자 여행기라는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는

진도가 잘 나가지 않았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은 작가가 무려 9년이란

긴 시간동안 여행기를 계속 써내려가

드디어 완성한 책 한권...

긴시간을 거쳐 세상에 나온 책인만큼

나도 좀 오래 곁에 두고 그 시간여행을 함께하는게

맞는 일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면 다른지역에 비해 미국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별다방에 자주 가다보니 막연히 스타벅스1호점을 구경하고

수륙양용차 덕투어를 할 수 있는 시애틀여행을 상상해보긴 했지만

아직은 유럽의 다른 나라들이 먼저였다.

그럼에도 이번엔 뉴욕과 런던이 가고 싶은 여행지에 추가되었다.


영화속에서 수없이 마주했던 센트럴파크는 어떤 느낌일까?

한 때 동대문아이스링크를 주름잡던 실력을 발휘하려면

연말에 가야겠지?~ ^^

 

메트로폴리탄박물관도 꼭 관람하고 싶다.

전시관과 전시관 사이에 빗물이 흐르고 공원이 아름다와 보였다는

비오는 날에...


나도 영화관람후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되어 홍콩여행을 한 적이 있는데

저자는 영화 '갬빗'을 보고 자동 응모되어 런던에 다녀왔다고 한다.


만약에 런던에 가게 된다면

찰스디킨스 박물관,셜록홈즈 박물관에 가봐야지~

킹스크로스역도...

세인트 캐서린부두에서 히포포템스도 만나볼꺼야.


오늘은 모네의 '건초더미, 황혼'이 사라지고,

이 미스터리 희대의 사기극을 설계한 콜린 퍼스가 주연이라는

영화 갬빗을 찾아봐야겠다.


'우리 언제쯤 떠날 수 있을까?...'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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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 유발 하라리부터 조던 피터슨까지 이 시대 대표 지성 134인과의 가장 지적인 대화
비카스 샤 지음, 임경은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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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발 하라리, 조던 피터슨, 제인 구달, 카를로 로벨리, 마야 안젤루, 얀 마텔, 무하마드 유누스, 잭 웰치, 제임스 다이슨, 셰릴 샌드버그 등 전 세계의 지성을 한 자리에 모아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들에 대한 생각을 직접 들어볼 수 있다면? 일면 불가능해 보이는 이 작업이 실제 현실에서 이뤄졌다.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의 저자 비카스 샤는 2007년부터 우리 시대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 인물들을 인터뷰하는 ‘생각 경제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이를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아냈다. 이 책에서 그는 ‘이 세계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우리의 생각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이 시대에 의미 있는 영향을 준 역사학자부터 예술가, 노벨상 수상자, 기업가까지 세계적 지성 134인에게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그들의 생각을 듣는다. 탁월한 인물에게 탁월한 질문을 던졌을 때 일어나는 예측 불허의 호기심 넘치는 탐구가 책의 면면에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깊은 울림과 통찰이 담긴 그들의 생각은 오늘의 세상을 바로 보게 하는 것은 물론 우리의 사고와 영감을 일깨워 삶을 더 깊은 차원으로 이끌어줄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제공>


사실 우리가 최고니 최악이니 하는 것들도 모두 ‘생각’의 결과물이나 마찬가지다. 문화·사회·경제·정치의 모든 영역에서 불안정성과 불투명성이 높아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솔직하고 열려 있는 대화를 통해 최대한 다양한 지식과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해결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신과 혐오, 서로를 향한 인신공격은 우리가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나누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P21~22


유발 하라리는 인류의 정체성과 관련해 커다란 변화를 예고했다. 인간이 우주에서 가장 우월한 생명체로서의 지위를 넘어서 신의 위치로 올라서려 할 것이란 이야기였다. 그는 기술의 발전으로 커다란 변화를 겪게 될 인류의 미래에 대한 시각을 들려주었다.


유발 하라리─ “장차 인간은 기술을 사용해 기존에 신의 영역으로 간주했던 능력들을 습득하게 될 겁니다. 비유법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의 의미입니다. 조만간 인간은 각자 취향대로 생명체를 설계해서 창조하고, 머릿속과 직접 연결된 가상현실을 넘나들고, 수명을 과감히 연장하고, 원하는 대로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개조할 것입니다. 그간의 역사에서 수많은 경제적·사회적·정치적 혁명이 일어났지만 오직 한 가지 변하지 않은 것이 있죠. 바로 인간입니다.
우리의 육체와 정신은 로마 제국이나 고대 이집트의 조상과 비교해도 별 차이가 없을 만큼 거의 변화를 겪지 않았죠. 하지만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역사상 처음으로 인류 자체가 급진적인 혁명을 겪게 될 거예요. 인간의 육체와 정신도 유전공학, 나노기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에 의해 변화될 겁니다. 육체와 정신이 21세기 경제를 대표하는 상품이 될 수도 있어요. 대개 미래라고 하면 우리와 생김새가 같은 사람들이 레이저건, 지능형 로봇, 빛의 속도로 이동하는 우주선 등 지금보다 더 발전한 기술의 혜택을 누리는 세상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그러나 미래 기술의 혁신적인 잠재력은 우리 몸과 마음을 포함한 호모 사피엔스 자체의 탈바꿈에서 나타날 거예요. 미래의 가장 신기한 기술은 우주선이 아니라 우주선에 타고 있는 생명체가 될 거란 의미입니다.”P59~60
 

미국의 시인이자 소설가였던 마야 안젤루는 스토리텔링의 목적이 “어떤 메시지를 널리 전달해서 우리 세대가 자의로든 타의로든 저질렀던 실수를 다음 세대가 똑같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작가들도 그런 목적으로 글을 쓰는 걸까? 마야 안젤루의 답변에 따르면, 우리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글을 쓰는 데는 훨씬 더 심오한 다른 이유도 있었다.

마야 안젤루─ “우리 내면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고 누군가를 사랑할 용기를 내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타인에게 알리고 싶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키가 얼마이고 몸매가 어떤지를 넘어서 자신의 내면과 영혼에 대해 말하고 싶은 욕구 말입니다. 세상에는 우리 내면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내도록 자극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용기를 낼수록 자신의 이야기를 더 잘 들려줄 수 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흑인과 백인,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이심전심으로 공감할 수 있게 한다면, 그 이야기는 스토리텔링에 성공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P78~79


회복탄력성은 역경과 시련과 실패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하는 마음의 근력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의 COO로서 가장 성공한 여성 리더 중 한 명인 셰릴 샌드버그에게 역경과 난관에서 교훈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셰릴 샌드버그─ “역경을 인정하고, 과감히 문제를 제기하고, 문제가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고난과 시련을 절대 입 밖에 내지 않는다면 거기서 어떤 교훈도 얻지 못할 거예요. 기업에서 일이 틀어지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이때 쉬쉬하며 넘어가려는 사람이 많고, 발전된 기술 문제를 더 쉽게 은폐하도록 일조하고 있죠.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면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밖으로 드러내야만 합니다.”
P169~170





긍정의 힘을 믿고 부정적인 생각을 밀어내는 요즈음인지라

더 흡입력있게 다가온

'생각을 바꾸는 생각들'


책갈피로 꽂아 놓은 책속에 글들 중 어느것을 골라 적어야할찌 모를만큼

이 시대에 영향력있는 역사학자, 예술가, 노벨상 수상자, 기업가 등

세계적 인물 134인의 인터뷰를 담아 놓은 책으로

살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하는 원초적인 질문부터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한 조언까지
각기 다른 분야의 대단한 인물들이 전하는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들은

점점 정체되고 좁아진 사고에 많은 자극이 되었다.






마야 안젤루 - 시는 언어로 기록된 문학이지만 음악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힘도 훨씬 강력합니다. 같은 언어로 기록된 산문의 경우 음악적 요소가 전혀 없진 않지만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편입니다. 누군가 소리내어 시를 낭송할 때 그 소리는 사람들을 강하게 끌어당깁니다.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시의 매력은 부분적으로 음악적 요소에서 나옵니다. 비틀스의 노래, 블루스, 종교 음악 등의 가사가 원해는 시였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흔히 젊은 친구 들은 "나는 시를 별로 안 좋아해"라고 하지만 사실 그들이 좋아하는 앨비스 프레슬리나 레이 찰스의 노래도 시입니다. p92~93

예술 형식의 하나로서 사진은 독특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문자 언어와 마찬가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간과 공간의 한순간을 포착한다.
사진기법(photography)이라는 단어가 그리스어인 빛(phos)과 글쓰기(grapho)에서 유래한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다만 사진은 훨씬 더 깊은 문화 의미를 지닌다. 체코슬라비아 출신의 미디어 철학자인 빌렘 플루서는 사진이 인식적 경험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함으로써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려면 이미지라는 매개물이 필요하다." p113


특히 PART2 문화: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것들이 참 좋았는데

바쁘다바쁘다하면서도 거의 매일 이곳에 들려 내 이야기를 풀어내고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노란연필님 블로그에서 댓글로 이어졌던

이웃의 이웃들의 애정하는 시를 찾아 읽으며

가을이 오려면 아직 멀었음에도

조금 달라진 바람의 향기와 함께 진한 감동을 느꼈던 건

시가 주는 강력한 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또한

문자 언어와 마찬가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게 사진이라니...

아! 내가 찍고 싶은 사진이 바로 그런 사진이라구.



"생각은 삶을 바꾸고 한 걸음 나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이 책은 나의 삶의 목적과 그 여정이 좀 더 확실해지고 단단해지기 위해

당분간 내곁에서 함께 할 것 같다.



 


"일이 뜻한 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는 '실패했다'라고 말하는 대신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실패를 받아들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단련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크리스 해드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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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 사소한 것이 맘에 걸려 고생해온 정신과의사가 실제로 효과 본 확실한 습관들
니시와키 슌지 지음, 이은혜 옮김 / 더퀘스트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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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한 사람의 장점인 섬세함은 살리고, 일과 생활을 방해하는 괴로움은 없애는 확실한 습관을 소개하며 일본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책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은 스스로 극도의 예민함에 시달리는 증후군을 겪은 정신과의사가, 독자와 같은 눈높이로 공감과 해결을 동시에 제시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의 자극에 마음의 상처를 쉬이 입는다. 옆사람의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의 감촉, 때론 글자의 줄맞춤까지 모든 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 때문에 침울하거나 매사에 완벽주의 경향으로 일의 시작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처방의 핵심을 ‘스몰스텝’으로 잡는다. 기획서를 쓰기 막막하다면 오늘은 새문서를 켜기만 해도 성공, 대화가 긴장되거나 모임에서 자신이 한 말을 자꾸 후회한다면 말하는 양을 10분의 1로 줄이기만 해도 성공, 이와 같은 식으로 자잘한 성공체험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모든 습관들은 눈에 보이는 범위만 치우기, 간단 릴랙스 체조 등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드는 쉬운 시도들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스스로 예민한 정신과의사가 찾은
마음이 편해지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 57
작가 새벽 세시, 뮤지션 슈가볼 추천!
“이 책을 읽고, 오랜만에 한 번도 깨지 않고 단잠을 잤다”
예민한 사람의 장점인 섬세함은 살리고, 일과 생활을 방해하는 괴로움은 없애는 확실한 습관을 소개하며 일본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책이 국내에 출간되었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은 스스로 극도의 예민함에 시달리는 증후군을 겪은 정신과의사가, 독자와 같은 눈높이로 공감과 해결을 동시에 제시한다.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의 자극에 마음의 상처를 쉬이 입는다. 옆사람의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의 감촉, 때론 글자의 줄맞춤까지 모든 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 때문에 침울하거나 매사에 완벽주의 경향으로 일의 시작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저자는 처방의 핵심을 ‘스몰스텝’으로 잡는다. 기획서를 쓰기 막막하다면 오늘은 새문서를 켜기만 해도 성공, 대화가 긴장되거나 모임에서 자신이 한 말을 자꾸 후회한다면 말하는 양을 10분의 1로 줄이기만 해도 성공, 이와 같은 식으로 자잘한 성공체험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 소개된 모든 습관들은 눈에 보이는 범위만 치우기, 간단 릴랙스 체조 등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드는 쉬운 시도들이다.
저자는 예민한 사람에겐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며 인간관계, 업무, 일상생활에서 작은 성공을 쌓아갈수록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며 자신감이 생긴다고 설명한다. “맘에 든 습관을 몸에 익히면 반드시 편안해지실 겁니다”라는 저자의 말처럼, 전문의가 실제로 효과 본 습관들 중 내가 끌리는 것부터 골라 시작하는 한 걸음만으로 독자는 훨씬 쾌적하고 살기 편한 인생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예민한 사람은 미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제삼자가 보면 대부분 ‘뭐라도 상관없는데’라고 생각할 만한 부분이다. 예컨대 문서를 작성할 때 ‘줄 바꿈’ 위치를 어디로 할지 고민하는 행동을 들 수 있다. ‘내가 또 쓸데없는 짓을 한다’는 생각은 버리고, 처음부터 그 작업을 포함해 업무를 생각하면 머리도 손도 거침없이 움직여 결과적으로 일의 속도도 빨라진다. p49

작게나마 달성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 예민한 사람은 덮어놓고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데, 스몰 스텝을 실천하면 이런 버릇을 조금씩 고칠 수 있다. p47


대충 정리해도 상관없다. 일단 시야에서 사라지면 자극도 사라진다. 상자를 준비해서 불필요한 것들은 넣고 깨끗한 천을 덮어두면 기분이 한결 나아질 것이다. 이 방법 또한 실제 정리보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먼저 정리하는 작전이다. p55


섬세해서 쉽게 상처받는 마음을 가진 사람일수록 자기 자신에게는 불친절한, 자신을 과소 평가하는 조금은 옳지 않은 경향을 보인다. p82


“괜찮아요?”라고 묻지 말자. “무슨 일이에요?”라는 말도, 정말 잘못한 것이 아니라면 “죄송해요”라는 말도 금물이다. p127


예민한 기질인 사람은 예술을 좋아할 확률이 높다.
도예나 회화도 잘 맞을 것이고
뜨개질이나 자수, 일러스타와 같은 수작업도 좋을 듯 하다.
손재주가 없어 못한다는 사람에게는 '성인용 컬러링북'을 추천한다. 집중해서 칠하다 보면 마음을 비울 수 있다.
어떤 일이든 몸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좋다.
이때 몸과 뇌는 활동하는 동시에 휴식도 취한다. P187


사람은 생각의 초점이 내부를 향하면 그 힘은 제대로 발휘할 수 없다. 하지만 외부를 향하면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당신도 이 법칙을 활용해 보기 바란다. p232



제목에 끌려 내게 온 책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예민한 사람들은 타인과 세상의 자극에 마음의 상처를 쉬이 입는다. 옆사람의 말 한마디, 먹는 소리, 옷의 감촉, 때론 글자의 줄맞춤까지 모든 게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간관계 때문에 침울하거나 매사에 완벽주의 경향으로 일의 시작을 어려워하기도 한다.

 

 

내얘기네...

내가 예민한 사람인지도 모르고 힘들어 했던 지난날이 억울할만큼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들이 반가운 요즈음이다.


어느해 여름

무려 갱년기를 심하게 보내고 있는 내게

밥은 밥솥이

빨래는 세탁기가

청소는 청소기가 하는데 왜 힘드냐는

김씨의 한마디에 엄청 상처받고 화도나서

그후 매년 여름마다 그 날의 상처를 곱씹고(?) 있다.


본인은 기억도 못한다고 하지만

이처럼 매번 생각없이 쏟아놓는 말들에

쉽게 상처받고 오래가는 편...


세상에서 가장 힘든게 댓글 다는 일이고

그 짧은 몇줄을 한참 고민하고 쓰고 다시 고치고...

써놓고도 마음에 안들어

이웃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과는 별개로

차라리 댓글을 막아놓을 껄 싶기도 하다. ㅠ.ㅠ


시끄러운 소리를 못견디고

시계는 무조건 무소음이다.

어릴땐 그 쨀깍거리는 소리가 듣고 있기 힘들어

장롱 이불 깊숙한 곳에 숨겨 두기도 했던 것 같다.


내 이런 예민함이 프로그래머로썬 도움이 됐을까?

줄바꿈과 마침표

보기 편하게 줄바꿔 프로그래밍하고

루핑 돌지 않게 마침표로 로직을 잘 끝내는 일...


지금은 아주 조금 나아졌지만

다른 사람 시선에도 자유롭지 못한 난

사람들을 만나는 일이 힘들었다.

특히 처음 만나는 사람들....


개학날에 꾀병(?)인 듯 아프고

불편한 상황이 있었던 날은

가슴 두근거림과 함께 두통이 찾아왔다.


아직도 멀었지만

이젠 조금씩 불편한 자리는 거절하고

싫은건 싫다고 얘기하고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만 하려고 노력중이다.


 정신과의사인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는 책이라

더 마음에 와 닿았던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


저자도 기타를 배우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듯 기타를 배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몸을 함께 움직이는 일이 도움이 된다고 하니

마음의 평화를 위해 당분간 계속해 봐야겠다.


<이번주 내 금지어>

"괜찮아요?"

"무슨일이예요?"

"죄송해요."



<이번주 내 실천과제>

향이 강한 비누, 까슬거리는 니트, 작은 신발...

억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과감히 사 바꾼다.


타인의 행동에 ‘실망이야’, ‘너무해!’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마다

‘아, 내가 또 기대했구나’라는 생각을 하기만 하면 된다.

바꾸려고 하지 말고 그저 담담하게 받아들여 보자. p98  특히 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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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매트 헤이그 지음, 노진선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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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들은 네가 살았을 수도 있는 모든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야." 더 이상 자신의 하찮고 지질한 삶을 견딜 수 없었던 주인공 노라 시드가 죽기로 결심한 것은 밤 11시 22분. 그가 눈을 뜬 곳은 삶과 죽음 사이의 미스터리한 공간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시간은 자정에서 멈춰 있다. 도서관 사서 엘름 부인의 안내로 노라는 과거에 다른 선택을 했다면 살았을 수도 있는 또 다른 삶을 살아보며, 가장 완벽한 삶을 찾는 모험을 시작한다.


2020년 8월 출간 이후 영국에서만 7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영국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미국에서도 아마존, 《뉴욕타임스》 장기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평단과 독자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SNS로도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작가의 팬들답게 #midnightlibrary로 독서 경험을 나누고 있는 전 세계 독자들과 함께해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제공>

 

 

죽기로 결심하기 19년 전, 노라 시드는 베드퍼드에 있는 헤이즐딘 스쿨의 아늑하고 작은 도서관에 앉아 있었다. 노라는 낮은 테이블 앞에 앉아 체스판을 응시했다.
“얘, 노라, 미래가 걱정되는 건 당연해.” 도서관 사서인 엘름 부인이 햇빛을 받은 서리처럼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러고는 첫수를 두었다. 흰 폰이 일렬로 반듯하게 늘어선 줄을 나이트가 훌쩍 뛰어넘었다. “물론 시험이 걱정될 거야. 하지만 넌 원하는 건 뭐든 될 수 있어, 노라. 그 모든 가능성을 생각해봐. 얼마나 신나니.”
“네. 그러네요.”
“넌 앞날이 창창해.”
“창창하죠.”
“뭐든 할 수 있고, 어디서든 살 수 있어. 덜 춥고 덜 축축한 곳에서 말이야.”p9



“정말 유감입니다.”
노라는 익숙한 슬픔을 느꼈다. 요새 복용하는 항우울제 덕분에 눈물이 나지 않을 뿐이었다.
“맙소사.”
노라는 숨을 죽인 채 밴크로프트 대로의 비에 젖고 금이 간 석판 위로 발을 내디뎠다. 연석 옆, 빗물에 번들거리는 아스팔트 도로에 가여운 연갈색 털북숭이 동물이 누워 있었다. 머리는 보도 옆에 살짝 닿았고, 보이지 않는 새를 쫓아 달려가는 중인 듯이 네 다리는 모두 뒤쪽으로 향했다.
“아, 볼츠. 안 돼. 맙소사.”
노라는 자신의 반려묘를 보며 동정과 절망을 느껴야 마땅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다른 감정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통이라고는 전혀 없이, 미동도 하지 않는 볼테르의 평화로운 표정을 보고 있으니 어두운 마음 한구석에서 외면할 수 없는 감정이 우러나왔다.
질투였다. p18



와인을 마시고 나니 또렷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녀는 이번 삶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녀가 둔 모든 수는 실수였고, 모든 결정은 재앙이었으며, 매일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에서 한 걸음씩 멀어졌다.
수영 선수. 뮤지션. 철학가. 배우자. 여행가. 빙하학자. 행복하고 사랑받는 사람.
그중 어느 것도 되지 못했다.
심지어 ‘고양이 주인’이라는 역할조차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혹은 ‘일주일에 한 시간짜리 피아노 레슨 선생님’도. 혹은 ‘대화가 가능한 인간’도.
약이 효과가 없었다.
노라는 와인을 다 비웠다. 남김없이.
“보고 싶다.” 그녀는 마치 사랑했던 사람들의 영혼이 자신과 함께 있다는 듯이 허공에 대고 말했다.
그러고는 오빠에게 전화했다. 조가 전화를 받지 않자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사랑해, 오빠. 그냥 그 말을 하고 싶었어. 오빠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어. 이건 다 나 때문이야. 내 오빠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사랑해. 잘 있어.”
다시 비가 내리자 노라는 블라인드를 걷고 창문에 떨어지는 빗 방울을 바라보았다.
이제 11시 22분이었다.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했다. 노라는 내일을 맞이하고 싶지 않았다. 자리에서 일어나 펜과 종이를 꺼냈다.
죽기에 딱 좋은 때였다. p39~40


“삶과 죽음 사이에는 도서관이 있단다.” 그녀가 말했다. “그 도서관에는 서가가 끝없이 이어져 있어. 거기 꽂힌 책에는 네가 살 수도 있었던 삶을 살아볼 기회가 담겨 있지. 네가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떻게 달라졌을지 볼 수 있는 기회인 거야……. 후회하는 일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하나라도 다른 선택을 해보겠니?”
“그러니까 제가 죽은 건가요?” 노라가 물었다.
엘름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잘 들으렴. 여긴 삶과 죽음의 중간 지대야.” 그러고는 통로를 따라 저쪽을 슬쩍 가리켰다. “죽음은 밖에 있단다.”
“그럼 전 거기로 가야겠네요. 전 죽고 싶거든요.” 노라는 걸음을 뗐다.
하지만 엘름 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런다고 죽을 수는 없어.”
“왜죠?”p49

“여기 있는 책들, 이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전부 너의 다른 삶이야. 이 책만 제외하고. 이 도서관은 네 도서관이거든. 널 위해 존재하지. 사람의 삶에는 무수히 많은 결말이 있어. 이 서가에 있는 책들은 모두 네 삶이고, 같은 시간에 시작해. 바로 지금, 4월 28일 화요일 자정에. 하지만 이 자정의 가능성이 모두 똑같지는 않아. 비슷한 삶들도 있지만 아주 다르기도 해.”
“말도 안 돼요. 이것만 제외하고요? 이 책만?” 노라는 회색 책을 엘름 부인 쪽으로 내밀었다.
엘름 부인은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래. 그 책만 제외야. 그건 네가 한 글자도 쓰지 않고서 쓴 책이지.”
“네?”
“네 모든 문제의 근원과 해답이 담겨 있는 책이란다.”
“이게 무슨 책인데요?”
“《후회의 책》이야.” p53~54

노라는 늘 자기 자신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녀가 기억할 수 있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이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각자 자신만의 불안을 갖고 있던 부모님은 노라의 이런 생각을 더욱 부추켰다.
지금 이순간, 노라는 자신을 완전히 받아들인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해 봤다. 자신이 저지를 모든 실수와 몸의 모든 흔적, 이루지 못한 모든 꿈 혹은 자신이 느끼는 모든 고통, 꾹꾹 눌러 둔 성욕과 욕망까지.
이 모두를 받아들이는 걸 상상해 봤다. 자연을 받아들이듯이 멍하니 바다오리나 수면위로 뛰어 오르는 고래를 받아들이듯이.
자신을 자연의 멋지면서도 기이한 피조물로 바라보는 상상을 했다. 그저 지각 능력이 있고, 최선을 다하는 동물로.
그러면서 자유롭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상상했다. p207



점점 더워지고 밖에 나가기가 망서려지던 어느날

당분간 집에서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놓고

책과 함께 하는 북캉스를 계획했다.


도서관까지 오가는 길도 넘 덥고

핑계김에 북카트에 넣어둔 책중에서

일단 다섯권을 골라 보기로...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는 베스트셀러에 오래 자리잡고 있는 책중에 하나였는데

소설이 잘 읽혀지지 않는 요즘인지라 선뜻 구입하지 못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래. 이럴때 긴~템포로 읽어보자! ^^


백신접종을 앞두고 오만가지 걱정이 머릿속을 장악하지만

잠시 걱정을 내려두고 책속을 유영하며

내가 살았을수도 있는 모든 삶애 대한 탐험을 시작했다.


"모든 삶에는 수백만 개의 결정이 수반된단다.

중요한 결정도 있고, 사소한 결정도 있어.

하지만 둘 중 하나를 선택할때마다 결과는 달라며,

되돌릴 수 없는 변화가 생기고,

이는 더 많은 변화로 이어지지....". p364


나도 할 수 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 다른 결정을 하고 싶은 시점들이 있다.

재수를 안했다면?

아니 재수할때 진짜 열심히 공부해서 부모님이 바라시던 의사가 되었다면?!...ㅠ.ㅠ

결혼을 안하고 혼자 살았다면?

아니 결혼은 했어도 쌀집아들말고 빵집아들을 만났다면?!...^^;


중간 살짝 지루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찌질하고 감추고 싶은 과거가 내게도 있었음을...

그럼에도 살아야하는 더많은 이유들을 기억해내며

지금의 삶에 진심으로 감사하게된 책으로 기억될 것 같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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