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절망으로부터 - 희망과 믿음을 잃지 않던 위안의 기록들
마이클 이그나티에프 지음, 김한영 옮김 / 까치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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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으로 가득한 현실 세계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자 했던 종교와 철학, 많은 사람들이 꿈꾸었던 내세의 혹은 미래의 이상향, 깊은 절망과 슬픔 속에서 한 줄기 빛이 되어준 음악이나 편지 등을 다루며, 지금껏 인류가 구해온 위로가 무엇인지를 다각도로 탐구한다. 종교인, 철학자, 지도자, 화가, 음악가, 시인, 사회운동가 등 각기 다른 시대와 배경의 중요한 인물들이 어떤 절망을 경험했으며 어디에서 위안을 얻었는지를 소개한다.

17편의 길지 않은 이야기들은 17번의 위안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고통스러운 세계를 신의 말씀으로 이해하고 그의 뜻에 겸허히 순종하던 종교인들(『구약 성서』의 인물들과 사도 바울로, 제1-2장), 슬픔을 마주하는 방법에 대한 규범을 철저히 따랐던 철학자들(키케로, 아우렐리우스, 보에티우스, 단테, 제3-5장)의 이야기와 한 폭의 그림으로 확실한 구원의 모습을 전달한 엘 그레코(제6장), 신체의 즐거움을 예찬하며 시대의 고통을 건넜던 몽테뉴(제7장)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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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는 희망이 살아 있을 때에만 가능하다. 그리고 희망은 삶이 우리에게 합리적으로 이해될때에만 가능하다. 삶은 부조리하고 무작위 사건들이 늦춤도 멈춤도 없이 잇따르다가 결국에 죽음에 이른다고 믿는다면, 체념이다 순간의 쾌락, 도피, 자살 등 모든 것이 이해되겠지만 위안을 사라진다. 위로에 필요한 희망은 우리 존재가 의미가 있거나, 노력에 따라서 의미가 있을 수 있다는 믿음에 의존한다. 그러한 믿음 덕분에 우리는 회복하고 재기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는다. P27

세상을 밝히고 견딜 만하게 해주는 것은 우리가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더 구체적으로는 우리가 다른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러나 어떤 날에는.... 그들 대다수가 우리에게 등을 돌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우리가 사랑 또는 우정이라고 부르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불확실하고 우연한지 상상하게 된다. 그럴 때 세계는 암흑속에 빠지고, 우리는 인간의 다정함 덕분에 잠시 피했던 맹추위 속으로 되돌아 간다. p307


우리는 천사가 아니며, 우리는 축복받지 않았다고 카뮈는 말하고 있다. 전염병이 들이닥쳐서 우리가 확실하다고 믿는 것들을 무참히 꺾는 일을 막을 방도는 없다. 카뮈는 그것이 "은총 밖에서 산다"는 의미라고 말한 것이다. 즉 절대적인 확신이나 마지막 위로 너머에서, 그리고 인류가 역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다는 믿음 너머에서 산다는 뜻이다. 그러나 카뮈는 거기에서 멈취지 않았다. 은총 밖에서 산다는 것은 희망없이, 본받을 만한 사례없이 산다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례는 늘 존재한다. 그리고 그가 보여주려고 했던 사례는 아주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었다. 바로 낯선 이의 침대맡에 앉아서 그가 홀로 죽지 않도록 밤새 곁을 지키며 말없이 볼살피는 늙은 여성의 모습이다. p327

우리 모두 결국에는 자신의 죽음을 수용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을지, 그녀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믿었던 평화와 화해의 순간에 이를지는 각자의 차례가 도어야 답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시슬리 손더스는 우리의 죽음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의미를 남기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을 때에만 마지막 순간에 위로가 가능하다는 것을 이해했다. 우리는 죽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했다. 또한 마지막으로 함께 보내는 시간을 중요시하고 존중해주는 곳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날 때에만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다. p362~363


그러나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관한 책이다. 결국 마지막에 우리를 위로하는 것은 교리가 아니라 사람, 즉 사람들의 모범, 특출함, 용기와 굳건함, 그리고 우리가 가장 필요할 때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 있어 준다는 사실이다. 암흑의 시대에 역사, 진보, 구원, 혹은 혁명에 관한 추상적인 신념은 우리에게 그다지 많은 위안을 주지 않는다. 그것은 교리 일 뿐이다. 우리에게 필여한 것은 사람이다.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세속한다는 것의 의미, 멈추지 않고 나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몸소 보여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P369


박해와 폭력에도 끝까지 신념을 지킨 사도 바울로

끔찍한 전장에서 속마음을 적어 내려간 아우렐리우스

시간을 뛰어넘는 천국을 그린 엘 그레코

이상향을 현실에서 이루려고 했던 카를 마르크스

상실의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구스타프 말러

아우슈비츠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프리모 레비

인류에 대한 믿음으로 부조리에 저항한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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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뒤흔드는 고통에 빠진 이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는 17편의 이야기 '그러나 절망으로부터'를 읽고 있다.

살다보면 위로가 필요한 날이 있다.

죽고 싶은 절망의 순간에도

나와 연결된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의 말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곤 하는 내겐

또 다른 위로와 좋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했던 책으로

종교인, 철학자, 지도자, 화가, 음악가, 시인, 사회운동가 등이

글과 그림, 음악으로 들려주는 슬픔을 이기는 방법을 전해 듣는 시간이었다.

아이들 떠나고 어느새 1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두고간 물건들은 고사하고 아이들이 머물던 방문만 쳐다봐도

울컥 눈물이 나던 슬프고 무기력했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이렇게라도 다시 힘을 내 재취업을 고민할 수 있게 된 건

가족들과 친구들

또한 진심으로 날 위로해주었던 이웃들 덕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비내리는 별다방 창가에 앉아

희망을 꿈꾼다.

건강하게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해 낼 수 있는 시간이 곧 올꺼라고...


선물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안개가 걷혀서 정원을 돌보았습니다.

벌새가 인동덩굴 꽃 위를 이리저리 날아다녔지요.

나는 지상의 어떤 것도 소유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부러워할 만한 사람은 알지 못했습니다.

어떤 해를 당했어도 나는 다 잊었습니다.

한때는 나도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몸에서는 아무런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몸을 세우니, 푸른 바다와 배들이 보였습니다. 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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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 미처 몰랐던 진짜 내 모습 찾기 프로젝트
윤슬 지음 / 담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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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동사들>를 집필한 윤슬 작가가 이번에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나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로 가지고 찾아왔다. “이상하게 어중간하다는 말이 싫었다”라는 첫 문장을 시작으로 스스로 설명되지 않는 감정으로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는 저자의 고백에 마음이 간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봤을 답답함과 두려움이다. 하지만 저자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딱 한 걸음만 더 내딛자는 생각으로 삶에 숨겨진 다른 가능성을 찾는 모험을 떠난다.

한 명의 존재이면서 두 아이의 엄마, 기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윤슬 작가는 지금까지 16종의 책을 출간했다. 거기에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면서 비슷한 길을 선택한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일을 하고 있다. 엄마, 작가, 출판사 대표까지. best가 아닌 only를 꿈꾸며 나아가는 저자의 행보가 단 한 번의 삶을 기억하며, 숙제가 아니라 축제처럼 살아보자고 마음을 부추긴다. 할 수만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꾸만 가슴이 두근거린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그래서 책 읽기를 시작했다. 살고 싶어서,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아 읽고 또 읽었다. 궁금해서 읽기도 했다. 다른 사람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들은 나와 같은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내가 정상인지 혹은 비정상인지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부터는 읽은 것을 기록하고 삶에 적용할 것은 없는지를 찾았다. 세포 하나하나에 전달될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았다. p23

책을 한 권씩 완성할 때마다 어느 한 지점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노력한다. 아주 다이내믹하지는 않지만,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한다. 그러다 보니 프롤로그도 옷을 갈아입고, 표현 방식에도 변화가 생겨난 것 같다. 똑같은 배경 화면 속에서 반복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풍경 속에서 본능적으로, 감각적으로 더하거나 빼기를 하면서 말이다. 만나는 사람이 다양해지고 있다. 어느 하나 소홀하게 대할 수 없는 이야기로 가득해 앞으로도 프롤로그는 계속 바뀔 것 같다. 마치 내 삶이 바뀌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말이다. p39


열등감은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본값을 변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관념적인 사람이 되어 기본값은 탄탄해졌고 합리화의 도구가 되었다. 이십 년을 훌쩍 넘기는 시간 동안 그런 방식으로 살아왔다. 나의 영역이라는 것은 없었다. 외적인 성과도 내적 동기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새로운 사람이 되겠다는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고, 결의를 다지는 일에 만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책을 내 삶에서 분리시키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학구열이 높았던 부모님 덕분에 어릴 때 우리 집에는 ‘고전문학 100권’이 있었다. 모서리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책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성적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뒷심을 발휘했는지, 스물 중반이 되면서부터 책에 다시 손이 가기 시작했다. 눈에 잡히는 책은 모조리 읽었다. p149


우리의 대화에서 소재는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현재의 관심, 배우고 있는 것, 원하는 것, 해보고 싶은 것에 관해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넘나들며 어떤 날에는 단호하게, 어느 순간에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어디까지나 자기 이야기를 하기에 다른 누군가 혹은 무엇이 들어올 틈이 없다. 오롯이자신에게 집중하고, 그 모습을 들여다보고, 응원하고, 지지한다. 거기에 한가지 중요하게 다루는 것이 있다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라는 공통된 시각이다. 진정성 있는 성실, 어떤 경우에는 그것을 향해 평생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p166

미처 몰랐던 진짜 내모습 찾기 프로젝트

'Best를 버리니 Only가 보였다'

제목에 끌려 '나의 비서는 다이어리입니다'의 윤슬작가님의 책을 읽고 있다.

살고 싶어서,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프롤로그부터 거의가 내 얘기이고

우리의 이야기인듯 싶어 책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장녀로써 아버지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딸로 살기도 그렇고

이제 할머니가 될 나이가 되었지만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며 겪었던 고단함도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며 겪는 좌절과 내려놓아야 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소회까지...

난 스스로 잘 참고 타인에게만은 관대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근간엔 내 참을성에 자꾸 발동이 걸린다. 대화가 아닌 혼자만 떠드는 사람, 관심의 주제가 다른 사람등 예전에 거절을 잘 못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남을 이어갔지만 이제는 못하겠다.

덕분에 방대했던(?) 인간관계가 점점 좁아지고 있으나 오히려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 현재의 관심이 같고, 배우고 싶은게 같은 주변의 좋은 사람들로 인한 감사가 넘친다.

며칠전,

가끔 내 블로그에 들리는 친구에게 내가 너무 많은 책을 읽어서 생각이 많은 것 같다는 걱정을 들었다.

그도 맞다. 하지만 책이라도 읽지 않으면 난 아무것도 아닌것 같다. 살고 싶어서, 저자가 이야기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나같은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그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난 잘 살고 있는지, 잘 살고 있다는 대답을 듣고 싶어서 책을 읽고 또 읽는 것 같다.

친구의 걱정처럼 이제 미리부터 했던 걱정 따윈 그만하고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보자.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뜰테니까...


요즘 나는 너무 많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쌓으며 긍정의 옷을 몸에 걸쳤닥고 해도,

지나치게 많이 생각하다 보면 습관적으로 예전의 나로 돌아가려는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일어나지도 않은 불행한 상황을 상상하고,

아직 오지 않은 불안과 두려운 감정에 둘어싸여 발을 동동거리고 싶지 않다.

얼마 되지도 않는, 거의 일어나지도 않을 확률에 내 인생을 내맡기고 싶지 않다.

그러기엔 아침이 너무 찬란하다. p176~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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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서 당신에 대해 뭐라고 해도, 남과 비교하는 마음으로 괴로워도, 부모로서 자식으로서 부족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파도 나는 당신을 믿는다. 당신의 마흔이 매일 괜찮아지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스스로에게 이 말을 꼭 해주었으면 좋겠다.
‘지금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나의 마흔은 매일 괜찮아지고 있으니까.‘
마흔의 당신이 스스로를 뜨겁게 사랑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지금의 당신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하기를 바란다. p294~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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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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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정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중독의 문제를 정신건강 전문의의 눈으로 고찰한 책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신자유주의의 풍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을 내면화한다. 어수선한 국제 정세와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난을 겪으며 위기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내면화된 불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는데, 이는 주로 특정 행동을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양상으로 발현된다.

예컨대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며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종일 살펴보거나, 평균 체중임에도 강박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일 년 내내 다이어트를 하는 시달리는 식이다. 저자 전형진은 정신건강 전문의의 관점에서 현대인을 괴롭히는 중독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점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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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용이란 의학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약물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용은 내성이 생기면서 더 심각해진다. 내성은 약물을 사용했을 때 효과가 점점 감소하거나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차 용량을 증가시켜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남용 물질로는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마약류, 환각제 등이 있지만, 범위를 넓히면 인터넷 중독, 쇼핑중독 등의 행위도 포함할 수 있다.p21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강박증 환자는 자기 행동이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그만두려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방금 목욕을 하고 손을 깨끗이 씻었는데도, 자꾸 불결하다는 생각이 들어 또 씻기를 바복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p37

알코올 중독 환자의 가까운 가족에게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쌍생아 연구에서 이란성에 비해 일란성이 일치율이 훨씬 높으며, 알코올 사용 장애의 60퍼센트를 유전적 요인으로, 나머지 40퍼센트를 환경적 요인으로 평가하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봤을 때 유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우울증, 열등감, 불안감 등을 알코올에 의존해서 해소하려는 심리적 요인도 알코올 중독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p74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 배가 부른데도 젓가락을 놓지 못할 때가 많다. 여기에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약물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 뇌에 있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화합물로부터 오는 신호가 체내의 지방 섭취를 조절한다. 이 화합물은 몸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대마초나 마리화나 등 마약을 투여할 때와 유사한 반응을 일으킨다. 즉 통증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즐겁게 하며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게 한다.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증가하면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p164


삶과 공부는 분리될 수 없다. 공부를 성공과 출세, 일신의 안녕과 영화를 위해 도구화한다면, 삶과 공부는 계속 분리되고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끝없이 공부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짜 공부는 진짜 삶과 동행하는 벗과 같다.

적성이나 취향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일정한 공식에 따라 정해진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따분한 인생이겠는가? 남들이 다 오른쪽으로 가더라도 나는 내 판단에 따라 왼쪽으로 갈 줄 아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불멍'이나 '멍때리기'는 이런 차원에서 유효하다. p249


중독 인생을 위한 마음 처방전

'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건 지난달 신용카드명세서와 관리비명세서를 받아든 후였던 것 같다.

포스팅을 통해 몇차례 언급을 했지만 지난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동안 자제하고 있었던 인터넷쇼핑에 대한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버렸다.

집에 넘쳐나는 사지 않아도 될 옷, 가방, 시계, 신발 들을 비롯해서

꼭 필요했다고 우기고 싶은 설명절을 보내기위한 식품들과 선물

그리고

그림 다시 시작한다며 사들인 미술용품까지 지난 한달여간 아이들 떠나고 조용하던 우리집 문앞에 거의 매일 택배가 쌓여갔다.


저자는 진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충고한다.

자극이 없으면 반응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홈쇼핑 방송채널과 모바일 쇼핑몰 사이트를 가능한 차단하라고...


삶의 기쁨을 쇼핑이 아닌 운동이나 레저, 여행 등 건전한 취미와 생활 속에 발견할 수 있다는 구절에

'누가 그걸 모르나?~' 반문했다가 자주 가는 쇼핑앱을 지우고 

든든히 옷을 챙겨 입은 후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시민의 강에도 조금씩 봄의 기운이 드리운다.

쇼핑은 이제 그만하고

그래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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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 사랑의 모든 순간, 당신에게 건네는 그림의 위로
김선현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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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사랑을 시작한 나와 여전히 사랑이 어려운 너에게 건네는 따뜻한 그림 이야기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베스트셀러 <그림의 힘>과 <화해> 등 다수의 저서로 그림이 지닌 변화의 힘을 전파해 온 국내 미술치료 최고 전문가 김선현 교수가 이번에는 ‘사랑이 서툴고 버거워 힘든 마음’을 그림으로 위로하고자 한다.

2019년 <그림 처방전> 출간에 이어 개정판으로 재탄생한 이 책은 연인과 나라는 두 사람의 관계에서 방황하는 내 마음에 집중한 심리 테라피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는 55점의 그림은 미술치료 현장에서 마음의 상처 회복에 테라피 효과가 있었던 그림들로, 나조차도 어쩌지 못해 답답한 내 마음을 대면하고 깨닫게 하며 치유로 이어지게 돕는다.

트라우마를 해소시키는 심리학 이론을 바탕한 저자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소개하는 매혹적인 그림들을 따라가다 보면, 강력한 위로와 안정의 효과를 가져다주는 그림의 힘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이 그림에 눈길이 멈췄다면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애써 감추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는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반해 사랑에 빠집니다. 그래서 한 사람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는 그림은 보통 ‘나르시시즘’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파생된 나르시시스트, 즉 자기애가 강한 사람은 오히려 자신의 얼굴을 보면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겉으로 표출되는 자기애가 사실은 내부에서 겪는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의 발현이라는 것이죠. 유독 이 그림에 눈길이 갔다면 내면의 부정적인 감정을 감춘 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p29

이 그림 앞에서 눈길이 멈췄다면 당신은 지금 관계에서 도망치고 싶은, 무척 지친 상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타인과 관계를 나누다 보면 도망치고 싶은 순간이 반드시 옵니다.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관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케렌시아(Querencia)’가 필요한 때입니다. 케렌시아는 피난처, 안식처, 귀소본능을 의미하는 스페인어로 투우장에서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소는 투우사와의 싸움에서 지치거나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예감하면 자신만의 케렌시아로 이동해 숨을 고른다고 합니다. 즉, 케렌시아는 지친 심신을 달래는 장소인 것이죠. p55




그림 속 여자는 자신의 모습이 참 마음에 들어 보입니다.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고 사랑에 빠진 듯 보여요. “너는 네 모습 그대로 참 아름다워. 최고야”라고 말해 주고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이 그림은 자기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들에게 당신의 아름다움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을 제대로 바라보지 않으면 자신이 아름다운지 아닌지 알 수 없어요. 그림을 충분히 바라보았다면 이제 거울 속 자신과 마주하세요. 수동적으로 타인의 애정과 관심을 기다리는 것을 넘어 당신 자신을 사랑하고 당신만의 아름다움을 찾으세요. p79






그림 속 여자에게 눈길이 가는 당신,

따뜻한 온기와 편안한 안정감을 그리워하지 않나요?

겨울철, 따뜻한 색의 페인트를 칠한 방과 차가운 색 페인트를 칠한 방의 심리적 온도감이 2도 정도 차이가 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옆의 작품을 볼까요? 빨간색 장식이 달린 모자, 노란색 벽, 붉은빛이 감도는 검은 색 외투 등 이 작품에는 따뜻하게 느껴지는 난색 계열의 색상들이 사용됐습니다. 특히 여자의 검은색 벨벳 외투가 손으로 쓰다듬고 싶을 만큼 보드랍고 따뜻하게 보여요. 모든 색을 다 섞은 색이 검은 색이므로 작품 속 벨벳 외투는 더 많은 온기를 품고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마음이 따뜻한 온기와 인정이 필요한 사람일수록 이 그림에 눈길이 갈 수도 있겠어요. 혹시 지금 장신의 마음도 그렇진 않은가요? P257



사랑이 어려운 당신에게

건네는 가장 내밀한 심리 테라피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나요?

마음에 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입니다."

불안과 무기력을 해소하고

위로와 용기, 안정을 주는 55가지 그림들



입춘도 지나고

빨리 봄을 맞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을까?

평소보다 가볍게 옷을 입고 외출을 했는데 덜컥 재채기와 함께 코감기가 찾아 왔다.

지난달 그동안 한번도 마주 한 적 없는 가스요금의 아파트 관리비를 마주한 후론

난방이 신경이 쓰여 안신던 수면양말에 꼬맹이가 할머니 같다는 뽀글조끼까지 껴입고 있지만

자꾸 한기가 든다.

집에 있는 다고 책이 눈에 들어 올 것 같지도 않아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한 여인의 시선과

노란색 꽃이 인상적인 아서 해커의 '갇혀진 봄'이 표지인 책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를 들고 별다방 구석자리에 앉았다.


이 책은 사랑하는 연인과 나와의 관계에서 방황하는 내 마음에 집중한 심리 테라피라고 하는데

사랑이라는 걸 언제 해봤는지 한참을 생각해야 하는 내게도 귀한 작품들과 함께 내 자신을 들여다보며

위로 받는 시간이 되었다.



제목이 바뀌어서 한참을 지난 후에야 알아챘지만 이 책은 몇해전 읽었던 '그림처방전'의 개정판이었는데

다시 읽었어도 몇작품외엔 다 처음 읽는 듯 했으니 내 기억력을 어이할꼬... ㅠ.ㅠ

신간으로 만났을땐 한스 안데르센 브렌데킬데 '가을의 나무 우거진 길'이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아마도 그땐 아이들도 함께 있었고 일도 할 때였으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었나보다.

그런데 이번엔 따뜻한 느낌의 윌리엄 맥그리거 팩스턴 '스튜디오를 떠나며'를 자꾸 보게 된다.




지금 내겐 따뜻한 온기와 인정이 필요했던 거였어...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

드리어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크게 심호흡을 하고 거울을 한 번 바라봅니다. 당신은 어떤 모습, 어떤 표정인가요? 행복해 보이나요? 오랜시간 스스로를 아무렇게나 방치하고 함부로 대하지는 않았던 가요?

미국의 작가 모건 스콧 펙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자신을 소중히 하기 전에는, 자신의 시간을 가치 지울 수 없다. 당신이 당신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기까지는, 당신은 아무것도 해낼 수 없다."

더 나아가 내가 나를 소중히 여겨야 나 아닌 다른 사람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됩니다. 또 내가 나를 귀하게 대해야 다른 사람도 나를 귀하게 대해 줄거예요.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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