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전형진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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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정신의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가지 중독의 문제를 정신건강 전문의의 눈으로 고찰한 책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와 신자유주의의 풍조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불안을 내면화한다. 어수선한 국제 정세와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난을 겪으며 위기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내면화된 불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는데, 이는 주로 특정 행동을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양상으로 발현된다.

예컨대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며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종일 살펴보거나, 평균 체중임에도 강박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일 년 내내 다이어트를 하는 시달리는 식이다. 저자 전형진은 정신건강 전문의의 관점에서 현대인을 괴롭히는 중독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점을 모색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남용이란 의학적 목적과는 상관없이 약물을 지속해서 사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남용은 내성이 생기면서 더 심각해진다. 내성은 약물을 사용했을 때 효과가 점점 감소하거나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점차 용량을 증가시켜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남용 물질로는 알코올, 니코틴, 카페인, 마약류, 환각제 등이 있지만, 범위를 넓히면 인터넷 중독, 쇼핑중독 등의 행위도 포함할 수 있다.p21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떤 생각이나 장면이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는 질환이다. 강박증 환자는 자기 행동이 이상하고 불합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이를 그만두려고 노력을 기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방금 목욕을 하고 손을 깨끗이 씻었는데도, 자꾸 불결하다는 생각이 들어 또 씻기를 바복하는 사람이 이에 속한다. p37

알코올 중독 환자의 가까운 가족에게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쌍생아 연구에서 이란성에 비해 일란성이 일치율이 훨씬 높으며, 알코올 사용 장애의 60퍼센트를 유전적 요인으로, 나머지 40퍼센트를 환경적 요인으로 평가하는 연구 결과가 나온 것으로 봤을 때 유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우울증, 열등감, 불안감 등을 알코올에 의존해서 해소하려는 심리적 요인도 알코올 중독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p74

불판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고기를 보면 배가 부른데도 젓가락을 놓지 못할 때가 많다. 여기에는 나름의 과학적 근거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약물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우리 뇌에 있는 엔도카나비노이드라는 화합물로부터 오는 신호가 체내의 지방 섭취를 조절한다. 이 화합물은 몸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대마초나 마리화나 등 마약을 투여할 때와 유사한 반응을 일으킨다. 즉 통증을 가라앉히고 기분을 즐겁게 하며 걱정과 근심이 사라지게 한다. 엔도카나비노이드가 증가하면 중독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p164


삶과 공부는 분리될 수 없다. 공부를 성공과 출세, 일신의 안녕과 영화를 위해 도구화한다면, 삶과 공부는 계속 분리되고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끝없이 공부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진짜 공부는 진짜 삶과 동행하는 벗과 같다.

적성이나 취향이나 능력과 무관하게 일정한 공식에 따라 정해진 인생을 살아야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고 따분한 인생이겠는가? 남들이 다 오른쪽으로 가더라도 나는 내 판단에 따라 왼쪽으로 갈 줄 아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유로운 시간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불멍'이나 '멍때리기'는 이런 차원에서 유효하다. p249


중독 인생을 위한 마음 처방전

'쾌락이 질병이 되는 순간'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건 지난달 신용카드명세서와 관리비명세서를 받아든 후였던 것 같다.

포스팅을 통해 몇차례 언급을 했지만 지난 여행을 다녀오면서

그동안 자제하고 있었던 인터넷쇼핑에 대한 욕구가 봇물처럼 터져버렸다.

집에 넘쳐나는 사지 않아도 될 옷, 가방, 시계, 신발 들을 비롯해서

꼭 필요했다고 우기고 싶은 설명절을 보내기위한 식품들과 선물

그리고

그림 다시 시작한다며 사들인 미술용품까지 지난 한달여간 아이들 떠나고 조용하던 우리집 문앞에 거의 매일 택배가 쌓여갔다.


저자는 진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충고한다.

자극이 없으면 반응도 일어나지 않으므로

홈쇼핑 방송채널과 모바일 쇼핑몰 사이트를 가능한 차단하라고...


삶의 기쁨을 쇼핑이 아닌 운동이나 레저, 여행 등 건전한 취미와 생활 속에 발견할 수 있다는 구절에

'누가 그걸 모르나?~' 반문했다가 자주 가는 쇼핑앱을 지우고 

든든히 옷을 챙겨 입은 후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은 바람이 차지만 시민의 강에도 조금씩 봄의 기운이 드리운다.

쇼핑은 이제 그만하고

그래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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