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에세이&
박연준 지음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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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시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산문과 소설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작품세계를 끊임없이 확장해온 박연준이 여덟번째 에세이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창비 에세이& 시리즈로 선보인다. 산문 읽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가득 안겨준 탁월한 에세이스트 박연준 시인이 이번에는 그만의 우아한 사색이 담긴 필치로 ‘마음’을 관찰한다.

총 3부로 구성한 이 책은 달력, 편지, 발레, 풍선, 새벽 등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하나의 명사에서 시작하여 그 단어에 얽힌 추억과 자신만의 정의를 풀어놓으며 흔하디흔한 매일의 반복을 특별한 순간으로 탈바꿈한다. “나에게 있던 흔한 것들이 어느새 ‘유일한 것’으로 달라져 있”(추천사 요조)는 독서의 감각을 선사하는 박연준의 이 글들은 지루한 일상을 반복하며 더께가 끼어 소란하고도 혼탁해진 마음을 맑게 정화하며 독자에게 질문 하나를 남겨놓을 것이다. 나의 마음은, 또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냐고. 마음에 밑줄을 긋는 이 산뜻하고도 사려깊은 에세이는 읽는 이의 마음을 다정하게 마중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고양이에게 ‘높이’라는 숨숨집이 필요하다면 인간에게는 ‘다락’이라는 은신처가 필요하다.

책을 쓰는 동안 다락에 앉아 있다고 상상했다. 필요해서 그랬다. 세상과 거리를 확보해 세상을 그리워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넓고 매끈한 공간이 아니라 잉여의 공간, 잊힌 공간에 머물고 싶었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을 찾으면서도 창문에 배를 맞대고 살아가는 고양이처럼 유연하게 존재하고 싶었다. 모든 것과 단절되었다는 감각은 꿈꾸기에도 사유하기에도, 세상을 사랑하기에도 좋았다. p7

매 순간 성실히 사라지는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 잃어버린 줄도 모른 채 잃어버리는 것은 얼마나 많은가. 물건만이 아니다. 물건을 둘러싼 생각, 기억, 추억을 잃어버렸다. 시, 사람, 기분을 잃어버렸다. 기쁨, 슬픔, 사과해야 할 타이밍, 포옹과 눈빛을 나누어야 마땅했을 인사를 잃어버렸다. 휘파람, 라일락, 고백을 잃어버렸다. 어려움 없이 누리던 모든 ‘첫’, 순수한 호의, 갈망, 몸에 내려앉은 떨림을 잃어버렸다. p18

마음에 가시가 산다. 조금만 돌보지 않아도 안팎을 할퀴어놓고 여기저기 흠집을 낸다. 마음은 실체가 없어 티 나지 않는다. 마음은 많은 것을 몸에 넘긴다. 몸은 두꺼운 피부조직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덩어리여서 티가 난다. 몸을 돌보려는 사람은 마음을 살펴야 하고, 마음을 돌보려는 사람은 몸을 살펴야 한다. 어려운 일이다. p30


요가 수련에 5분 늦었다고 통곡을 하며 돌아온 날, 처음으로 내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강박과 불안,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 잘 때 턱이 아플 정도로 이를 앙다문 자세... 그날부터 지금가지 시시때때로 손을 펴는 연습을 한다. 힘을 풀고 걱정을 지우고 먼 곳을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세상에는 내가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 상황을 통제하려 할수록 겁이 나고, 다른사람에게(작은 거라도) 기대하게 된다. 내가 이리하려 하니 당신도 저리해줘애 하지 않습니까, 이런 마음은 본인을 지치게 하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 시간을 들여 생각한 결과 깨달았다. 누군가에게 기대하지 말 것. 바라려며 오직 스스로에게 바랄 것.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통곡하지 말 것. 멀리 보고 '계속' 걸을 것. 삶을 꾸리는 건 나지만, 인생은 나 외의 것으로 채워진다는 걸 알았다. p58~59

가장 좋은 선물은 바란 적 없는데 ‘톡’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무 날도 아니고 아무 일도 없는데 당신이 내미는 선물이 좋다. 머리 위로 도토리 한개 떨어진 듯 ‘어맛’ 하고 놀라며 받을 수 있는, 가볍게 건너오는 선물이 좋다. 꽃, 쿠키, 피겨, 핸드크림, 책 등이 가벼운 선물로 알맞겠다. 신나는 기분과 즐거운 기분이 합쳐져 ‘작은 환희’를 만들어내는 순간이다. 환희—고요한 마음에 환타를 콜콜콜 부어주는 것 같은 기분! 누군가에게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적이 있다면, 당신은 그를 좋아하는 것이다. p79


이 글을 쓰는 도중에 깨달은 한가지!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은 잠을 양껏 잘 자는 사람, 자신에게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자신과 삶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은 잠을 못 자는 사람, 자신에게 관대하지도 혹독하지도 않은 사람은 잠을 적당히 자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잘 자는 사람은 자신에게, 그리고 자기에게 일어난 크고 작은 일에 관대한 사람이 분명하다. p141

성공담이 아니라 실패담, 부조리한 세상에서 고근부투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마음을 기울이는 사람이 소설을 읽는다. 훌륭한 삶을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깊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독서다. 당신을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의 입장에 서보겠다는 다짐이 소설을 계속 읽게 한다. 당장에 이득이 없다고 소설 읽기를 그만둔다면 당신은 빠른 속도로 늙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오솔길은 보지 못하고 대로변으로만 다니는 삶을 살게 될지도 모른다. '나'를 커다랑게 키우고 싶다면 남의 삶에 개입해 그 사람이 되어봐야 한다. 인생을 여러번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소설에 있다. P180~181


비오는 금요일 오후,

늘 그렇듯 별다방 창가에 앉아 '모월모일'로 좋아진 작가 박연준의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을 읽고 있다.

한동안 내마음을 괴롭히던 숙제 하나를 해결한 탓인지

오늘은 집중해서 책을 읽을 수 있어 다행이다.

"맛있는 빵도 만드시고 요리도 너무 잘하시고 (진짜 큰이모네집 밥이 어떤 식당보다 맛있어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달란트를 가지신 것 같아요."

위의 글은 큰조카가 생일날 보낸 메세지 중 일부로

그냥 하는 인삿말이겠지만 조카들도 제부들도 내가 만든 음식을 좋아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좋아서 힘들어도 집에서 음식을 장만하곤 했는데

올 추석은 아직 넘 덥기도 하고 체력이 예전같지 않아서

청소도 음식장만도 진도가 안나가고 마음의 짐만 더해지고 있었다.

여러날 고민 끝에 식사는 집근처 식당에서 하고

우리집에서 과일과 차를 나누기로 결정하고 동생들에게 의향을 물었는데

시간도 장소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그와중에 김씨는 본인이 한우를 사올테니 다른 거 준비하지말고

고기만 구워먹자고 말해 기암을 토했는데

그럴꺼면 내가 그냥 준비하지 왜 식당을 예약했겠냐고요?!.... ㅠ.ㅠ

무리해서 준비하고 힘들어하는 것보다

말꺼내긴 쉽지 않았지만 내 마음을 먼저 들여다 보기로 했던게

이렇게나마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마음을 보내려는 마음'

잠 안오는 밤 제목이 턱 목에 걸렸다.

책속에서도 잠을 못 자는 사람을

자신에게 혹독한 기준을 들이대는 사람(자신과 삶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사람)으로 정의했는데

할수만 있다면 그 누구보다 내 자신에게 관대해지고 싶다.

또한 저자는 소설읽기를 어려워하는 내게

'인생을 여러번 살 수 있는 가장 쉬운 길, 소설에 있다.'고 이야기 한다.

다시 읽는 '모순'을 비롯해서 구입하고 진도 안나가는 소설책들이 쌓여가고 있는데

깊이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독서이기에 좀 시원해지면 속도를 내 볼까한다.

선물 받는 것도 좋지만 선물하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책과 핸드크림, 커피 등이 주로 내가 친구들에게 전하는 선물인데

가장 좋은 선물은 바란 적 없는데 ‘톡’ 주어지는 선물이라고 하니

앞으로 선물을 준비할땐 머리위로 도토리 한개가 떨어지듯 가볍게 받고

신나하고 즐거워할찌 고민해 보는 걸로...


추석선물

그것이 문제로다!.... >.<

모든 좋은 날들은 흘러가는 것 잃어버린 주홍 머리핀처럼 물러서는 저녁 바다처럼, 좋은 날들은 손가락 사이로 모래알처럼 새나가지 덧없는 말처럼 덧없이, 속절없다는 말처럼이나 속절없이, 수염은 희끗해지고 짖궂은 시간은 눈가에 내려앉아 잡아당기지. 어느덧 모든 유리창엔 먼지가 앉지 흐릿해지지. 어디서 끈을 놓친 것일까. 아무도 우리를 맞당겨주지 않지 어느날부터. 누구도 빛나는 눈으로 봐라봐주지 않지.

눈멀고 귀먹은 시간이 곧 오리니 겨울 숲처럼 더는 아무 것도 애닯지 않은 시간이 다가오리니

잘 가렴 눈물겨운 날들아.

작은 우산 속 어깨를 걷고 꽃장화 탕탕 물장난 치며

슬픔없는 나라로 너희는 가서

철모르는 오누인 듯 살아가거라.

아무도 모르게 살아가거라.

_ 김사인 화양연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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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물 -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제너비브 킹스턴 지음, 박선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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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이 되던 해에 엄마를 잃은 딸의 아주 긴 애도의 기록이자, 삶의 불확실함과 불완전함을 받아들이고 내일로 나아가는 용기 있는 과정을 담아낸 에세이다. 제너비브의 엄마는 죽기 전, 딸을 위해 커다란 판지 상자를 준비했다. 그 안엔 엄마가 함께하지 못할 딸의 기념일들, 이를테면 매해 돌아올 생일, 졸업, 약혼과 결혼, 출산과 같은 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선물들이 담겨 있었다.

엄마가 돌아가신 후 제너비브는 수십 년간 어디를 가든 상자와 함께한다. 깊은 슬픔에 빠져 방황하고 불안해하던 시간을 지나, 엄마가 남긴 열렬한 응원과 사랑의 메시지들을 하나둘씩 따라가면서 제너비브는 비로소 내일을 맞이할 용기를 얻는다.

《뉴욕타임스》 모던 러브(Modern Love) 섹션을 통해 소개되어 독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은 에세이 「판지 상자에 담은 못다 한 사랑(She Put Her Unspent Love in a Cardboard Box)」이 마침내 한 권의 책으로 출간되었다. 실화라고는 믿기 어려운 꼼꼼한 기록들과 섬세한 묘사가 소중한 사람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묵직하고도 따뜻한 위로를 선물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엄마가 죽고 그 분홍색 판지 상자는 내 방 한쪽에 내내 놓여 있었다. 나는 가끔 상자를 열어 깔끔하게 포장된 선물들을 손가락으로 훓어보곤 했다. 각각의 선물은 끝이 돌돌 말린 얇은 천으로 된 리본이 묶여 있었고, 그 사이에 카드가 한 장씩 꽂혀 있었다. 포장 겉면에는 엄마의 단정한 손 글씨로 적절한 때가 되기 전에는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문이 적혀 있었다. 그 당시에 상자는 내가 들기에 아주 무거웠다. 지난 20년간 상자는 늘 나와 함께했다. 대륙을 가로질러 주와 주를, 아파트와 아파트를 옮겨 다니는 동안에도 이삿짐 트럭이 떠나고 나면 나는 제일 먼저 상자를 보관해 둘 장소부터 찾았다. 상자는 주로 가구 사이의 좁은 공간이나 옷장 깊숙한 곳에 놓였다. 나는 본능적으로 상자를 보호했고, 어딘가에 잘 숨겨두었다. 상자는 매년 조금씩 가벼워졌다. 이제 상자에는 세 개의 물건만 남아 있다. p8~9

이상하게도 그 상자에는 아무 표시가 없어서 엄마는 내가 그걸 언제 열어보기를 의도한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작은 유품들은 손에 올려 이리저지 굴려보다가 문득 그 물건들이 빌리지에 관한 기억이 꿈이 아닌 진짜였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엄마가 죽기 전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마치 동화처럼, 상상 속 이야기처럼 느껴지곤 했는데 구슬은 보란 듯이 내 손바닥 위에 놓여 있었다. '그 시절은 꿈이 아니었어. 이 구슬처럼 진짜였어.' p57


가까운 곳에서 찰칵하고 누군가 사진을 찍는 소리가 들렸다. 몇 년이 지난 지금 그 사진을 보니 이제는 알 것 같다. 비둘기를 날려준 행위는 누군가를 놓아준다는 뜻이었다는 걸. 내 종이 쪽지에는 편지가 아니라 소원이 적혀 있었다. 내가 미신의 의미를 알게 된 후로 속눈썹이 떨어질 때마다, 생일 촛불을 불 때마다, 다리를 건너거나 터널을 지날 때마다, 민들레를 발견할 때마다 빌었던 것과 같은 소원이었다. 그 소원은 정확히 열 개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었다. ‘엄마가 살아계시면 좋겠어요. 엄마가 건강해지고 다시는 암에 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p76

나는 엄마가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다는 걸 안다고, 그리고 엄마와 떨어져 있었던, 아니 떨어져 있고 싶었던 시간과 엄마가 서서히 자신을 잃어가전 그 방에 가듣 찬, 사람을 멍하게 만드는 끔찍한 슬픔과 떨어져 있고 싶었던 시간에 매일 죄책감을 느꼈다고 말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내 마음 한구석에서 이 모든 일이 끝나기를, 그래서 지금 모습의 엄마가 아니라 예전 모습의 엄마을 기억하고 싶었던 것에 가장 크게 죄책감을 느낀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대로 잠에 빠졌다. p115

우리는 굶주리고, 피 흘리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쫓겨나는, 그런 사람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야 했다. 내가 우리 집과 내 인생의 모든 다른 환경에서 통제하기 어려워 했던 감정들이 무대에서는 큰 자신이 되었다. 내가 무대위에서 독백하며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을 때, 그리고 그런 나를 보며 같이 눈물 흘리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나는 감정의 자유를 얻는 해답을 찾은 것 같았다.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말을 통해서도 느끼는 감정들을 전달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 p193


엄마는 우리 삶에, 그리고 모든 삶에는 힘든 도전들이 있다는 걸 알았고, 우리가 그 도전에 맞서도록 도와줄 수 없다는 사실을 몹시 마음 아파했다. 그래서 엄마는 우리가 살면서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의지가 될 뭔가를 남겨주고 싶어서, 동화속 바실리사처럼 우리가 지니고 다닐 수 있는 물건에 엄마를, 엄마의 정신을 담아두려 한 것이다. 내 인생의 엉클어진 실타래를 풀기 위해 내가 도움을 청해야 하는 사람은 미소 짓는 얼굴로 내 선물들을 포장한 상냥한 엄마가 아니었다. 내게 필요한 사람은 그 테이프 속의 여자, 비디오 속의 여자,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무언가를 위해 싸우고, 상처 입고, 한 인생을 살았던 사람이었다. 나는 어렸을 때 엄마가 보여준 부드러운 모습뿐 아니라 엄마의 모든 모습이 필요했다. 엄마는 나를 미래로 이끌고, 엄마 쪽으로 이끄는 빵 조각들을 남겼지만, 그것들을 모두 찾으려면 훨씬 더 자세히 살펴보아야 했다. 나는 묻고 싶은 게 많았다. p236

이만큼 나이를 먹으면 안하던 짓을 하면 안된다.

김씨 없을 때 대청소를 하겠다는 결심?!

그 결심을 생각만으로 끝낼 수는 없어서

주방, 욕실, 책장까지 정리와 청소를 밤늦도록 했고

몸이 피곤했음에도 늘 들리던 코고는 소리가 없어서인지

3일내내 잠을 제대로 못잤다.

출장갔던 김씨 돌아오는데 좋아하는 밥상은 차려주어야 할 것 같아서

어지러움을 참고 달래된장찌개를 끓이고, 생선을 굽고...

여행을 떠날 때마다 공황을 겪곤 하는데 이번엔 내가 아닌 김씨가 다녀왔음에도

심한 공황을 겪었다. 덕분에 모처럼 집에온 꼬맹이에게도 걱정만 끼쳤네... ㅠ.ㅠ

오늘은 집에서 쉴 생각이었는데 큰아이에게 연락이 왔다.

아빠가 출장길에 사온 선물도 전달해야겠기에 만나서 점심을 먹고

근처 별다방에 나란히 앉았다.

세상을 떠난 엄마가 남긴 열아홉 해의 생일선물과 삶의 의미

'마지막 선물'

공부하는 아이옆에서 열두살에 엄마를 잃은 작가의 엄마가 죽기 전,

딸을 위해 준비한 분홍색 판지 상자 안에 선물과

엄마가 함께하지 못할 딸의 앞으로 다가올 많은 기념일들을

미리 축하하고 응원하는 편지가 담긴 '마지막 선물'을 읽고 있다.


저자의 엄마도 나처럼 유방암으로 오른쪽 가슴을 전절제하고

여러가지 방법으로 투병생활을 했지만

결국 어린 자녀를 두고 세상을 떠난 이야기에

유방암 수술을 앞두고 환자복을 입고 있는 엄마를 보고

눈물을 터트린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불안해 떨면서도

'엄마는 괜찮을꺼라' 다독이던 내모습이 생각났다.

불과 1년전의 일이다.

어린시절부터 엄마의 투병을 지켜봐야했던 저자와는 달리

큰딸과 꼬맹이는 이미 서른을 넘긴 성인이고

오히려 엄마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사려 깊은 아이들이지만

만약 훗날 내게도 그런 날이 온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남겨야 할까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날 위해 매일 눈물로 기도하시던 엄마를 떠나보내고 느꼈던 상실감....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기고 먼저 떠날찌도 모른다는 불안감...

두 상황을 모두 겪었기에

많은 감정이 엉켜 눈물이 자꾸 나온다.

나도 그날이 오면 이렇게 전하고 싶다.

너무 슬퍼하지 말기를...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혹은 힘든 도전을 할때 엄마는 늘 그랬던 것처럼

멀리서도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고 응원할 것이라는 걸...

그리고 행복의 원천은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어야 한다고...



엄마는 내가 마음의 문을 닿지 않기를,

엄마를 잃은 상실감 때문에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누군가와 깊은 관계가 되는 노력을 포기 하지 않기를 당부하고, 또 당부했다.

엄마가 내게 조언한 말들을 다시 읽어보았다.

'주는 것과 받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줄 알아야 해...

행복의 원천은 다른 곳이 아닌 자기 내면에 지니고 있어야 해.'

결혼과 상관없이 노력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p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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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본 청소책 - 그대로 따라 하면 달라지는 우리집 구석구석 청소 레시피 90개 진짜 기본 시리즈
정두미(두룸) 지음 / 레시피팩토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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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주제로 16만여 명과 소통하는 살림 인플루언서 ‘두룸’. 그녀는 평소 간단한 청소팁이나 편리한 수납법, 신박한 살림용품을 찾아서 사용해 보기를 좋아했고, 이를 기록하고자 하나둘 SNS에 올렸다. 이런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담은 책이 바로 <진짜 기본 청소책>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법을 마치 요리처럼 ‘레시피화’ 해서 따라 하면 성공할 수 있도록 재료부터 도구, 청소 과정 하나하나를 상세히 담은 것이다.

궁금한 청소법이 있다면 펼쳐서 따라만 하면 된다. 또한 가장 기본이 되는 집 청소법을 구역을 나눠 소개했다. 위생이 제일 중요한 주방, 물때가 고민인 욕실, 가족들이 오래 머무르는 거실, 잠자고 공부하는 침실과 아이방, 먼지가 쌓이기 쉬운 드레스룸과 화장대, 그리고 세탁실, 창문, 계절가전 등을 만날 수 있다. 거기에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자주 묻고, 궁금해하는 내용을 Q&A와 두룸’s tip로 꽉꽉 채웠다.

<인터넷 알라진 제공>



김씨가 오만년만에 출장간 기념으로 대청소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래된 아파트이기도 하고 큰딸과 꼬맹이 짐이 아직도 남아있는 우리집...

한동안 정리정돈 안되고 어수선한 우리집 상태에 아이들 핑계를 대곤 했는데

실상은 내짐도 엄청 많고 이젠 청소도 요리도 옛날 같지 않다는 것....

올해는 이른 추석도 다가오고 어떻게든 청소한 티를 내고 싶어

책한권을 구입했다.

이름하야 '진짜 기본 청소책'

그리고 책에 언급된 바이오크린콜이라는 소독수부터

세제와 솔 등 청소도구들도 왕창 사들였다.

이제 청소만 하면 되는데 하는일없이 바빠서 집에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

내일이면 벌써 돌아오는 김씨...

그렇다면 오늘밖에 시간이 없네. >.<

욕실화도 과탄산소다 풀어 비닐팩에 넣어 담가두고

책에 나온 설명데로 비교적 만만한 욕실청소부터 시작!

쌓아놨던 안쓰는 냄비와 후라이팬

플라스틱과 박스들도 분리해 버리고

책정리도 했다.

덕분에 넘 피곤하다. ㅠ.ㅠ

청소책에서는 요일, 혹은 월초 계획을 세워

루틴데로 청소하는 것을 권장하는데

세탁조 청소나 칫솔교환등은 이미 하고 있는 일이고

환갑이란 나이에 청소가 재밌어지진 않겠지만

살림 잘하는 인플루언서의 다양한 경험을 통한 청소법은

자극도 되고 달라질 우리집에 대한 기대가 생기게 한다.

얼마나 쓰겠다고 하며 장바구니에 담아만 놓은

알록달록 바이칸 솔을 구매해야겠다.

예쁜애랑은 쉽게 친해지니 말이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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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 - 황인찬의 7월 시의적절 7
황인찬 지음 / 난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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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한 편의 글, 매월 한 권의 책. ‘시의적절’ 시리즈 7월 주자는 황인찬 시인이다. 동시대 가장 아름다운 감각을 가장 고유한 목소리로 써나가는 이라 자부할 이름이자 7월, 어쩐지 눅진하면서도 투명한 ‘여름 냄새’를 생각할 적에 가장 먼저 떠올릴 이름이기도 하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는 시로 하루는 에세이로 여름의 날들을 채워나간다.

때로는 그런 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더러는 지난여름의 눅눅한 흔적 곁에서, 가끔은 먼 여름의 소식 앞에서 시를 생각하는 시인의 일상들이 담겼다. 창밖의 여름에 어울리는 책이라 말해도 좋을 테지만, 손안에서 여름을 시작하는 책이라 불러보면 더욱 좋겠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정말로 세월이란 무상한 것이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마음은 때에 따라 이리저리 바뀌기만 한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우리는 스스로 어디가 얼마나 변했는지도 모르는 채로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갈 따름이다. 옛사람들이 그토록 세월에 대해 노래했던 이유를 이제야 조금 알 알것 같다. p24

시라는 것이 모든 사람을 위해 쓰이는 것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만이 갖는 특별한 의미와 감각을 이해하는 사람들만의 작은 공동체가 시의 세계에는 있는 것입니다. 다만 저는 그전까지 그것이 굉장히 내밀하고 비밀스러운, 그리고 일방적인 일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시인의 문장을 읽고 그것을 받아들이며 육화시켜나가는 과정은 저의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끔, 어떤 순간의 시는 서로 직접 주고받는 일이 되기도 합니다. 소리 내어 읽고 그것을 듣는 경험을 통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꼭 낭독회에서만 이뤄지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가까운 이에게 시를 읽어주거나 그것을 듣는 일도 분명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꼭 행이나 연을 맞춰 읽지 않아도 좋습니다. 그저 자신의 흡을 따라 자연스럽게 읽는 것이야말로 그 시를 제일 잘 읽는 법일 테니까요.

앞으로도 때로 사람들은 제게 시를 어떻게 읽느냐 묻겠지요. 그러면 저는 마찬가지로 눈으로 읽는 것이라 답할 것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말을 덧붙일 수도 있겠습니다.

같이 읽어요. 소리를 내면서요.p39~40


시는 혼자 쓰는 것이라서 시가 딱하다. 요새 생각하는 것은 혼자라서 딱한 시를 어떻게든 다른 것들과 나란히 두는 일이다. 다른 것들과 함께 하도록 하는 일이다. 시를 통해 하는 일일 수도 있고 시에게 하는 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일단 생각만 하고 혼자 지쳐서 그만두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생각만으로 로혼자 만족하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 생각만으로 지치거나 만족하는 일 말고 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또 무엇일까. 이 글은 여기까지만 쓰고 나는 일단 나가야겠다. 여름날의 거리가 밖에 있다. p97

어제까지 우리는 여름에 있었는데 해변에서 바다를 보고 있었는데 비행기에서 내리면 겨울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밤의 비행기를 타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빛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저게 서울이냐고 내가 물르면 너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서울은 지날 때쯤이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지상에 빛이 가득해진다고 그제서야 이제 겨우 집이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안심하게 된다고 그렇게 말할 것이다. 공항을 벗어나면 와 춥다 정말 추워 말하며 버스에 탈 것이고 그때부터 우리의 생활이 시작될 것이다 서러를 사랑하면서 불빛 가득한 도시에서 살아가겠지 내 곁에 잠든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는데

너는 여기가 서울이 아니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집에 들어와서도 잠들지않소 먹지도 않고 불 꺼진 방에 누워 아직 아니라고 여긴 아니라고 p190~191


말하지 않으면 슬프지 않다. 그러나 말한다. 말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말한다. 그것이 요새 나의 삶과 시쓰기의 태도다. 김종삼과 같이 숭고하고 고결한 언어를 다룰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 될 테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 그런 언어를 구사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게 느껴지기도 할뿐더러, 조금은 거짓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나는 그저 말하고자 한다. 숭고하지도 않고, 고결하지도 않게. 무엇인가를 은폐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고, 그저 있는 것을 드러낼 뿐인. 창백하고 간결한 언어가 아니라, 다소 엉망진창이어도, 조금은 슬퍼지더라도 기어코 말해버리는 것. 나를 말로 뒤덮는 것이 아니라 나에 대해 말하는 것. 그렇게 함으로써 진짜로 말해보는 것. 그것이 진정 가능할는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이렇게 말해버렸기에, 그게 사실이 되리라 믿어볼 따름이다. p203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파랗게 젊은 내가 벌써부터 말년에 대한 꿈을 꾸는 것이 과연 건강하고 올마른 일일까? 사실은 죽고 싶고 싶다는 말을, 살고 싶지 않다는 말을 우회적으로, 그리고 변태적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인 것은 아닐까? 스스로도 이 질문에 답을 하기는 어렵다. 다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거칠고 사악한 노인의 모습, 죽기 전까지 불화하는 삶, 그리하여 계속 갱신되는 예술가로서의 이 모습이, 내가 조금 더 살아보기로 마음먹게 하는 거의 우일한 이유라는 것이다. p228~229

시의적절 시리즈 일곱번째 이야기

'잠시 작게 고백하는 사람'을 읽고 있다.

7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매일매일 기록한 여름이야기...

열대야가 계속되고

간간히 비가 내려 한껏 달아오른 대지를 적셔주긴 하지만

오늘이 말복이라는게 믿기지 않은채

여름과의 이별이 실감남지 않는다.

어쩌면 불현듯 찾아올 가을에 당황할 듯도 싶다.

내게 있어 칠월은 시인의 언어로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었는데

이제는 암과 마주하고 지리한 검사를 받는 계절로 기억될 듯 하다.

책속에서 저자는

삶은 항상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그것이 우리삶의 좋은점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비록 한쪽 가슴을 잃었지만

건강을 생각하며 음식을 챙겨먹고, 꾸준히 걸으며

건강나이 72세에서 58세로 회춘(?)을 했고

예전보다는 서로에게 향한 측은지심으로 김씨와의 관계가 조금은 변화했다고 믿는다.

앞으로도 가끔은 슬프거나 괴로운 순간이 올테고

꼭 바라는대로만 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힘을 내어보자.

봄날은 갔고

여름날도 갈테고....



삶은 항상 우리의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야 만다.

그것이 우리 삶의 좋은 점이기도 하리라.

그러나 그 모든 어긋난 상상조차 이미 두 사람의 미래의 책에는 적혀 있으리라고 믿었다.

꼭 바라는대로만 되지는 않으리나는 것을 알면서,

가끔은 슬퍼하거나 괴로운 순간이 오리라는 것을 알면서,

그럼에도 더 나은 미래를 함께 꿈꿀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

그것이 사랑의 가장 멋진 점 아니겠는가.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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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의 자존감 수업 - 니체에게 배우는 나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기술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황미숙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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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니체를 읽어온 ‘니체 애독자’ 사이토 다카시는 자존감이 낮아지기 쉬운 지금이야말로 니체를 꼭 읽어야 한다며 이 책을 집필했다. ‘신의 죽음’, ‘초인’, ‘아모르 파티’, ‘힘에의 의지’, ‘영원 회귀’ 등 니체 철학의 주요 개념들을 소개하면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거나 타인의 욕망에 휘둘리지 않고 진정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가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단독자로서 고독의 자유를 만끽하고, 어린아이처럼 창조적인 세계를 만들고, 고통 속에서도 강인하게 살아가고, 주어진 인생과 운명에 감사하고, 노예가 아닌 주인의 삶을 영위하고, 지금 이 순간을 긍정하는 등 자신을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가르쳐준다. 독자 여러분도 니체를 읽으며 껍데기로 치장한 ‘가짜 자존감’이 아니라 속부터 단단한 ‘진짜 자존감’을 갖출 수 있다.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과 세상 모든 것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소중한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니체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습니다. 이 점 역시 오늘날 우리가 니체의 말에 공감하기 쉬운 이유입니다. “신은 죽었다”라는 충격적인 말이 나오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니체는 기독교를 부정합니다. 기독교의 진리는 선(善)이므로 모두 천상의 세계에 있고, 지상에 사는 인간은 자기를 사랑하고 긍정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는 주장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하찮은 존재로 치부하고, 신을 무조건 훌륭한 존재로 숭배하는 그런 비굴함을 인간이 초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p15

“남들을 부러워하기보다는 나만이 따로 할 일이 있지 않을까? 발밑을 깊이 파보면 거기에는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니체의 이런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합니다. ‘나에겐 아무것도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발밑을 파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굴해야 합니다. 지금의 인간관계가 시시해 불만인 사람은 ‘그래도 이런 인간관계라도 없어지면 외로울지 몰라’라며 마음을 고쳐먹어야 합니다. 자신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 이미 하고 있는 일에 빛나는 무언가가 숨어 있을지 모릅니다. 깊이 파볼 가치가 충분합니다.

마지막으로 니체의 말 한마디를 더 소개하겠습니다.

일부러라도 그대들 자신을 믿는 것이 좋다!

그러지 않으면 어떻게 남들이 그대들을 믿겠는가!

자신을 믿지 못하는 자는 언제나 거짓을 꾸민다!

_니체, 『니체 전집 』p41

그리고 ‘고독자’라고 하면 왠지 외롭고 쓸쓸하고 나약한 느낌이 듭니다. 반면, ‘단독자’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고고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지요. 영어로는 ‘solitude’라고 표현하는데 무언가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만약 고독하다고 느낀다면 스스로에게 “나는 고독자가 아니라 단독자다”라고 말해줍시다. 기독교라는 거대한 권력에 홀로 맞선 단독자 니체를 떠올려보길 바랍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힘과 용기가 솟아날 것입니다. 강인함은 단독자로 존재할 때만 생기는 법입니다. p71

물론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꿈이 실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희망을 품고 꿈을 향해 노력하는 일 자체입니다. 이 과정에서 방향을 전환해도 되고 완전히 새로운 길을 찾아도 됩니다. 그렇게 꿈과 희망의 방향이 달아지는 일도 노력하는 과정이 없이는 불가능 합니다. 방향 전환 역시 한 가지 재능인 셈입니다. p185

듣고 보니 자유에는 고통스러운 일면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전 세계 사람들이 권위 앞에 복종하고 때로는 독재자에게 몸을 맡겨버리는 것도 자유를 내던지고 편안해지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정말로 자유를 원하는가’라는 기독교의 근간을 묻는 이 장면은 니체의 사고방식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어쨌든 자유는 ‘도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자유를 생각할 때는 니체의 말을 떠올리고 이렇게 자문해보세요.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p195

운명을 긍정하는 것과 운명에 안주하는 것은 비슷해 보이지만 완전히 다릅니다. 후자에는 왠지 모르게 운명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지만 저항하지 못해 어쩔 수 없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반면, 운명을 긍정한다고 하면 주어는 ‘나’가 됩니다. 자신의 의지로 운명을 받아들이는 것이니, 맞서는 이미지에 가깝습니다. 차라투스트라의 ‘공격적인 용기’도 이와 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본래 자기 운명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운명의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아무리 불행하다, 불쌍하다, 불운하다고 해도 스스로가 이 운명을 선택한 것은 바로 ‘나’라는 생각으로 진취적으로 맞설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운명입니다. p236~237

"사람은 자신을 사랑하는 기술을

부단히 배우고 익혀야 한다!"

_프리드리히 니체

니체에게 배우는 나를 사랑하고 긍정하는 기술

'니체의 자존감 수업'을 읽고 있다.

어찌하다보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혼자있는 시간의 힘' 이후 근간에 읽은 '단독자'까지

저자와 함께한 시간이 꽤 된 듯 하다.

고독의 자유(?)을 만끽하고 싶으나

컴퓨터강사로 아침식사만 세번을 차려내는 가정주부로

그 어느것 하나 포기하지 못하고 종종거리며 살아와서인지

코로나이후 강의를 쉬며 많아진 시간을 누리는 것보단

왠지모를 불안과 자책으로 여전히 전전긍긍하며 보냈던 것 같다.

기말고사이후 더위와 함께 찾아온 무기력함으로

잠시 또 방황의 시간을 보냈지만

조금은 뿌듯한 마음으로 '등록금 0원'으로 2학기 등록을 했고

미술수업, 캘리그라피수업, 디지털드로잉으로 만드는 나만의 그림책등

문화센터와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수업들을 신청했다.

그동안의 경험으로 난 뭔가 배우고 열심을 낼때

가장 자존감도 높아지고 행복해지는 것 같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기쁨도 고통도,

슬픔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되풀이된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긍정하고 강하고 단단한 인생을 살아가라."

이 한문장 만으로도 이 책은 충분히 읽을만 했던....

어려운 말은 제쳐두고 니체의 메시지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기쁨도 고통도, 슬픔도,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되풀이 된다.

그러므로 이 모든 것을 긍정하고 강하고 단단한 인생을 살아가라."

무언가 안 좋은 일이 있어 삶의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는 니체의 이 메시지를 떠올려보세요.

삶을 향한 의욕이 샘솟을 테니까요.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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