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me 일 센티 플러스 미 - 매일 더 나은 1cm의 나를 찾는 크리에이티브한 여정 1cm 시리즈
김은주 지음, 양현정 그림 / 허밍버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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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긴 자’라면 나는 지금 어느 지점에 있고, 지금의 나에게는 ‘1cm만큼의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때론 지루하고, 때론 지치는 일상에서 조금 다른 ‘1cm’의 나를 발견한다면, 그 작은 힌트가 커다란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는 법! 12개국 100만 독자를 변화시킨 김은주 작가의 타임리스 밀리언셀러 <1cm> 시리즈. 그중 가장 사랑받은 《1cm+》가 37가지 새로운 이야기와 새롭게 단장한 일러스트를 더해 10주년 기념 에디션, ‘풀 확장판’으로 탄생했다.

《1cm+me(일 센티 플러스 미)》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풀 확장판은 ‘나’에 집중한다. 작가는 더도 덜도 말고 딱 1cm만큼 내 인생에 더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 나선다. 그 여정에서 1cm만큼 관계의 거리를 조절하기도 하고(CONNECTING), 시선을 1cm 옮겨 새로운 세상을 보기도 하며(BREAKING), 심장 아래 1cm 지점에서 일어나는 일을 찾기도 하고(FINDING), 서로에게 1cm 더 가까이 가거나(LOVING), 하루에 1cm 틈을 찾아 쉬며(RELAXING), 1cm의 꿈을 품는(DREAMING) 내가 되도록 안내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오늘 7km를 달렸다면

나에게 그만큼 가까워진 것이다. p13

내 마음에 드는 나를 만나려면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는 사실 또한 중요하다.

새로운 행성을 찾아 헤매는 천문학자처럼

어두운 밤 반짝이는 별 같은 사람을 찾아내자.

서로의 마음을 더 빛나게 만들어주는 위성 같은 각자의 사람이

우주 안에 분명히 존재한다. p22


아직 인간은

암을 완치하는 수백 가지 효과적 방법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법,

UFO가 도시 상공 곳곳에 자주 출몰하는 이유,

우주 탄생에 신이 개입되었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밝혀내지 못햇다.


그러나 이미,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사랑이라는 것과

변하지 않는 우정이 존재한다는 것,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은 힘들지만

살아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는 것,

넘어졌다 다시 일어 났을 때 그만큼 강해진다는 것,

넘어진 누군가를 일으켜주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이라는 것,

한끼의 맛있는 식사나 한 곡의 낭만적 음악과 같은 작은 변화가

즐거움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p98



내 마음에 들게 보낸 시간은,

내 마음에 드는 나를 만든다.

삶은 유한하고,

그것이 우리가 지금 순간을

무한히 누려야 하는 이유이다. p105




어디서부터 잘 못 된걸까?!... ㅠ.ㅠ

받아 들일 수 없는 현실에 자책했다가 원망했다가 마음이 뒤죽박죽인 어느날

이 책이 도착했다.

초음파검사후 조직검사 그리고 면역검사 추가...

숨막히는 2주를 보낸후 받았든 검사 결과는 유방암.

누군가는 요즘세상에 유방암은 암도 아니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고

또 누군가는 먼길을 한달음에 찾아와 함께 울어주었다.



필사를 하면서도 눈물이 흘렀고

마지막장을 덮으면서는 펑펑 울었다.

그러니,

지금 울고 있다면 잠깐만 울고

지금 절망하고 있다면 잠깐만 절망하세요.

절망이 계속되면 절망이 미래가 되니,

일어나 당신 몫으로 주어진 내일을 찾으세요.

그 미래의 주인이 되세요. p288



저자의 전작 '나라는 식물을 키워보기로 했다'를 읽으며

몇년후면 할머니가 될 나이에

나를 다시 키우는 일은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마지막까지 귀여운 할머니로

누구와도 친구가 되기 위해선

나는 어떤 씨앗인지 알아보고

내면의 싹을 틔운후

적당히 물을 주고

시든 잎은 잘라내며

나비와 벌과 조우하기

눈물과 미세먼지는 닦아내고

알맞은 계절을 기다려

예쁜 꽃을 피우기위해

앞으로 더 노력해보자는 다짐을 했었는데

1cm+me

1cm+YH

당신이 느끼는 불행은 이 시간이 마지막일지 모릅니다.

당신 몫으로 주어진 절망은 거의 다 소진되었고,

당신 이름으로 예약되어 있는 미래는 아름답습니다.

땅은 꽃이 되고 눈물은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수고부터 잊고 있던 수고까지

기억하는 아픔부터 잊고 있던 아픔까지

그 모든 것은 보상 받을 것입니다.


절망의 순간에 읽은 책 일센티플러스미의

이 한구절에 희망의 씨앗을 심으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본다.

다 잘될꺼야....

** 이 책은 출판사 허밍버드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책리뷰

#김은주작가

#일센티플러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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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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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 - 불안, 걱정,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기회복의 심리학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날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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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황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얼마 전 방영된 드라마의 한 대사다. 몇 해 전만해도 불안장애니 공황이니 하는 말은 조금은 낯선 단어들 이였다. 그러나 요즘 드라마의 대사로 쓸 정도로 주위에서 흔히 “나 공황이야, 나 불안장애 인가봐” 라는 말들을 심심치 않게 듣곤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숨이 안 쉬어지고, 가슴이 답답하며 통증이 느껴지고, 온몸이 덜덜 떨렸어요. 이런 증상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집 밖을 나서는 것도 사람을 만나는 것도 꺼리게 돼 급기야는 사회생활조차 할 수 없게 됐죠.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며 원인을 찾아내고자 애썼지만 신체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니 이유조차 알 수 없었죠.”이런 증상 뒤에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숨어 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누구나 불안을 느낀다. 높은 곳에 서 있으면 떨어질까 봐, 어둡고 좁은 곳에서는 갇힐까 봐, 너무 빠른 자동차 안에서는 사고에 대한 공포를 느낀다. 이처럼 위험한 상황에서 불안한 마음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전혀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불안을 느낀다.


“엘리베이터가 멈추면, 개가 덤비면, 시험에서 떨어지면, 거절당하면 어쩌지”라며 위험 상황을 미리 걱정하며 불안한 마음이 되는 것이다. 10개국 120만 명의 사랑을 받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감정사용설명서》의 저자 도리스 볼프가 이러한 불안증(불안장애)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신간 《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를 펴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문제는 딱 한 가지다. 당신은 불안을 느낀다. 당신의 불안은 진짜다. 그러나 남이 보기에 불안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싶다. 아니, 정말이지 불안하지 않은 삶을 살고 싶다. 그런데 그러자면 먼저 불안하지만 불안을 일으키는 바로 그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불안을 참고 불안한 일을 하는 것, 그것은 지금까지의 습관을 거스르는 일이다. 지금껏 당신은 당신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불안한 일을 피하기만 하며 살았다. 그런데 이제 와서 불안을 피하지 말라니. 그럼 그게 다 잘못이었단 말인가? 그렇다. 안타깝게도 그렇다. 당신이 불안을 느끼고 있다면 당신의 선택지는 두가지뿐이다. p5~6


생각에는 엄청난 자유와 함께 크나큰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우리는 실제 상황과는 관계없이 생각을 통해 감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각을 활용하여 상황에 적절히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생존에 필요 이상으로 불안을 조장하기도 한다. 신체는 우리의 상황 평가에 따라 반응한다. 그런데 대부분 한 번 내린 판단과 그에 따른 감정은 무조건 옳다고 보기 때문에 자신이 내린 평가의 정당성을 점검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반응 습관이 생겨나고, 그것이 우리의 인격을 구성하는 불변의 요인인 양 착각한다. p50

앉거나 누워서 긴장을 푼다. 몇 번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쉰다. 이제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지금 인공위성에 앉아 지구를 빙빙 돌고 있다. 저 아래 지구는 작은 공만큼 작아서 손바닥에 올려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저기 저 밑에서 살고 있는 당신을 찾아보라. 아마 너무 작아서 안 보일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은 인류 전체를 매단 채 돌고 있는 지구뿐이다. 저기서 살고 있는 저 많은 사람들의 온갖 문제와 비교한다면 지금 당신이 걱정하고 있는 문제는 얼마나 하찮은 것인가? 저 중에서 10명, 아니 100명이 당신을 싫어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그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당신이 어느 날 실수를 저지르거나 무언가를 까먹거나 누군가와 싸웠다고 해서 그것이 지구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가? p291


폭풍이 두려워서, 미지의 땅이 무서워서 당신의 배를 항구에 내버려 두고 있진 않은지 꼼꼼히 살펴보고 당신의 배가 항해를 잘할 수 있을지도 점검하라. 혹시 모르니 조금씩 시범 운행을 해서 배의 능력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불안을 참고 도전에 나선다면 폭풍을 헤치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한 항구를 떠나지 않는다면 늘 똑같은 방파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모험과 도전이냐, 안전과 루틴이냐, 이것은 만인 앞에 던져진 선택지다. 당신만이 선택할 수 있다. 찬찬히 따져보라. 넓은 바다가 당신에게 맞지 않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배를 돌려 돌아오면 된다. 판단은 당신 몫이다. 남의 생각과 편견에 현혹되지 마라.

그럼 부디 멋진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 p315

불안, 걱정, 두려움을 이겨내는 자기회복의 심리학

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


증상이 시작된건 한 달전쯤인것 같다.

서울 모임에 다녀온 후 심한 어지럼증으로 꼬박 이틀을 누워서 보냈고

나도 모르게 큰 병에 걸린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스믈스믈 시작되며

잠 못드는 밤이 이어지는 상황...

스텐드 불빛으로 책을 읽긴 쉽지 않아

휴대폰으로 영화도 보고 장마철 대비 이런저런 물건들을 주문하며

문앞에 택배가 쌓여가곤 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오른쪽 가슴 윗쪽이 쿡쿡 쑤시기도 하고

뻐근하게 아프기도 하다.

며칠 고민을 하다 용기를 내어 병원을 예약했고

오늘 결국 조직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게 되었다.


아마 그래서였던 것 같다.

태블릿으로 나무를 그리던중 잘 표현이 안되기에

북카트에 보관중인 '나무 풍경화 컬러링북'을 사야겠다 싶어

알라딘앱을 열었는데 우연히 이 책 '불안하다고 말해요, 괜찮으니까'가 눈에 띄어

이 책을 먼저 구입하게 되었다.

처음엔 빠르게 한 권을 먼저 읽고

두번째 읽을 땐 중요한 부분에 밑줄을 치고

노트를 꺼내 메모하라고 저자는 조언한다.


이미 알고 있는 내 안에 불안이고 공황이지만

막상 닥치면 마치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듯

아직도 두렵고 무서운게 사실이다.

노트대신 이곳에 메모하며

몇가지씩이라도 실천해 볼 생각이다.

아무일 없기를... ㅠ.ㅠ

[공황과 예기불안에 대처하는 12단계]

1단계) 불안이 예상돼도 담담하게 맞서라.

2단계) 당신의 위험 평가를 점검한다.

3단계) 공황과 싸우지 마라.

4단계) 호흡에 집중한다.

5단계) 의식을 주변으로 향하게 해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린다.

6단계) 자세를 점검한다.

7단계) 기억하라. 몸이 긴장하면 혈관을 수축시켜 혼절을 예방한다.

8단계) 몸을 움직여라.

9단계) 긍정적 상상연습을 하자.

10단계) "스톱"을 외친다.

11단계) 부정적인 생각을 중단시켜라.

12단계) 인생에 백퍼센트 안전한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하라.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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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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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여행 - 모두가 낯설고 유일한 세계에서
양주안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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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다운 것’을 찾게 되는 여름의 입구, 양주안 작가의 첫 산문집 『아주 사적인 여행』이 출간된다. 이 책에는 파리의 에펠탑과 밀라노 두오모 성당처럼 유명한 이야기는 없다. 대신 여행지의 사적이고 다채로운 모습들이 등장한다. 파리에서 사랑을 찾는 청년들, 밀라노 게스트하우스의 가난한 여행자들, 멕시코시티에서 만난 거리의 선주민, 이스탄불 공항에 갇혀버린 시리아 남자, 어린 시절 일본에 정착한 한국인 가이드, 푸에르토 모렐로스에서 사랑을 그리는 화가. 저자가 십여 년간 만나온 고유한 여행의 순간들은 선명한 묘사와 함께 순간을 느리게 여행하는 글이 되었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나만의 고유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이 늘고, 여행을 할 때 남들 다 가는 관광지가 아닌 자기만의 경험이 중요해진 시대다. 자전거로 유럽을 횡단하던 스물넷의 여행자로 시작해 여행 에디터로서 유명 장소의 “예쁜 포장지”만을 소개하며 괴리감을 느끼던 날들, 그리고 낯선 이들과 잊지 못할 친구가 된 기억까지. 저자가 스무 곳의 지역에서 겪은 ‘아주 사적인 여행’을 함께하면 더 넓고 덜 외로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사사로운 이야기가 가진 힘을 믿기로 했다. 그것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글을 짓는 사람에게 필요한 믿음이자, 내가 살아낸 시간이 누군가의 오늘과 맞닿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희망이다. 위대한 역사는 찬란하지만 지나간 것이고, 개인의 삶은 어떤 모양으로든 살아 있다. 살아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러려면 살아 있는 사람 가운데 가장 오래 들여다본 사람부터 관찰해야 했다. 그는 다름 아닌 나였다. p7

다시 배낭을 쌌다. 무언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이 나를 도시 밖으로 밀어내고 있었다. 나에게 여행은 쉼이나, 치유가 아니다. 꾸역꾸역 여행지에 관한 책을 읽고 영화를 본다. 바닥에 눌어붙은 몸을 겨우 일으켜 산책도 한다. 작은 꽃 앞에서 하지 않아도 될 사색을 하고, 거대한 나무에 기대앉은 별것 아닌 시간에 억지스러운 의미를 끼워 맞춘다. 문득 괜찮은 문장이 떠오르면 메모장에 적어두기도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버려질 말들이 태반이다. 백 개 가운데 한 개는 건지겠지 하는 마음이기에 마치 복권을 긁는 기분이다. 여행하고 글을 쓰는 일은 도박 같았다. 판돈은 삶이었다. 잃을 것이 있다는 것, 감수해야 할 위험이 있다는 것, 여행은 모험이 되었다.

이 모험은 기필코 성공해야한다.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p54~55

그 뒤로 여행을 몇 번 더 했지만 질문은 여전히 남았다. 나는 대체 누구 일까? 이 여행이 끝나면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종착지에 원하는 모양이 아닌 내가 서 있을지도 모른다. 여행의 미묘한 매력도 거기에 있다고 느낀다. 기대하지 못한 것들을 마주하는 일. 위기의 순간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없다는 사실이 주는 긴박함. 벼랑 끝에 몰려야만 드러나는 가장 나다운 행동들. 어쩌면 나는 나를 관찰하기 위해 배낭을 다시 싸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p57~58

여행을 하고 글을 쓰는 건 백 년 뒤에는 호명되지 않을 이들의 기억으로 가는 작은 오솔길을 내는 일이다. 누군가 읽지 않고 오르지 않으면 금세 숲이 되어 사람이 더는 지나지 않을 길을 내는 것이다. 그것은 나의 역사, 당신의 역사, 언젠가 묻혀버릴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세상에 던져놓는 일이다. p252


모두가 낯설고

유일한 세계에서

'아주 사적인 여행'

이 책의 리뷰어가 되기로 결심했을 즈음엔

10여년 넘게 여행회비를 함께 모아온 친구들에게

'난 이제 해외여행은 힘들 것 같아.'라고 고백한 후였던 것 같다. ㅠ.ㅠ

일본과 홍콩여행이 전부였던 내가 호기롭게 터키 지금은 튀르키예라고 불리우는

그곳으로 여행을 함께 했던 친구들인데

그 사이 친구 아들들이 입대와 제대를 반복 했고

연로하신 부모님 걱정에 여행을 미루다보니

어느새 이젠 우리가 아니 내가 늙고 병들어

해외여행을 생각하면

동행한 친구들에게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앞선다.

이러한 상황에 '아주 사적인 여행'을 읽다보니

그럼에도 슬며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아무래도 다녀온 여행지의 이야기에 더 집중하게 되는데

몽마르트 언덕에 다시 올라보고 싶어진다.

로트렉과 수잔 발라동...

두 화가의 작품과 사랑 이야기에 이만큼 아는 척 하는 지금

다시 그곳을 찾는다면 몽마르트와 물랑루즈가 그들의 그림과 오버랩되며

조금 다르게 느껴질 듯 한데...


싱어송라이터 이승윤과 시인 최지인의 추천사가 아니더라도

여행에세이지만 결국은 사람이야기라는 생각이다.

작가자신과 헝가리 엄마 루빈 나타니 일로나처럼

낯선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조금씩 무기력에서 벗어나

하고 싶었던 일은 일단 해보는 쪽으로 마음을 먹어본다.

기차여행을 했고

가고 싶던 미술관에 다녀왔고

병원을 순례(?)중이다.

몸이건 마음이건 아프면 얼른 고쳐서 어디라도 떠나보자.

나와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충실해지기 위해...


여행은 나를 둘러싼 세계 바깥에서 견고하고 아름다운 울타리를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는 매번 비슷한 다짐을 하게 됩니다.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충실하자는 내용입니다. 나의 존재가 세상에 변화를 가져다줄 거라는 허황된 꿈을 꾸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작은 울타리 안에 제법 괜찮은 정원을 가꾸는 삶이라면 좋겠습니다, 나의 정원에는 사랑이라는 나무가 자랍니다. 우정이라는 꽃이 핍니다. 신뢰라는 비가 내립니다. p266


** 이 책은 출판사 RHK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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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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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악녀 이야기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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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레치아 보르자, 카트린 드메디시스, 마그다 괴벨스, 측천무후 등 동서양 굴지의 악녀 12명을 선정해 소개한다. 어떤 이는 내면의 마성이 이끄는 대로 애욕에 불타며 살인과 파괴를 일삼았고, 어떤 이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잔학무도의 극한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시부사와 다쓰히로는 단순히 권선징악의 가치판단으로 악녀를 논하지 않는다. 그녀들만의 강렬한 임팩트와 특이함, 비극성 등 진한 캐릭터와 서사에 주목하여, 다양한 시대와 국가, 다양한 여성의 삶을 '시부사와 스타일'로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한편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보르자 가문의 독약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전해져오는 말에 따르면 그 독약은 ‘칸타렐라’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눈처럼 희고 맛도 좋은 분말 형태의 약으로, 대개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효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독살자는 반지에 박힌 보석 안에 몰래 가루를 숨겼다가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상대의 음료수에 가루를 뿌린다. 체사레도 루크레치아도 이런 기술에 매우 숙달되었던 모양이다.

루크레치아가 밤마다 사내를 구하러 로마 밤거리를 헤맸다는 전설도, 성적 능력이 결여된 남편을 가진 불행한 그녀의 결혼 생활을 감안하지 않으면 앞뒤가 맞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녀야말로 강제적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 p14


런던탑에 있던 감옥을 나와 2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는 사실 매우 허영심이 강한 여인이었다. 모든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고 모든 정치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당시 궁정에는 여성의 수가 극단적으로 적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합해서 1,500명 정도로 구성된 신하들 중 여성은 침실 시녀가 서너 명, 사적인 공간에 소속된 시녀가 7~8명에 불과했다. 그 밖에 좀 더 낮은 신분의 여성까지 포함해봐야 고작 30명 정도에 불과했다. 절로 납득이 간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왕이 남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그야말로 여왕 대접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p60


끊임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이것저것 놀이를 바꾸어가며 새로운 유행을 좇던 그녀의 광적인 향락 습성은 도대체 어떤 성격에 기인할까. 신앙심 깊은 엄격한 어머니로부터 경고를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음과 같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머니는 대체 저에게 무엇을 하라는 말씀이신지요? 저는 따분해질까 봐 두렵습니다.”

왕비의 이런 표현은 18세기 말의 정신 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붕괴 직전의 고요함일지도 모른다. 혁명이 발발하기 전,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있던 귀족 사회에서는 따분함 이외의 그 어떤 정신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춤을 계속 춰야 했다.p117


측전무후의 상세한 전기를 쓴 중국의 린위탕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후는 여인으로서 이례적이었으며, 그녀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유명하 여인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클레오파트라도 아니고 예카테리나 2세도 아니다. 엘리자베스 1세여왕의일부분과 카트린 드메디시스의 일부분, 즉 전자의 힘과 후자의 잔인함이 한 몸에 존재한다." p185

이탈리아 루크레치아 보르자, 헝가리 바토리 에르제베트,

프랑스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여왕,

스코틀랜드 메리 스튜어트, 프랑스 카트린 드메디시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로마 아그리피나,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프랑크제국 프레데군트와 브룬힐트,

중국 측천무후, 독일 마그다 괴벨스

동서양의 12명의 악녀를 소개한 '세계의 악녀 이야기'

처음 출판사의 리뷰의뢰를 받았을때

잠시 '크산 티페'를 떠올렸었다.


오래전 김씨가 '착한줄 알고 결혼했는데 속았다'며

내가 '크산 티페' 같다며 놀리던 생각이 나서...

영국의 엘리자세베스 여왕을 비롯해서 내가 알고 있는 악녀는 절반도 되지 않았는데

악녀든 악처든 책속의 그녀들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영화와 뮤지컬로 만난적이 있어서인지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나마 친근하다.

당장 내일 먹을 빵이 없어 힘든 백성이 있다는 걸 절대 알 수 없는

뼈속부터 섬세하고 우아한 로코코의 왕비...

최후는 처참했지만

그럼에도 흐트러지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은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마지막 죽음의 모습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더워서 별다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권력, 살인, 파괴, 근친상간, 향락 등 극악무도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서늘한 기운 때문인지, 에어컨 찬바람 때문인지 으스스 춥군.

이번 주말엔 책에 언급된 크리스티앙 자크 감독의 영화 '루크레치아 보르자'를

찾아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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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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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을 쓰려고 새 노트북을 산 사람이 있다. 그는 3년간 초고를 쓰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짧은 글들을 이따금 공개했다. 문제적 화두를 던졌고 사회적 울림을 전했고 대중적 공감을 자아냈다. 어느 날부턴가 제법 쌓인 단편들을 수차례 다듬고,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은 미발표작들을 살피며 두 계절을 흘려보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다. 그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 이적은 그렇게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마감 직전 그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무는 “시간을 견디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적의 단어들》은 어느 단어에서 촉발된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산문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상 시와 소설을 넘나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을 꼬집고 새의 깃털처럼 새로운 세계를 펼치며 “희망이자 구원”을 그린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등 총 5부로 나뉜 책은 장황하게 에둘러가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유머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우리가 그동안 보던 산문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의 중간 지점에서 의미를 발산한다.

이적은 언어를 씻기고 씻기며 마땅한 문장과 정직한 수사를 찾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니와, 섭씨 1,250도 가마 속 불길을 견디는 도자기, 그것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과 바라보는 노년의 눈빛이 섞인 눈동자를 닮았다. 그가 써 내려간 글을 묘사하거니와, 펜촉에서 떨어진 벼락 같다. 벼락의 전후 사정을 쓰는 건 서술이지만 벼락이 번뜩이는 순간을 쓰는 건 정신이다. 이 책에는 그런 번쩍이는 정신이 담겨 있다. 잔재주가 없어 군소리로 들리지 않는 단단한 단편들이 기쁨과 슬픔을 깨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갈 날이 낼모레구나”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며 아이는 “에이, 할머니, 그럼 인생이 다 합해서 닷새라는 말씀이세요?”라고 놀리듯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고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참으로 그러하구나.” p17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귀하다.

한 달 한 달이 더 없이 소중하다.

하루하루가 뼈저리게 아쉽다.

그런데 왜 꼭 연말이 되어서야 그걸 깨닫다. p51


우리는 플라톤의 동굴로 걸어 들어가 모닥불에 의해 동굴 벽에 비쳐 일렁이는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넋 놓고 바라본다. 누군가 중얼중얼 주문을 외기 시작하고 누군가 태곳적부터 전해 내려온 부족의 전

설을 읊어 내려가자, 듣는 둥 마는 둥 뛰놀던 꼬마는 손을 모아 작은 새 그림자를 벽에 비추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함께 앉아 숨을 죽이고, 몇 번이고 처음인 양 볼을 붉히며, 이야기가 마술처럼 떠올랐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순간의 기적에 열중하리라. 불이 꺼지고 빛이 들어온 곳, 빛이 비춘 꿈이 빛나는 곳, 우리가 자진해서 들어가는 유일한 암흑, 영화관에서. p55

“10년 앞을 내다보라”라는 말과 “10년 뒤를 내다보라”라는 말은 정확하게 같은 뜻이다. 이상하지 않

은가? ‘앞과 뒤’를, 대체 가능한 한자인 ‘앞 전(前)과 뒤 후(後)’로 바꾸어보면 실감할 수 있다. ‘10년 전’은 과거를, ‘10년 후’는 미래를 뜻한다. 한데 어찌하여 ‘10년 앞’과 ‘10년 뒤’는 둘 다 미래를 의미하게 되었을까. 시간의 앞과 뒤는 같다는 뜻일까. 우리는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결국 미래로 흘러간다는 뜻일까. 시간의 ‘앞뒤’를 바라볼 때와 ‘전후’를 바라볼 때, 우리의 시선이 향하는 쪽과 우리가 등진 쪽은 어디인가. p113

이석증이 생긴 지 10년이 되었다. 내 경우 찬 바람 부는 계절에 특히 신호가 오는데, 이런저런 경험 끝에 왼쪽으로 누우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 오른쪽으로만 누워 잔 지 오래다. 자다가 살짝 왼쪽으로 뒤척이면 어지럼증이 비집고 들어올 때가 있다.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에서처럼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현기증’의 전조. 아찔한 낭떠러지 끝에서 발을 빼듯 급히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 그제야 진정되는 가느다란 요동. 있는지도 몰랐던 귓속 작은 돌의 위치가 미세하게 바뀌는 것만으로 세상의 안정감이 완전히 흔들린다. 인간이란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가. p189

지난주,

서울 모임에 다녀온 후

알수없는 어지럼증으로 일주일 남짓 고생중이다.


그동안의 어지럼증은 대부분 누우면 그 증상이 완화되곤 했는데

이번엔 누워도, 눈을 감아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누군가는 이석증이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기력이 쇠해서라고도 하고...

병원에선 비염외엔 딱히 진단명없이 무리하지 말고 쉬라는 말과 함께

약을 처방 받았다.

주말에 오겠다는 꼬맹이도 담주에 오라고 하고

아픈언니 맛있는 거 사주겠다는 동생도 담에 만나자고 했다.


안그래도 부실한 몸이 앞자리가 6자로 바뀌더니

자꾸 알아봐 달라고 한다.

영화관에 갈 체력도 아니어서

인터넷 알라딘에서 북카트에 담아 두었던 책들중

몇권을 주문했다.

읽기 편할 것 같은 놈(?)으로...

가장 먼저 집어든 책

'이적의 단어들'

내 계획에 맞게 술술 책이 넘어간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단어들이다보니

나라면 이 단어들로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 냈을까 상상해 보기도 하고

공감가는 글귀엔 '맞아맞아~ ' 맞장구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마음엔 근심의 방이 있지.

늘 무엇으로든 꽉 차 있어.

한두가지 근심을 겨우 떠나보낸 뒤,

혹시나 들여다보면 새 근심이 차오르고.

방을 없앨 수 없단 건 나도 알아.

방문을 열지 않으려 애쓸뿐.

다만 얄궂게도 잠기질 않아서 매일 밤 삐거덕 소리와 함께 근심은 또 슬그머니 흘러나오네.

오늘도 우리 모두, 건투를 빈다. p219


거위의 꿈

달팽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하늘을 달리다

말하는 대로

다행이다

그의 노래를 좋아하던 오랜 팬으로

오늘은 그의 응원 같은 한 구절에 힘을 내어 본다.

'오늘도 우리 모두,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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