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류의 탄생 -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허은순 지음 / 현암사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년 전 남편과 사별 후 귀촌하고 세상과 담을 쌓고 살던 허은순 작가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2년간 기록한 생각의 단편들을 엮어 모은 에세이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공황장애와 PTSD로 고통받던 그가 어떻게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는지, 50대 후반의 나이에 어떻게 직접 영상을 편집해서 릴스를 만들 수 있었는지 등등을 다룬다.

지금 그는 마리에 부띠끄 패션 디렉터부터 건축, 사진, 작가, 파이널컷 쓰는 시니어 유튜버, 1일 1릴스 하는 인플루언서까지 그 영역이 넓어졌다. 종잡을 수 없는 그의 에너지와 생각들은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로서 살아온 경험 덕에 더욱 깊이 있게 릴스에서 풀어졌고, 세대를 불문하고 다양한 이들 특히 여성들에게 큰 호응을 일으켰다.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에서 물러나 공동체의 변두리로 물러날 나이에 그는 다시 사회구성원으로 다양한 역할을 하며 시니어 생산자로 활동한다. 그의 움직임은 많은 이에게 용기를 줬고, 그의 말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나이 듦과 노년에 대한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깬 그의 액티브하고 멋진 삶은 앞으로 남은 날들을 살아갈 동년배의 시니어는 물론 새로운 나이 듦의 지형을 감지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도 큰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으리라 본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앞으로의 현실에서 이 책은 궁극적으로 이전에 그 어디에도 없던 새로운 유형의 인간상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이 들수록 필요한 힘은

남들에게 치대지 않기.

나 심심하다고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면서

이말 저말 내뱉으면

점점 고립되는 거다.

나이 먹어도 나사 풀고

마음 내려놓으면

서운할 것도

섭섭할 것도 없다.

내 마음이 충만하면

나눈 눈것이 많아지니

외롭지 않을 것이다. p29

잘하려고 애쓰지 않는다.

잘하려고 할수록 힘들다.

릴스를 지속하려면

꺾이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있는대로 하는 마음,

그냥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

칼이 없으면 이빨로 씹어먹겠다는 마음,

곤소금이 없으면 굵은 소금을 부숴먹겠다는 마음으로.

중요한건 뭐다?

되는데로 하는 마음, 그냥 하는 마음. p148

나이 먹는 걸 두려워하는 건

돈 떨어지고 아프게 되는 걸 걱정해서일 거다.

돈은 내 맘대로 벌 수 없지만

몸은 내 의지로 만들 수 있다.

몸 만들어 놓으면 가난에 대한 공포도 줄어든다.

없던 자신감도 생긴다.

이 몸뚱이로 무슨 일이든 못하랴 싶어서 용기가 솟구친다.

지금 고통스러워도 운동하면

누워서 눈만 뜨고 있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해보고

그래도 안 안되는 건 내 소관이 이아니다.

죽는 그날까지 걷자. p177

사람일은 알 수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이후의 일은 하나님께 맡긴다.

내 몸 관리 내가 못 해서 자식들 고생시키기 싫다.

한가해서 운동하는 게 아니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에 감당할 체력이 필요하다.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없지만

시간을 거슬러 살 순 있겠지. p194

나이 먹을수록 친구를 만나기 어려운 건

모두가 비슷할 거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사람들에게 스스럼없이

마음을 열게 된 비결은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거다.

바라는게 없으니 서운한 것도 없다.

뭔가 바라는 마음 대신 뭘 해줄 수 있을까 생각한다.

나를 존중해 주면 고마운 일이고

그렇지 않다고 해도 괜찮다.

현재의 나를 만나는 건

지나간 나의 시간이 만들어온 결과를 나누는 것.

이렇게 결이 맞는 사람들이 만나면

인연이 우연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만날 사람은 만나게 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보면 안다.

시간이 지날수록 깊은 향과

풍부한 맛이 나는 차처럼

인연도 그렇다.

그래서 세월 지나 봐야 안다. p282~283

“지금까지 살아보지 않았던 세상이 온다.

그 안으로 뛰어들 것이다.”

이제껏 보지 못한 새로운 유형의 인간상이 등장하다!

죽는 날까지 제 발로 화장실 가는 게 목표인

67년생 허은순의 인생 2막 에세이

늙어도 낡아지지 않는 신인류가 온다

한학기를 잘 보내고 기말고사까지 무사히 치룬건 분명 좋은 일인데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듯 다시 무기력해진듯 하다.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책

'신인류의 탄생'

비슷한 연배의 저자의 에너지 넘치는 이야기들을 마주하니

그 에너지가 전달된 듯 힘이 나는 것 같다.

어젠 근무하던 학원에서 연락이 왔다.

예전 같으면 분명 은퇴할 나이지만

아직도 강의 의뢰가 들어오는 것도 감사하고

가고 싶은 미술 전시가 많지만

'스웨덴 국립미술관 컬렉션'에서 심한 공황을 겪은 이후

엄두를 내지 못했던 미술관 나들이...

동생의 초대로 함께 다녀온 '베르나르 뷔페' 전시도 좋았다.

이제 슬슬 그림도 다시 시작해 볼 생각이다.

엽서크기의 작은 그림이면 어떠랴.

'사람일은 알 수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이후의 일은 하나님께 맡긴다.'라던 저자의 말처럼

좋아하는 일을 하며

그렇게 살아보리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