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예술로 빛난다 -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대답
조원재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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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은 고상하고 우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부수며, 40만 독자를 쉽고 재미있는 미술의 세계로 안내했던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의 저자 조원재가 인문×예술 교양서 『삶은 예술로 빛난다』로 돌아왔다. 약 3년 만의 신작이다. 전작이 예술가의 삶과 작품에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예술을 매개로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우리가 예술로부터 진정 얻어야 하는 것은 예술 지식이 아닌, 삶의 지혜라고 말한다. 매일 반복되는 지겨운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비밀은 무엇인지, 우리가 노력 없이도 가질 수 있는 천부적인 재능은 무엇인지, 자기 자신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지 등에 대해 탐색해 나간다. 획일화된 기준으로 쓸모와 효용가치로만 판단되는 사회, 각박하고 메마른 세상. 오직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삶을 예술로 빛나게 할 27번의 지적 여정에 독자를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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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회라는 말이 있다. 평생에 이뤄지는 단 한 번의 만남, 단 한 번뿐인 일. 이 말은 차 마시는 행위를 예술로 승화시키는 다도에서 쓰인다. 어제도 차를 마셨고 엊그제 역시 차를 마셨지만. 차를 마시는 지금 이 순간은 평생에 단 한 번 일어나는 일임을 가슴에 새겨 차 한 모금을 아주 새롭게 음미한다는 마음의 자세다. 이것은 다름 아닌 한 인간이 지닌 지성의 문제로, 누군가가 가르쳐주고 알려준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인간이 내면에 지닌 지성으로 해내는 일이다. 우리의 일상이, 삶이 아무리 매일 반복되더라도 매 순간은 진실로 새로운 순간이다. 우리가 지성을 발휘해 그 진실을 매일 매 순간 의식하려 노력한다면, 무미건조하게 여기던 것들이 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전혀 다른 의미로, 전혀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올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의 평범한 삶 속에 듣도 보도 못한 색과 형과 향을 지닌 꽃이 피어날지 모른다. 그렇게 우리의 삶에 예술이 피어날지 모른다. p31

흥미로운 건 이 번데기 과정을 미술가라 불리는 사람들만 경험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이 이 과정 속에 있다. 운동을 하든, 노래를 부르든, 발명을 하든, 사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요리를 하든, 글을 쓰든, 춤을 추든, 말을 하든, 삶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이 과정은 진행 중이다. 인간은 모두 자신에게 무지한 백지상태로 태어난다. 누군가는 삶을 마감하는 그날까지 영영 자신에 대해 정확히 모를 수도 있다. 다른 누군가는 ‘내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스스로 번데기가 되기를 선택한다. 그 번데기 속에서 누군가는 자기만의 해답을 발견해 껍질을 찢고 나와 나비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실패하기도 한다. 물론, 거듭된 실패에도 굴하지 않는다면 끝내 나비가 될 수도 있다. 애벌레가 번데기 껍질을 까고 나와 나비가 될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다. 이는 온전히 애벌레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 지금 우리는 그 과정 어디쯤에 있을까? p94

나태함은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다. ‘일’을 하지 않는 것일 뿐이다. 일을 하지 않을 뿐 숨은 쉬고 있다. 살아 있는 것이다. 그 어떤 외부 압력에 속박되지 않고 순수하게 숨 쉬며 살아 있는 상태를 온전히 누리는 시간을 보내기로 선택하는 것이다. 달리 말해, 사회적으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의 여백’을 스스로 허락하는 마음.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나태함이지 않을까?

우리는 나태할 때 비로소 예술적으로 살 수 있다. 삶에서 ‘아무 할 일이 없는’ 시간의 공터를 스스로 허락하고 만들어야 비로소 내가 숨 쉬고 살아 있음을 체감할 수 있고, 예술을 할 수 있다. 그렇다. 예술을 할 수 있다. 감각하고, 생각하고, 느낄 수 있다. 그렇게 예술이라는 것을 할 수 있다. 내 앞에 산적해 있는 일에 몸과 마음이 치이다 보면 나태함이 낄 자리가 사라진다. 나태함이 없으면 몸도, 머리도, 마음도 자유롭게 흐느적거리며 유희하기 어려워진다. 물고기처럼 이리저리 자유롭게 헤엄칠 수 없게 된다. 몸과 머리와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버려 창의성이 싹틀 틈이 막혀 버린다. 딱딱한 영혼에서 생각은, 느낌은, 영감은, 깨달음은, 창작은, 예술은 나오지 못한다. 글이든, 그림이든, 음악이든, 춤이든, 말이든, 표정이든, 표현이든 어떠한 방식의 예술도 나오지 못한다. p110~111

'지금 이 순간 진정 하고 싶은 것. 그것을 하자.' 그 마음의 소리. 그 진심.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진심으로 터져 나왔던 그 소리. 그 소리는 사진에, 책에 실컷 빠지게 했다. 그동안 잠재해 있던 미술의 맛에 푹 빠지게 했고, 일본을 거쳐 유럽까지 직접 미술작품을 보러 가게 만들었다. 그 진심의 발로에서 나온 모든 행위에서 생성된 체험들. 그 체험들 속에서 나는 사색했다. 그냥 증발시켜 버리지 않고 있는 힘껏 겨안았다. 서로 들러 붙어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찐득찐득해질 때까지. 그렇게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조금이나마 가진 잠재적 가능성이 무엇인지 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p297~300

빈센트 반 고흐. 그의 일탈의 전모를 접하게 되었을 때, 나는 그와 어떤 동질감을 느꼈다. 굳건한 동지애가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분명 그와 나 말고 다른 누군가도 현재 이런 자발적 일탈을 선택하고 체험하고 있을 것이다. 자기 스스로의 의지로 일상의 관성에서 튕겨져 나가기로 결정하는 것. 나는 그것을 ‘건강한 방황’이라 말하고 싶다. 그 일탈, 그 방황의 여정은 타인이 보기에는 불안정해 보일지도 모른다. 먹고사는 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 불필요한 행위로 치부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일탈을, 그 방황을 행하고 있는 자신은 그 길의 끝에서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더욱 또렷이 마주하게 될 것이다. 결국 삶의 길 위에서 그 일탈은 진정 자신이 원하는 길을 또렷이 알고, 택하고, 행하는 그 무엇보다 강력한 힘이 되어줄 것이다. p302~304

'방구석 미술관'으로 이름을 알린 조원재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아프기도 했고, 읽어야 할 책들이 산처럼 압박으로 다가오는 요즈음인지라

책을 구입해야하나 참아야하나 고민하다가 일단 '천천히 읽더라도 사두자!' 하는 마음으로 구입한 책으로 전작엔 독자들이 친근하게 미술작품과 친해지게 만들었다면 이번엔 예술을 매개로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어느때보단 나 자신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바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더 마음에 와 닿았던 책

'삶은 예술로 빛난다'




얼마전, 미술관에서 권진규의 자소상을 만났다. 머리와 어깨만이 드러나 있는 극도로 단순한 흉상 조각이었따. 형태가 단출하고 크기가 왜해 하려하지도 눈에 띄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멀찍이 떨어진 곳에서부터 느껴진다. 그 단출하고 왜소한 조각에서 기이하게 발산되는 완고한 기운이. 나는 그 기운에 끌려 자소상에 다가간다. 그리고 어느 누구의 지시나 안내 없이 육감과 직감이 이끄는 대로 자소상의 에너지가 응결되어 있다고 감지되는 미간에 시선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보기를 결정한다. 권진규가 그야말로 혼을 담아 빚어 놓은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미간을 뚫어지게 관찰하고 또 바라본다. 바라보고 또 바라보며 그가 이 미간에 에너지를 응축해 발산해 내기위해 자소상 전체를 만들었음을 직감한다. p44~46

나또한 이 작품 권진규의 '자소상' 앞에 오래 서있었던 기억이 났다.

초행길,

새로 생긴 전철노선을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해 도착한 경기도미술관

창밖에 폭우가 내리고 있고

생경한 미술관 풍경에 더해 이 작품은 외딴섬에 혼자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던 날

강렬하게 이끌어 오래도록 앞에 세워두었던 것 같다.

책을 읽다보니

추석 앞두고 매해 명절때면 반복되는 불안과 스트레스에 힘들어 하는

날 온전히 마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천성이 쉬는걸 잘 못하는 내가

나태함과 생전 수술후 처음 느끼는 피곤함 사이에서 이도저도 못하고 긴한숨과 함께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요즘 일상...

'지금 이 순간 진정 하고 싶은 것. 그것을 하자.'

.

.

.

'하기 싫은 것, 못하겠는 건 솔직히 못하겠다고 말하자.'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조금은 마음이 편안해지고 자유로와진것 같다.

추석지나고 떠날 여행...

부산, 대구 그리고 제주...

특히 제주여행은 둘레길 걷기와 함께 가보고 싶던 미술관에 들릴 예정이라

더 기대중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어차피 잘 지나갈 추석연휴

미리 걱정하지 않는걸로...


"당신에게 예술이 (당신 자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진정으로 행하는 것입니다.

'당신'의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진정으로 울리는 소리를 들을 줄 알고,

그 소리를 따라 행한다면,

그렇다면 그것은 명백히 예술입니다.

그렇게 당신에게 예술이 '당신 자신'이 되길 바랍니다. p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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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 식물의 속도에서 배운 16가지 삶의 철학
마커스 브릿지워터 지음, 선영화 옮김 / 더퀘스트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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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새로운 식물을 맞이하면 마음이 들떠 그저 빨리 자라길 바라거나 무언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길 기대하곤 한다. 그러다 보면 식물을 충분히 보살피고 있는지 걱정이 들어 자꾸 물을 주거나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본다. 이러한 조급한 태도는 좋은 의도였다 해도 오히려 식물에 해가 된다.

인생도 비슷하다. 식물을 돌보는 법을 주제로 전 세계 100만 명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마커스 브릿지워터는 “성장을 밀어붙이는 방식으로는 식물도, 사람도 모두 자라게 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저마다 고유의 의지가 있고 필요도 제각각인 식물과 사람은 공통적으로 성장을 ‘북돋아야’ 한다. 빠르게 가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고통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느긋한 속도를 즐기면서도 씨앗이 성장하며 거치는 모든 단계를 감탄하며 바라볼 수 있다. 각자에게 맞는 속도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즐거움을 찾는 재미를 선사해주며, 마침내 고대하던 존재가 완성되는 모습을 보는 기쁨은 우리에게 큰 선물이 된다. 식물의 속도에 맞춰 피워낸 꽃이 아름답고 건강하듯이, 우리의 인생에도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

이 책은 나를 북돋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 인생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방법 등에 관한 식물의 16가지 지혜를 담고 있다. 저자는 마약, 폭력, 범죄가 만연한 동네에서 선천적인 병, 피부색으로 인한 폭력과 차별 등을 겪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경험에 피하지 않고 맞서며 자랐다. 식물에게서 배운 삶의 지혜 덕분이었다.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과 식물을 돌보는 법이 빚어낸 삶의 철학을 통해 당신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길 바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땅 밑에서 뿌리가 더 많이 형성되지 않으면 덩굴이 뻗어가지도, 잎이 많아지지도, 줄기가 길어지지도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라는 존재의 토대를 이루는 마음, 몸, 영혼이 함께 자라나지 않으면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함양하기를 바라는 성장의 원리가 바로 이 세가지요소다. 몸을 무시하고 마음만 돌본다면 스스로에게 한계를 설정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심신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마음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태 영혼만을 깨우려 한다면 공동체의 힘을 의식하고 키워나가기 어려워질 것이다. 진정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의 질에 관여하는 모든 요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p11~12

지금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편안히 호흡하면서 마음을 가라 앉혀보라. 어떤 기분이 드는가? 마음을 짓누르는 무언가가 있는가? 어떤 일로 생각이 어지럽고 집중력이 흩어지는가?

일상에서 틈틈이 자신의 상태를 살피거나 마음을 관찰하면 유익한 점이 많다. 관찰은 정보를 얻기 위해 대상에 관심을 주는 행위로서, 우리는 이런 정보를 활용해 사려 깊고 계획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주변 사람에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려 관계를 망치기 마련이다. 무언가에 신경 쓰는 내 모습을 관찰했다면 앞서 이야기한 '이해'를 문제에 적용해 사람들과의 관계에 좋지 않은 영향이 미치지 않도록 대처해보자. p35~36

잡초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존재지만 정원을 점령해버릴 수 있는 불청객이기도 하다. 다른 식물처럼 잡초도 생존하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다. 그런데 토양에 존재하는 영양분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잡초 뿌리가 토양에서 양분을 흡수하면 우리가 키우는 식물이 공급받는 자양분은 그만큼 적어진다. 부정적 생각은 잡초를 빼닮았다. 무섭도록 빠르게 증식해 마음을 갉아먹는다. 부정적 생각에 에너지를 소모하면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생각에 쓸 수 있는 에너지가 그만큼 줄어든다. 정원에 심은 씨앗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려면 성장을 방해하는 불청객을 솎아낼 필요가 있다. p45

가령 선인장은 다른 식물보다 잎의 크기가 작아 건조한 여름 더위 속에서도 수분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반면 콜로카시아의 잎사귀는 빗물을 받아서 토양으로 흘려보내기 좋은 넓적한 모양이기 때문에 기온이 내려갈 때 뿌리가 물을 빨아들 이기 쉽다. 내 손은 큼지막해서 목공 도구를 단단히 쥐고 사용하기에 적합하지만, 엄마의 자그마한 손은 머리카락을 땋거나 실을 꼬는 데 적격이다. 나는 사람마다 손을 다양하게 사용하는 방식에 감탄할 때가 많다. 특히 자신만의 독특한 특징을 서로 돕는데 쓸 수 있다는 덤에서 더욱 그렇다. p127~128

처음으로 식물을 떠나보낸 후 나는 식물의 필요에 부응하도록 집의 환경을 바꾸는 일을 그만두었다. 그 대신 각 식물의 생육 조건이 충족되는 장소를 찾아낼 때까지 연구하고 관찰하고 고민을 거듭했다. 이 과정을 통해 내가 오랫동안 주목한 어떤 현상에 확신을 갖게 되었다. 곧 성장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는 자신의 필요와 욕구에 맞게 ‘환경을 바꾸기’보다는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면서 ‘환경과 어우러져’ 성장할 때 조성된다는 것이다. p213

식물을 처음으로 키우는 사람들은 식물이 무럭무럭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에 무엇이든 다해줄 것처럼 열성을 기울인다. 좋은 의도였다 해도 지나친 열정은 식물에 해가 되는 법이다. 내가 이 책에서 고구마 덩굴이야기를 자주 한 이유는 초보 정원사 시절에 했던 많은 실험이 이 식물과 연관되었기 때문이다. 식물이 무언가를 원할 때까지는 묵묵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그때 얻었다. p242

식물의 속도에서 배운 16가지 삶의 철학

'느리지만 단단하게 자라는 식물처럼 삽니다'



이번 여름은 넘 더워서 사람도 식물도 힘들었지 않나 싶다.

코로나이후 초보식물집사가 된 나...

그동안 시행 착오를 겪으며 식물을 떠나 보내기도 하고

새롭게 맘에 드는 식물을 들이기도 하며 20여개의 화분을 돌보고 있다.

위의 귀요미화분은 빨리 회복하라는 응원선물로 받은 것인데

물주고 싶은 욕망을 꾹꾹 참으며 덮고 습한 여름을 잘 이겨낸 듯 하다.





이녀석은 퇴원하고 처음 꽃집에 들렸을 때 눈길을 끌어 데려온 무늬 싱고니움.

잎이 살짝 병들었는데 꽃집 사장님이 새잎 나올때까지 자르지 말라고 하셔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입양가정에서 자라며 인종차별과 학교 폭력을 겪었던 저자...

하지만 자신을 사랑해주는 양할머니로부터 식물 돌보는 법을 배우면서

삶의 역경을 피하지 않고 맞서며 성장했다고 하는데

나를 북돋는 환경을 만드는 방법,

인생의 역경을 헤쳐나가는 방법 등에 관한 식물의 16가지 지혜를 들려준다.

어설프지만 식물집사로 살아온 지난 3년여의 시간의 힘 때문인지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더 공감하며 책을 읽었던 것 같다.

슬픔이 찾아오거나

집중하지 못하고 어수선한 마음이 들때

식물을 돌보며 마음을 살피고 편안을 찾곤 한다.

마음, 몸, 영혼이 건강하면 능력있고 활기 넘치며

친절하고 인내심 있고 긍정적인 면모를 갖춘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급한 마음을 채우느라 몸을 돌보지 못했다.

지금은 몸도 잘 돌봐야 할 때인데... ㅠ.ㅠ












무엇보다 자연은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자원을 품고 있으며,

자연에 담긴 역사와 지혜는 유구한 세월만큼 무르익었다.

자연의 목소리와 직관에 귀를 기울여라. 아마도 새로운 영감이 떠오를 것이다.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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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믿는다 -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이지은 지음 / 허밍버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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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해서는 기꺼이 시간과 마음을 내어 주지만 정작 나 자신과는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면,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새로운 일 앞에 막연한 걱정부터 든다면, 이유 없는 조급함 때문에 마음 한쪽을 사무실에 자주 놓고 온다면,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에 서툰 당신에게 낯선 나를 마주하고 일상의 중심을 바로잡는 시간을 선물한다.

이 책은 나를 온전히 믿기보다, 나를 의심하는 데 더 많은 마음을 쓰는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다. 서른이 넘어서도 스스로를 잘 알지 못했다는 저자는 30대에 낯선 땅으로 이민을 떠나 비로소 진정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저자가 직접 부딪히고 경험한 두 번째 성장기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마음의 뼈가 자라나는 단단하고도 울림 있는 문장이 곳곳에 담겨 있다.

일과 삶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주인이 되는 것, 매일매일 나를 위한 시간을 갖는 것. 소란한 세상에서도 나를 잃지 않고, 중심을 잡기 위한 저자의 따듯한 격려와 위로를 통해 우리 역시 낯선 나를 마주하고,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새롭게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 일상이 조금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 보자. 《나는 나를 믿는다》라는 바로 이 책의 제목처럼, 나를 믿고 더 반짝이는 내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흔들리는 내 손을 잡아 줄 진짜 이야기, 지친 하루 끝에 펼쳐 보고 싶은 이지은 작가의 첫 번째 책.

<인터넷 알라딘 제공>

떠나서야 알게 됐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삶에 대해서. 갖고 있던 퍼즐조각이 제대로인 것도 있었지만, 맞지 않는 퍼즐의 모서리를 끼우려고 "이제 맞아"라며 안간힘을 주고 있기도 했다. 타인의 기대와 스스로에 대한 강박때문에 나 인척하는 내가 아닌, 진짜 나를 알아봐 주었을 때 나는 더 단단해졌다. 선택한 일에 덜 걱정하고, 책임지는 일에 자신감 한 장을 더할 수 있다. p19

내가 지금 하는 일이 마음에 들든, 마음에 들지 않든 단지 내 인생 어느 시점에 잠시 입고 있다가 갈아입을 옷일 뿐이다. 좋은 게 항상 좋지 않고, 힘든 일이 언제까지 어렵기만 한 것도 아니다. 중요한 건, 내가 입은 옷보다 ‘나’라는 본질을 내가 제대로 보는 일이었다. 남들이 멋지다고 말하는 비싼 정장을 입었든, 무릎 늘어난 저렴한 레깅스를 입고 일하든 그깟 옷쯤이 무슨 대수랴. 어떤 옷을 입었을 때 진짜 나답고 편한지를 스스로 알고 있다면.

퇴근후, 밖에서 입었던 옷과 함께 매장 판매 직원으로서의 나도 한쪽에 잘 접어두고, 편안한 파자마로 갈아입었다. 어제 읽다만 장강명 작가의 <책, 이게 뭐라고>를 마저 읽고 나서 오랜만에 유튜브 콘텐츠 계획도 해 볼 예정이다. 이제는 남들에게 보이는 직함의 승진보다, 퇴근 후에 갖는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이 더 나답나는 생각을 한다. p86

직장인보다는 직업인이 되고 싶다. 내게 ‘워라밸’이 좋은 삶이란 근무 시간과 퇴근 시간 이후의 삶이 칼같이 분리될 때가 아니라,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내가 나를 위해서 살고 있다고 느낄 때였다. 일주일에 25시간만 일한다고 워라밸이 좋은 게 아니라, 투잡을 하며 50시간을 일해도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후자가 내게는 훨씬 더 밸런스 좋은 삶이었다. 내가 좋아하고 열정을 가지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이, 그 직업란의 종착지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훗날 완전히 다른 일을 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또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원하는 삶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는 거니까. p143~144

나이는 묘하게 선을 긋는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내 형편에, 내 주제에 맞는 것에 대해 스스로 한계를 정하게 만든다. 보이지도 않는 나이라는 선에 걸려 넘어 볼 생각도 하지 않고, 앞에서 망설이고 뒤돌아서게 만든다. 신분증에 적힌 물리적인 나이는 마음의 나이와도 같지 않고, 신체적 나이와도 꼭 맞는 것은 아니다. 그냥 한 해 한 해 내가 보낸 시간이니까, 해 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나이 때문에’라는 변명은 일단 만들지도 않는 게 좋겠다.

요즘은 자기 나이에 0.8을 곱해서 나온 숫자가 진짜 나이라고 한다. 신체 아니도 젊어졌고, 사회활동도 왕성하기 때문에 같은 마흔이라고 해도 이전 세대들보다는 젊은 라이프 스타일을 가졌다. 그럼 내 진짜 나이는 서른 둘이 된다. 좋아하는 일에 한참 매진하고 열정적이었던 서른둘의 나처럼, 꿈을 끌어 안고 나를 아껴주며 지내기에 너무나 좋은 시간이다. p230

"흔들리는 이 시간도 결국 지나가고

나는 앞으로 나아갈 테니까"

수술후에도 여전히 하는 일없이 바쁘고 이리저리 흔들리던 내게

위로와 공감을 주었던 책

'나는 나를 믿는다'

퇴원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음에 감사하면서도

한편으론 예정데로라면 요양병원에서 편히 쉬며

오직 내자신을 위해 회복에 힘썼을텐데

현실은 여전히 무수리로 주말이면 세끼 밥걱정에 허리 한 번 제대로 못펴고

주방에서 종종거리는 내자신이 딱하면서 또 한심하다. ㅠ.ㅠ

태초에 외식이라는게 세상에 있는지 잘 모르는

마누라가 해준 집밥에 애정의 척도를 재는 조선시대남자 김씨.

주위에 이 사정을 전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그냥 누워있어라.'

'네가 바뀌어야 김씨가 바뀐다.' 등 강경하다.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걱정에 더해

타인에겐 지나칠만큼 '다정도 병?'이 었던 나지만

도와달라는 액션에 본인이 더 아픈 표정을 지으며

딴 짓을 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를 깊은 한 숨과 함께

'내가 하고 말지' 싶어진다.






결혼과 함께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고 가족들을 뒤로한채

멀리 호주로 간 저자는

'나를 일으킨 건 나였다.'고 이야기 한다.

로망이었던 퇴근 후 남편과 함께 장보기,

커피를 사랑하는 마음을 따라 바리스타로 살아가기 등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것 만으로도 부러움의 연속이었는데

낯선 타국에서 나만의 속도로 나답게 예쁘게 자신의 삶을 가뀌가는 저자를 지켜보며서

나또한 앞으로의 내 삶은 더 밝고 아름다와질 것을 기대하게 되었고, 좋아하는 취미로 즐거울 내일을 꿈꾸게 되었다.




만약에 집 앞에 나무 하나 심을 공간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아몬드 나무를 심고 싶다.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상징하는 고흐가 그린

꽃피는 아몬드 나무를....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라...

난 나무를 심을 공간이 없으니

그림이라도 걸어놔야겠다.

그림을 따라 그린다? (X)

그냥 그림액자를 산다! (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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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
이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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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공기업에서 34년을 일하고 은퇴했다. 오랫동안 꿈꾸어오던 산티아고 순례길(프랑스길)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길 떠나는 일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퇴직하고 바로 떠나고 싶었으나 팬데믹 때문에 하늘길이 막혔고, 그다음은 항공권까지 예매했으나 아내의 수술이 발목을 잡았다. 마침내 떠날 준비가 되었을 땐 자신의 지병인 허리 디스크가 악화되었다. 이번에도 미루면 영영 떠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무조건 떠났다. 떠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 전에.

그때부터 그의 일생을 통틀어 겪어보지 못한 일들이 시작된다. 순례길 첫날부터 세 명의 낯선 여성 순례자들과 한방에서 잠을 자고, 피레네 산 중턱 알베르게에서는 16명의 다국적 순례자들 앞에서 서툰 영어로 자기소개를 한다. 처음 만난 순례자들로부터 질문 세례와 아낌없는 격려를 받는다. 그들은 때로 길동무가 되어 함께 걷기도 하고 앞서 걷거나 뒤처져 혼자 걷기도 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정말이지 나에게 산티아고 순례길은 이래저래 험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발하기로 했다. 이번에도 떠나지 못한다면, 다시는 도전하기 어려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설령 디스크 악화로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귀국하는 일이 있더라도, 아예 시도조차 하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 같았다. p6

어쨌든지 해맑은 수다로 무장한 친절한 알베르게 매니저의 마음이 고마워, 준비해간 한국 전통 북마크를 선물했다. 조선시대 왕비 의상 북마크. 책을 읽다 책 사이에 끼워두면 네가 왕비가 되는 것이라고 뻥을 섞어 말해줬더니, 환한 웃음과 함께 너무 좋아했다. (즉흥적으로 내뱉은 말이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아 이 멘트는 앞으로 자주 사용하게 된다.) p40


까미노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에서 온 순례자들과 만나게 된다.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사람마다 서로 “올라(Hola!)” 또는 “부엔 까미노(Buen Camino!)”라고 인사를 나눈다. 스페인어로 ‘안녕!’ ‘좋은 순례길 되세요!’란 뜻이다. 그리 특별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인사말은 힘이 들 때마다 묘하게 큰 힘과 위로를 준다.

몸은 고단하지만, 까미노 길을 걸으며 소소한 행복이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아마도 평소 일상과는 전혀 다른 경험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더군다나 한 달 반이라는 긴 시간을 낯선 타국에서 혼자 보내는 경험은 처음이다 보니 더 그런 것 아닐까 싶었다. 어쨌든 산티아고 순례길은 힘들지만 소소한 행복이 있고, 그 소소한 행복으로 인해 힘든 순간을 거뜬히 넘길 수 있는 것 같다. p55~56


“요즘 뭐하면서 지내?”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조금은 난감하고 쓸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에겐 이런 질문에 대한 아주 적절하고 유용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고 있어.”

이제 순례길도 끝나가고 있으니 한국으로 돌아가면 무어라 대답할 수 있을까. 고작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고 뭔가 큰 깨달음을 얻는다던가, 인생이 달라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퇴직 후 삶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를 이루어낸 나는 적어도 산티아고 이전과 이후의 삶이 같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은 들었다. P216~217

설렘과 걱정이 공존하며 시작했던 은근 소심한 중년아재의 나 홀로 46일간의 산티아고 순례길…. 제법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있었고, 또 전혀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이렇게 특별한 순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P264

얼마전 읽은

'괜찮아, 그 길 끝에 행복이 기다릴꺼야'도 친구가 선물목록에 넣어둘 정도로

이런류의 책을 좋아하는데다가 큰 일(?)을 겪고 나서인지

그 어느때보다 산티아고 순례길에 대한 동경이 커져가고 있는 즈음에 접하게 된

블로그 이웃 KWAN님의 '소심쟁이 중년아재 나 홀로 산티아고'의 출간 소식은

엄청 반가왔고, 축하인사와 함께 바로 예약구매를 하려 했는데

감사하게도 빠른 쾌유를 위한 응원 선물로 보내주신다기에

궁금한 마음을 가득 안고 출간일자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 조직검사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가려고 집을 나서던 순간,

그렇게 기다리던 책이 도착했다.

힘있는 필체의 쾌유를 빈다는 응원의 글과 함께 발견한 노란화살표...

왜 또 눈치없이 눈물이 나는건지?!... ㅠ.ㅠ

이 노란 화살표 덕분에 내가 어디를 가야 하는지가 명확했다.

이 노란 화살표 덕분에 내가 어디를 향해 가야 하는지가 명확했다.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순레자들은 노란 화살표를 따라

자신이 이곳에 온 의미를 되새기며 묵묵히 걷기만 하면 된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될 때마다,

순례길의 노란 화살표처럼 갈 길을 알려주는 그런 존재가 나에게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197

예약진료시간보다 한시간도 더 지나 진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떠나기전의 여러가지 일로 뒤로 미루거나 주저 앉을수도 있으셨을텐데

그럼에도 무조건 떠났던 KWAN님에게 마음속으로 나도 박수를 보냈던 것 같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읽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길위에서 만난 다정한 사람들과 위트있는 글들은

딱딱하고 건조한 병원 대기실의 환우들 사이에 앉아

나도 모르게 미소짓게 되었다.

퇴원후,

나역시 지인들에게 산타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고 하면 열에 하나가 아닌 열이 다 말린다.

그 몸으로? 그 무릎으로? 그 허리로?... ㅠ.ㅠ

책표지의

'무조건 떠나라

떠나지못할 이유가 더 많아지기전에'라는 문장이 가슴에 콕 박혔다.

언제가될찌 모르겠지만

내 꿈은 여전히 그 길을 걷는 것이다.

KWAN님!

다시 한 번,

출간을 축하드리며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쇄, 3쇄 소식 곧 들을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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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하늘 아래, 아들과 함께 3000일
츠지 히토나리 지음, 김선숙 옮김 / 성안당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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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 사이(Blu)》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 ‘코로나 이후’ 첫 에세이. 화려한 뮤지션이자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작가지만, 현실에서는 낯선 파리에서 홀로 아들을 키우는 싱글 파파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싱글 파파가 된 작가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아들의 청소년 시절을 함께하며 가족과 삶에 대해서 생각한 내용을 담은 ‘성장 일기’이다. 처음에 절망에 빠졌던 작가는, 때로는 일상 속의 요리와 가끔은 일상을 벗어난 여행을 통해 조금씩 아들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간다. 특히 두 ‘현실 부자’는 음악과 친구, 미래를 재료로 진지함과 유머라는 양념을 뿌려 맛깔나는 일상의 음식을 하루하루 차려 낸다.

팬데믹은 지나가고, 일상은 다시 돌아왔다. 그 시절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한 가족의 모습 속에 자연스럽게 우리의 모습이 겹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아들 방 창문 밖으로 옆 건물 창문이 보인다. 자그마한 식물 같은 게 장식되어 있다. 어슴푸레한 크리스마스의 빛이 그곳에 쏟아지고 있었다.

행복이란 욕심을 내려 놓을 때 비로소 살포시 다가오는 이런 부드러운 빛과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열네살 먹은 아들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것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

“하루하루는 나름대로 힘든 삶의 연속이지만 때로 하느님은 이렇게 깜짝 선물을 주시기도 한다. 인생의 80퍼센트는 힘들고 18퍼센트 정도는 그저 그런 것 같다. 나머지 2퍼센트를 나는 행복이라고 부른다. 깜짝 놀라게 행복한 것보다 그 정도가 좋다.” p18

“사람은 말이야, 괴롭거나 슬프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땐 지글지글 볶아서 마구마구 먹는 게 좋아. 사람은 배부르면 졸리기 마련인데 말이야, 자고 일어나면 안 좋았던 마음이 싹 다 사라지거든.”

그 말은 내 인생의 교훈이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는 나를 돌아보며 이런 말도 했다.

"어쩌면 엄마는 아빠와 이혼할지도 몰라. 근데 무슨일이 있어도 엄마는 너희 곁에 있을거야."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났다. 하지만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혼하지 않았다.

그때 어머니는 왜 나에게만 괴로운 마음을 털어놓으셨을까.

그건 알 수 없지만, 나는 가족을 위해 요리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어머니한테서 배웠다. p40

“그때 나는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은 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고방식을 갖고 있었다. ‘아빠, 사람에게 기대를 해도 괜찮은 거 같아.’라고 아들은 말했다.” p186

“아빠, 괜찮지? 시시한 소리도 하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으면 정말 힘들 때 이 친구들이 내 편을 들어주고, 손을 쓱 내밀어 주기도 하는 거잖아. 인간이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인간다운 삶의 방식이라고 나는 생각해. 아니야?”

침묵..... 감동했다.

"아빠처럼 꿈과 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것도 주요하지만, 그런 사람들한테는 돈이나 성공을 위해 찾아오는 야심가들만 모일꺼야. 그 사람들도 웃는 얼굴을 보이겠지만, 아빠느 그사람들과 시시한 이야기는 안 하잖아? 아무말이나 하면서 하룻밤 보내냐고? 안하지? 그런 사람은 친구가 될 수 없어. 물론 살아가는 데 중요한 사람들이니까 좋다고 생각하겠지만. 나에겐 별일 아닌 일에도 함께해 주는 친구들이 많아. p292~293

“우리는 걸으면서 이런저런 추억담으로 꽃을 피웠다. 이런 내용을 쓰면 여러분은 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제 반항기 사춘기 아들은 그곳에 없었다. 깜짝 놀랄 정도로 성장한 온화한 한 청년이 서 있었다.” p392

책리뷰 요청 당시 파리로 떠난다는 그녀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오래전 지독히 가슴앓이 했던 '냉정과 열정사이' blu 쥰세이의 이야기를 쓴 '츠지 히토나리'가 저자라서였을까?

어찌되었건 이 책이 내게 온건 운명이었다.

에쿠니 가오리,

무라카미 하루키,

요시모토 바나나,

오가와 요코 등 일본작가들의 책에 흠뻑 빠져든 시간이 있었다.

비슷한 시기에 좋아했던 공지영, 신경숙, 은희경의 책에서 멀어졌던것처럼 하루키를 제외하곤 다른작가들의 신작은 최근에 읽은 기억이 없던차에 츠지 시토나리의 신작소식은 추억소환과 함께 반가운 마음으로 책을 기다렸던것 같다.

아름다운 파리의 하늘 아래

여행과 요리

음악과 수다로 풀어가는

'찐' 가족 서사시!

'파리의 하늘아래,

아들과 함께하는 3000일'

이번책을 읽으면서도 때가 때이니만큼

분명 아빠가 낯선 도시 파리에서 혼자 아들키우는 이야기인데

나또한 아무도 아는 사람없던 지방 한도시에서 두 딸 키울때가 생각나며 왜 자꾸 눈물이 나는건지...ㅠ.ㅠ



불안하고 두려웠을 시간들을 보내고

아무리 바빠도 아들을 위해 정성스레 만들던 음식이야기도 좋았고,

그 아들이 성장하며 반항기 사춘기 소년에서

아빠의 마음을 헤아리는 온화한 청년이 되었음에 감동하고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 들었던 책이었다.



지금쯤

파리의 하늘 아래서 사랑하는 딸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그녀도

건강하게 잘지내다 돌아오기를...

다시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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