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악녀 이야기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시부사와 다쓰히코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크레치아 보르자, 카트린 드메디시스, 마그다 괴벨스, 측천무후 등 동서양 굴지의 악녀 12명을 선정해 소개한다. 어떤 이는 내면의 마성이 이끄는 대로 애욕에 불타며 살인과 파괴를 일삼았고, 어떤 이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잔학무도의 극한까지 가기도 했다. 하지만 시부사와 다쓰히로는 단순히 권선징악의 가치판단으로 악녀를 논하지 않는다. 그녀들만의 강렬한 임팩트와 특이함, 비극성 등 진한 캐릭터와 서사에 주목하여, 다양한 시대와 국가, 다양한 여성의 삶을 '시부사와 스타일'로 흥미롭게 풀어내었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한편 사람들이 그토록 두려워하던 보르자 가문의 독약이란 과연 어떤 것이었을까? 이에 대해서는 확실한 내용을 전혀 알 수 없다. 전해져오는 말에 따르면 그 독약은 ‘칸타렐라’라는 이름을 가졌는데 눈처럼 희고 맛도 좋은 분말 형태의 약으로, 대개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효력을 발휘한다고 한다.

독살자는 반지에 박힌 보석 안에 몰래 가루를 숨겼다가 상대가 방심한 틈을 타 상대의 음료수에 가루를 뿌린다. 체사레도 루크레치아도 이런 기술에 매우 숙달되었던 모양이다.

루크레치아가 밤마다 사내를 구하러 로마 밤거리를 헤맸다는 전설도, 성적 능력이 결여된 남편을 가진 불행한 그녀의 결혼 생활을 감안하지 않으면 앞뒤가 맞지 않을 것이다. 말하자면 그녀야말로 강제적 정략결혼의 희생자였다. p14


런던탑에 있던 감옥을 나와 25세의 나이에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는 사실 매우 허영심이 강한 여인이었다. 모든 남자가 자기를 사랑하고 모든 정치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는 구석이 있었다.

당시 궁정에는 여성의 수가 극단적으로 적었다.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합해서 1,500명 정도로 구성된 신하들 중 여성은 침실 시녀가 서너 명, 사적인 공간에 소속된 시녀가 7~8명에 불과했다. 그 밖에 좀 더 낮은 신분의 여성까지 포함해봐야 고작 30명 정도에 불과했다. 절로 납득이 간다. 이런 상황이라면 여왕이 남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하며 그야말로 여왕 대접을 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p60


끊임없이 무언가에 쫓기듯 이것저것 놀이를 바꾸어가며 새로운 유행을 좇던 그녀의 광적인 향락 습성은 도대체 어떤 성격에 기인할까. 신앙심 깊은 엄격한 어머니로부터 경고를 들은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음과 같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어머니는 대체 저에게 무엇을 하라는 말씀이신지요? 저는 따분해질까 봐 두렵습니다.”

왕비의 이런 표현은 18세기 말의 정신 상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붕괴 직전의 고요함일지도 모른다. 혁명이 발발하기 전, 모든 것이 충족되어 있던 귀족 사회에서는 따분함 이외의 그 어떤 정신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내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은 결코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춤을 계속 춰야 했다.p117


측전무후의 상세한 전기를 쓴 중국의 린위탕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무후는 여인으로서 이례적이었으며, 그녀와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유명하 여인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클레오파트라도 아니고 예카테리나 2세도 아니다. 엘리자베스 1세여왕의일부분과 카트린 드메디시스의 일부분, 즉 전자의 힘과 후자의 잔인함이 한 몸에 존재한다." p185

이탈리아 루크레치아 보르자, 헝가리 바토리 에르제베트,

프랑스 브랭빌리에 후작 부인, 잉글랜드 엘리자베스 여왕,

스코틀랜드 메리 스튜어트, 프랑스 카트린 드메디시스,

프랑스 마리 앙투아네트, 로마 아그리피나,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프랑크제국 프레데군트와 브룬힐트,

중국 측천무후, 독일 마그다 괴벨스

동서양의 12명의 악녀를 소개한 '세계의 악녀 이야기'

처음 출판사의 리뷰의뢰를 받았을때

잠시 '크산 티페'를 떠올렸었다.


오래전 김씨가 '착한줄 알고 결혼했는데 속았다'며

내가 '크산 티페' 같다며 놀리던 생각이 나서...

영국의 엘리자세베스 여왕을 비롯해서 내가 알고 있는 악녀는 절반도 되지 않았는데

악녀든 악처든 책속의 그녀들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이었다.

영화와 뮤지컬로 만난적이 있어서인지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나마 친근하다.

당장 내일 먹을 빵이 없어 힘든 백성이 있다는 걸 절대 알 수 없는

뼈속부터 섬세하고 우아한 로코코의 왕비...

최후는 처참했지만

그럼에도 흐트러지거나 자신감을 잃지 않는 모습은

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마지막 죽음의 모습과 흡사한 느낌을 받았다.

더워서 별다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는데

권력, 살인, 파괴, 근친상간, 향락 등 극악무도한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서늘한 기운 때문인지, 에어컨 찬바람 때문인지 으스스 춥군.

이번 주말엔 책에 언급된 크리스티앙 자크 감독의 영화 '루크레치아 보르자'를

찾아 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적의 단어들
이적 지음 / 김영사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새 책을 쓰려고 새 노트북을 산 사람이 있다. 그는 3년간 초고를 쓰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짧은 글들을 이따금 공개했다. 문제적 화두를 던졌고 사회적 울림을 전했고 대중적 공감을 자아냈다. 어느 날부턴가 제법 쌓인 단편들을 수차례 다듬고, 어디에도 내보이지 않은 미발표작들을 살피며 두 계절을 흘려보냈다. 눈치 빠른 이들은 알아챘다. 그가 책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이름 앞에 수식어가 필요치 않은 싱어송라이터이자 타고난 이야기꾼. 이적은 그렇게 생애 첫 산문집을 썼다. 마감 직전 그는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곁에 머무는 “시간을 견디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적의 단어들》은 어느 단어에서 촉발된 이야기를 엮은 산문집이다. 산문의 외피를 입고 있지만 실상 시와 소설을 넘나든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현실을 꼬집고 새의 깃털처럼 새로운 세계를 펼치며 “희망이자 구원”을 그린다. 인생의 넓이, 상상의 높이, 언어의 차이, 노래의 깊이, 자신의 길이 등 총 5부로 나뉜 책은 장황하게 에둘러가지 않고 이야기의 핵심으로 파고들며, 날카로운 유머로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우리가 그동안 보던 산문에서 벗어나 일상과 환상의 중간 지점에서 의미를 발산한다.

이적은 언어를 씻기고 씻기며 마땅한 문장과 정직한 수사를 찾았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림으로 표현하거니와, 섭씨 1,250도 가마 속 불길을 견디는 도자기, 그것을 노려보는 소년의 눈빛과 바라보는 노년의 눈빛이 섞인 눈동자를 닮았다. 그가 써 내려간 글을 묘사하거니와, 펜촉에서 떨어진 벼락 같다. 벼락의 전후 사정을 쓰는 건 서술이지만 벼락이 번뜩이는 순간을 쓰는 건 정신이다. 이 책에는 그런 번쩍이는 정신이 담겨 있다. 잔재주가 없어 군소리로 들리지 않는 단단한 단편들이 기쁨과 슬픔을 깨운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어린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갈 날이 낼모레구나”라고 말하는 할머니를 보며 아이는 “에이, 할머니, 그럼 인생이 다 합해서 닷새라는 말씀이세요?”라고 놀리듯 물었다. 그러자 할머니가 미소를 머금고 아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래. 참으로 그러하구나.” p17

한 해 한 해가 갈수록 귀하다.

한 달 한 달이 더 없이 소중하다.

하루하루가 뼈저리게 아쉽다.

그런데 왜 꼭 연말이 되어서야 그걸 깨닫다. p51


우리는 플라톤의 동굴로 걸어 들어가 모닥불에 의해 동굴 벽에 비쳐 일렁이는 우리 자신의 그림자를

넋 놓고 바라본다. 누군가 중얼중얼 주문을 외기 시작하고 누군가 태곳적부터 전해 내려온 부족의 전

설을 읊어 내려가자, 듣는 둥 마는 둥 뛰놀던 꼬마는 손을 모아 작은 새 그림자를 벽에 비추며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는 함께 앉아 숨을 죽이고, 몇 번이고 처음인 양 볼을 붉히며, 이야기가 마술처럼 떠올랐다가 홀연히 사라지는 순간의 기적에 열중하리라. 불이 꺼지고 빛이 들어온 곳, 빛이 비춘 꿈이 빛나는 곳, 우리가 자진해서 들어가는 유일한 암흑, 영화관에서. p55

“10년 앞을 내다보라”라는 말과 “10년 뒤를 내다보라”라는 말은 정확하게 같은 뜻이다. 이상하지 않

은가? ‘앞과 뒤’를, 대체 가능한 한자인 ‘앞 전(前)과 뒤 후(後)’로 바꾸어보면 실감할 수 있다. ‘10년 전’은 과거를, ‘10년 후’는 미래를 뜻한다. 한데 어찌하여 ‘10년 앞’과 ‘10년 뒤’는 둘 다 미래를 의미하게 되었을까. 시간의 앞과 뒤는 같다는 뜻일까. 우리는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결국 미래로 흘러간다는 뜻일까. 시간의 ‘앞뒤’를 바라볼 때와 ‘전후’를 바라볼 때, 우리의 시선이 향하는 쪽과 우리가 등진 쪽은 어디인가. p113

이석증이 생긴 지 10년이 되었다. 내 경우 찬 바람 부는 계절에 특히 신호가 오는데, 이런저런 경험 끝에 왼쪽으로 누우면 좋지 않다는 걸 알게 되어, 오른쪽으로만 누워 잔 지 오래다. 자다가 살짝 왼쪽으로 뒤척이면 어지럼증이 비집고 들어올 때가 있다. 히치콕의 영화 〈현기증〉에서처럼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회전성 현기증’의 전조. 아찔한 낭떠러지 끝에서 발을 빼듯 급히 오른쪽으로 몸을 돌리면 그제야 진정되는 가느다란 요동. 있는지도 몰랐던 귓속 작은 돌의 위치가 미세하게 바뀌는 것만으로 세상의 안정감이 완전히 흔들린다. 인간이란 얼마나 허약한 존재인가. p189

지난주,

서울 모임에 다녀온 후

알수없는 어지럼증으로 일주일 남짓 고생중이다.


그동안의 어지럼증은 대부분 누우면 그 증상이 완화되곤 했는데

이번엔 누워도, 눈을 감아도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누군가는 이석증이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기력이 쇠해서라고도 하고...

병원에선 비염외엔 딱히 진단명없이 무리하지 말고 쉬라는 말과 함께

약을 처방 받았다.

주말에 오겠다는 꼬맹이도 담주에 오라고 하고

아픈언니 맛있는 거 사주겠다는 동생도 담에 만나자고 했다.


안그래도 부실한 몸이 앞자리가 6자로 바뀌더니

자꾸 알아봐 달라고 한다.

영화관에 갈 체력도 아니어서

인터넷 알라딘에서 북카트에 담아 두었던 책들중

몇권을 주문했다.

읽기 편할 것 같은 놈(?)으로...

가장 먼저 집어든 책

'이적의 단어들'

내 계획에 맞게 술술 책이 넘어간다.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단어들이다보니

나라면 이 단어들로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 냈을까 상상해 보기도 하고

공감가는 글귀엔 '맞아맞아~ ' 맞장구치며 마지막 장을 덮었다.

마음엔 근심의 방이 있지.

늘 무엇으로든 꽉 차 있어.

한두가지 근심을 겨우 떠나보낸 뒤,

혹시나 들여다보면 새 근심이 차오르고.

방을 없앨 수 없단 건 나도 알아.

방문을 열지 않으려 애쓸뿐.

다만 얄궂게도 잠기질 않아서 매일 밤 삐거덕 소리와 함께 근심은 또 슬그머니 흘러나오네.

오늘도 우리 모두, 건투를 빈다. p219


거위의 꿈

달팽이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하늘을 달리다

말하는 대로

다행이다

그의 노래를 좋아하던 오랜 팬으로

오늘은 그의 응원 같은 한 구절에 힘을 내어 본다.

'오늘도 우리 모두, 건투를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온전한 불안 -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에이미 립트롯 지음, 성원 옮김 / 클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코틀랜드의 섬 오크니에서 온몸으로 자연과 계절 변화를 느끼며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기록한 에세이 《아웃런》의 작가 에이미 립트롯의 신작. 한 여성이 도시의 밤과 야생 동물을 탐색하고, 달의 주기와 철새의 비행경로를 추적하며, 사랑과 욕망의 힘에 속절없이 굴복했던 베를린에서의 한 해를 담은 일기이다.

고립된 섬마을에 살던 그가 베를린행 편도 비행기 표를 끊는 것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술을 마시지 않게 된 이후로도 이따금씩 허무함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그는, 새로운 장소에서 전에 없던 것들을 마주하기 위하여 망설임 없이 떠난다.

베를린에서 그는 도시 유랑자의 삶을 살아간다.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는 채로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삶. 이는 우리 현대인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그는 셰어 하우스의 침대를 임대해 지내며 공장에서 차를 포장하는 단순 노동 임시 계약직을 통해 돈을 번다. 불안정한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자유로움을 만끽하기도 한다.

또 가끔씩 고개를 드는 부정적인 마음까지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치열하게 기록해낸다. 밤이 되면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테크노 춤을 추며 약에 취해 있는 사람들을 관찰하거나 공원에서 라쿤과 참매 등 도시 야생 동물의 흔적을 집요하게 탐색한다. 어지럽고 화려한 도시의 밤과 도심 속에서도 고요히 생동하는 야생의 풍경이 무척 매력 있게 대비된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나는 괜찮게 지내려고, 긴장을 늦추려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려고 노력하지만, 더 많은 것을 향한 사나운 갈망에 계속 휘둘렸다. 나에게 동기를 부여했던 바로 그 욕구와 자기 확신이 나를 좌절시켰다. 고통은 내 야심의 부산물이었다.

파도에 두들뎌 맞게 되었을 경우에는 더 얕은 물로 나거나 파도를 지나 해안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p21~22

종종 이 자유―이 책임의 부재―는 나에게 자산이다. 이 가벼움. 이때 나는 나를 잘 간수할 수 있고, 이기적이고 즉흥적일 수 있다. 하지만, 아, 하루가 길고, 입술이 풀로 붙어버린 것 같고, 오래 말을 하지 않아서 내가 존재하기는 하는지도 잘 모르겠을 때, 외로움이 심하게 무르익어버렸다고 너무 자주 걱정한다. 그래서 나는 나를 무겁게 짓눌러줄 무언가 아니면 누군가를 찾고 있다. p45

나보다 몇 살 어린 B는 내가 무언가에 짓눌릴 일 없이 살아 온 게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짓눌리고 싶어."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가볍게 흘러다니며 살았다. 결정을 내리고 그것에 매이고 싶다. 모든 가능성이 항상 열려 있는 상태가 신물난다. 나를 내리눌러다오. 나는준비가 되어 있다.그래서 나는 온라인에 접속한다. 독일 은행 계좌와 납세자식별번호와 남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이 도시에는 싱글이 많다. 영원한 청소년들, 마흔 살 된 학생들, 런던이나 뉴욕에 싫증난 음악가와 얼치기 예술가들. p80

"나는 이 도시에서 종종 그런 기분을 느낀다.

연결이 끊어지고, 불필요하고

무게감이 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외로움을 동기 삼아 나는 가야 한다."

어느 도시 유랑자의 베를린 일기

- 온전한 불안

자전적 에세이 '아웃런'의 저자인 에이미 립트롯의 신간

'온전한 불안'의 리뷰요청 메일을 받았을 무렵엔

다시 재취업을 위해 이력서를 보완하고 면접을 대기하고 있었을 때였다.

코로나를 핑계로 3년여의 자발적 휴직...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한 편으론 무기력했던 일상을 뒤로 하고

앞으로 생기있고(?),

규칙적인 하루하루를 꿈꿔왔었는데 결과는 참혹했다.

왜 면접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었을까?!...

불합격 소식을 접하고 괜찮다고 마음을 다독였지만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게 나이 때문이건

한동안의 경력단절 때문이건

이제 현실적으로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없다는 것을 받아 들인다는 것이...ㅠ.ㅠ

온전한 불안...

그런 상황에서 읽게 된 책이어서인지

연결이 끊어지고

불펼요하고

무게감이 없는 사람이 된 것 같다는 저자의 소설같기도 한

에세이에 풍덩 빠져 든 것 같다.

평일 낮 대형카페 구석자리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을 읽는 네 주변의

헤드셋을 쓰고 열심히 공부 하는 학생,

다정한 연인들의 눈맞춤,

저건너 카랑카랑한 영업사원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외딴섬에 표류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만큼 흡입력있는 책이었다.

누군가 나를 구원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말이다.

책을 덮으며

그럼에도 다시 걸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주저 앉을 내가 아니지...

두통없이 세상속으로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한 날...

손에 넣기 위해 노력했던 새로운 삶을 향해 다시 남쪽으로 차를 몰고

고향 섬과 가슴앓이를 가져간다.

하늘의 패턴과 석조 조각품과 갈매기를 찾는 중이다.

회색갈매기들은 토지 이용의 변화에 적응해서 살아남기만 한게 아니라 번성했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각자 자기 몫의 고통이 있다는 걸 안다.

발을 액셀러이터에 올린다. p179


** 이 책은 출판사 클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책리뷰

#온전한불안

#어느도시유랑자의베를린일기

#에이미립트롯

#에세이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 미술관 -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로 만나는 문화 절정기 조선의 특별한 순간들
탁현규 지음 / 블랙피쉬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 절정기 조선의 풍속화와 궁중기록화를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기획하는 전시마다 대박을 터트리고 매 강연 청중의 감탄을 자아내는 고미술 최고 해설가 탁현규가 집필했다. 신윤복, 정선, 김홍도를 비롯한 조선의 천재 화가들 7인의 작품과 더불어 태평성대를 누린 숙종과 영조대의 기록화첩도 소개하고 있어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되는 특별한 미술책이다.

저자는 조선시대 화가들의 뛰어난 연출력을 현대의 기준으로 재해석해 새롭게 들려준다. 신윤복 그림에서 ‘붉은색과 푸른색 옷의 대비, 담장 바깥 높은 곳에서 집 안 들여다보기, 열린 방 안과 마당을 이어주는 마루를 무대로 삼기, 눈빛으로 심리 상태 연출하기’ 등 현대 영화나 드라마에 적용해도 손색없는 특유의 연출법을 발견해내는가 하면, 정선과 김홍도 그림에서 ‘다 그리면 재미없다’는 진경산수화 제1법칙을 찾아내기도 한다. 저자의 예리한 해석으로 옛 화가의 가치가 새로이 드높아지는 순간이다.

그림은 사진이 도입되기 전부터 시대를 읽어내는 중요한 단서이자 좋은 사료(史料)였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태평성대를 누렸던 조선 후기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난 그림 50여 점을 선별해 이 책에 수록했다. 백성의 다채로운 일상을 담은 풍속화부터 왕실과 상류사회의 경사스러운 행사를 그린 기록화까지, 아름다운 옛 그림을 감상하는 동시에 생생한 역사도 만날 수 있는 『조선 미술관』으로 지금 입장해보자.

<인터넷 알라딘 제공>


달도 차면 기우는 법, 19세기이후로 노쇠해진 조선 문화는 조선말과 일제 때 사진 속 모습처럼 그렇게 기운을 잃어 갔다. 사진 속 모습이 문화 말기 현상임을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17~18세시 문화 절정기에 그려진 풍속화와 기록화 덕분이다. 풍속화가 사생활이라면 기록화는 공공생활이고 풍속화가 드라마라면 기록화는 다큐멘터리다. 그래서 『조선 미술관』에서는 궁궐 밖의 사생활을 담은 1관과 궁궐 안의 공공 행사 기록을 담은 2관으로 나누어 전시를 기획했다. 뛰어난 관찰력과 묘사력을 갖춘 화가들이 펼쳐낸 조선 후기 문화 절정기 사람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보자. p9


<밀희투전>은 김득신 풍속화첩에서 사건 장소가 실내인 유일한 그림이다. 역시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야외에서 놀이를 즐겼고 이런 도박만이 남의 눈을 피해 실내에서 몰래 이루어졌다. 방 안 벽에는 창문틀만 그리고 바깥은 막아놓아 창문으로 남이 엿볼세라 조심하는 은밀한 광경이 되었다.

이날 방에 모인 노름꾼 네 명은 모두 집에서 편하게 쓰는 모자인 탕건을 썼는데 투전 놀이판의 유니폼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자는 같은 것으로 썼지만 두 사람은 옥색 도포, 한 사람은 흰색 도포, 마지막 한 사람은 흰색 도포에 옥색 덧옷을 입었다.

안경 쓴 이가 패 하나를 내놓는 순간 방 안에 깊은 긴장감이 감돈다. 맨 왼쪽 인물은 다음이 자기 차례인지 패를 고르고 있다. 패를 고르는 사람의 오른쪽 인물은 오른손을 무릎 위에 놓았고 맨 오른쪽 인물은 두 손으로 패를 감추었다. 네 명 모두의 손짓이 다르니 이것이 화가의 연출력이다. 같은 자리에 앉았지만 각자 다른 마음속을 각자 다른 손짓으로 보여주었다. 모두 도박판에서 상대방의 돈을 따야 하는 상황. 도박은 협업이 아닌 제로섬 게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p53~54


담장 바깥에서 안으로 가지를 늘어뜨린 벚꽃 나무가 흐드러지게 핀 이때는 모든 여인들의 마음이 흔들린다는 봄날의 한가운데다. 좋은 날 바깥출입을 못 하는 과부가 몸종과 소나무 둥치에 걸터앉아 봄빛을 즐기며 신세 한탄을 하던 이때, 담장 개구멍으로 들어온 개 한 마리가 과부가 키우던 개와 짝짓기에 들어가니 과부에게 벚꽃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버렸다. 이는 과부의 춘정에 불을 지핀 사건이니 반쯤 풀어져 게슴츠레한 과부의 저 눈빛을 보아라.

신윤복 화첩 속에서 선비와 기녀가 여러 번 나왔어도 항상 볼썽사나운 모습으로 나온 것은 선비였는데 이 장면에서 그 법칙이 깨지고 말았다. 더군다나 사대부 여인을 이렇게 민망하게 만들고 말았으니 감정 표현을 더욱 절제할 수밖에 없었던 사대부 여인들의 ‘진솔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평민 과부가 아닌 양반 과부를 주인공으로 택한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화가는 조선시대 ‘열녀 이데올로기’에 과감히 반기를 들었다고 봐야겠다. 열녀 수절이라는 명분으로 자연스런 욕망을 억압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극단의 연출을 꾀한 것이다. p105~107


김홍도가 평생 그린 풍속화 가운데 가장 많은 인물이 등장한 이 그림이 김홍도 마지막 풍속화가 되었다. 개성 노인들이 이백년 만에 기로회를 대규모로 연 것은 김홍도로 하여금 진경풍속화의 대미를 장식하려는 하늘의 뜻이 작용한 결과가 아니었을까. 1806년 김홍도가 생을 마감하고 진경산수화와 풍속화는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며 조선화단의 찬란함도 빛을 잃어갔으니 <기로세련계도>는 진경시대의 종막을 알리는 기념비와 같은 그림이 되었다. p274~275

옛 그림의 매력을 담아 즐길 수 있는 단 한권의 미술관

'조선 미술관'


몇해전,

간송문화전과 용산기념관에서 전시되었던 김홍도 Alive전을 통해

김홍도의 그림들을 감상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고미술들을 즐겨 찾는 것도 아니었고 알고 있던 작품들도 많지 않아

이내 잊고 지냈는데 이번에 미술 해설가 탁현규작가의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조선 미술 입문 도서

'조선 미술관'을 읽고 나니 그 당시 이 책을 읽고 갔다면

작품을 보는 내 눈이 좀 더 반짝였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

이 책이 아니었다면 더운 날씨에 책이 눈에 들어 오지 않은 조선의 선비들이

바둑, 장기, 쌍륙놀이를 하며 여름을 보냈다는 걸 어찌 알았겠는가?!...

그리고 이렇게 놀이 하는 선비들을 그린 그림을 '현이도'라고 부른다는 것도...


말 위에서 꾀꼬리 소리를 듣다

'마상청앵'처럼 어쩌다 아는 작품이 나오면 더 반갑다.

기다란 화폭에서 숨은 꾀꼬리 찾기

새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선비의 여유로움이 담겨 있는 김홍도의 전신 초상이라 적혀 있는데

그 선비의 시선을 따라 버드나무 가지 사이의 꾀꼬리 한 쌍을 찾는 일은

독자의 즐거움이지 않을까 싶다.



밤배에서 달빛에 취하다

김화겸의 그림 '야주취월' 을 보는데 김씨가 떠오르는건?!..

팔다리는 점점 가늘어지고 볼록 나온 배가 출산이 임박한 임산부 같은

김씨의 배가 연상되는 건 어쩜 당연한 일이지 않았을까?...(김씨 미안^^;)

강가에서 물고기 잡고 사는 어부는 물 위가 삶의 터전이기에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배위에서 휴식을 취하는 어부의 모습이 퇴근후 리클라이너에 기대 앉은 김씨의 모습과

심히 닮았다는 결론! ㅋ



단원 김홍도 개성 경로잔치를 그리다

'기로세련계도'

김홍도의 마지막 풍속화라는 이 작품도 눈길을 끌었다.

64명의 노인들...

작가는 무수한 선비들과 아이 가운데 단 한명의 걸인 찾기를 제안했는데

내가 찾은 걸인이 그가 맞는지 아직도 자신이 없다. >.<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미술작품들과

위트있는 글로 작품을 소개해준 작가덕에 즐거운 조선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한 기분이다.

컨디션 좋아지는데로 리움미술관에 한 번 더 가보는걸로...




** 이 책은 출판사 블랙피쉬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책리뷰 #조선미술관 #미술전시 #탁현규 #한국미술

#고미술 #책추천 #예술도서 #풍속화 #민화 #궁중화 #역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 지나온 삶에 짓눌려 왔던 모든 여성을 위한 마음 수업
박성만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의 변곡점에 선 여성들이 흔히 겪는 감정과 문제를 심리학을 통해 분석하고 해결 방향을 안내한다. 내면의 원형과 결핍된 자아에 초점을 맞추어 ‘내 안의 잃어버린 나’와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 심리치료사로서 수많은 내담자를 만나온 경험을 살려, 저자는 중년 여성의 다양한 질문과 답변을 실제로 상담하듯 풀어내어 그들의 삶을 생생히 비춘다. 이 책과 함께 내면의 웅크린 감정을 만나 진정한 자신의 삶을 시작하기를 바란다.

<인터넷 알라딘 제공>

생물학적 성별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심리적 바탕은 여성성이다. 여성성의 본질이 잘 드러나는 중년 여성에 대한 탐구는 인간 자체에 대한 고민이기도 하다. 나는 그녀들이 당면한 고뇌, 갈등, 아픔 등을 주제로 글을 썼다. 나의 이야기처럼 그녀들의 이야기를 풀어 놓으니, 그게 다 남녀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다.

내가 주로 연구하는 심리학 분과인 대상관계이론과 분석심리학은 사람을 돕는 '봉사 심리학'이 되었고, 나는 치유를 넘어 성장을, 아니 인생을 말하고 있었다. p4~5


이제 때가 왔습니다. 지금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면 이후의 삶은 강박적으로 변하거나 우울해질 것입니다. 정신 에너지를 외부에서 거둬들여 내면으로 향하는 사람은 누구나 수행자입니다. 중년에는 누구나 수행자가 되어야 합니다. 무의식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원형이 그의 삶을 수행자의 길로 안내합니다. 그래서 칼 융은 내면의 소리를 들으라 했습니다. 내면에서 충만한 자기를 만나기 전에는 외적 선행을 중단하세요. 억압된 속앓이는 낯선 감정으로 방출되고 그 자리는 잔잔한 평화로 채워집니다. 의식의 지평은 더 넓어집니다. 그러고 나서야 자기조절이 가능한 착한 사람도, 세상의 엄마도 될 수 있습니다. p21~22

지금 당신의 우울과 허전은 가족주의의 달콤함이 없어져서 생긴 것입니다. 보다 큰 엄마는 가족주의의 즐거움 그 이상의 영적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노후의 꽃은 가족의 영광이 아니라 삶을 꿰뚫는 지혜입니다. 지혜를 얻은 자는 반드시 그 지혜를 함께 나눌 사람이 생깁니다. p74


모성의 위대한 착각은 영원한 희생과 헌신입니다. 자식은 평생 애물단지라는 말은 자식과 분리하지 못한 부모의 넋두리입니다. 자식은 인생의 동반자가 아닙니다. 품에 안았다가 그의 동반자를 찾아가라고 세상에 내어주어야 할 독립적 인격체입니다.

모년가 서로 분리하고, 새로운 존재로 다시 만났을 때의 기쁨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때는 서로에게 인생의 동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쉽지 않습니다. 모녀관계는 다양한 감정으로 얽혀 있습니다. 우선 물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딸들과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세요. 당분간 섭섭하고 슬프고, 또는 두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하고 계신겁니다. 견디기 쉽지만은 않은 과정이겠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당신은 오롯한 당신이 되어 딸들과 또 다를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p88~89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하고, 특히 중년 이후에는 타자에게 원인을 둔 것들을 무조건 자기에게로 가지고 와야 합니다. 변화하려는 의지가 있으면 원형이 돕습니다. 원형은 자아가 생각해낼 수 없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고 변화에 맞게 상황을 재구성하기도 합니다. 부정이든 긍정이든 강한 정동으로 마음에 영향을 줍니다. 변화를 위한 깊은 자기암시는 매우 유익합니다. p132~133


너무 일찍 어른이 된 사람의 내면에는 자라다가 만 어린이가 있습니다. 당신은 어린이다움을 억압하고 어른만을 키웠습니다. 사람은 가끔 어린이 상태로 퇴행도 해야 하고, 그것은 마음이란 기계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이 타인에게 감정이입이 힘들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어린이다운 감성을 억눌렀기 때문입니다. p148

이전의 나와 작별하고 새로운 나를 찾는 시간

내 안의 잃어버린 감정과 마주하는 여성 심리학

'오늘부터 나를 위해 울기로 했다'


지난주 내내 마음이 좀 힘들었다.

코로나19의 불안도 마스크 해제 등 좀 잦아든 듯 하고

너무 오래 쉰듯해 재취업을 알아보고 있는 중인데

다니던 학원말고는 내가 지원한 업체 등에서는 연락이 없다. ㅠ.ㅠ

나이가 걸리긴 했어도

그동안의 내 경력과 수집하듯 취득한 자격증 들이면 한두곳에서

면접이라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올 줄 알았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시에서 지원하는 한 곳에 입사지원을 하며 응시원서를 새로 쓰는데

학력도 나이도 출신지도 밝히지 않는 새로운 형식에 관련서류 네장을 작성하며

꽤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솔직히 서류전형에 통과한다고 해도 다시 일하는 것에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다.

건강도 예전 같지 않고 남을 돕고 솔선수범한던 내 성향도 이젠 변한 듯 싶어...

책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편찮으신 엄마가 계셔 동생들을 보내고 애어른으로 살아야 했던 내면아이,

내 울타리안에서 안정을 느끼던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느꼈던 불안과 상실감,

김씨와 한 공간에 있으며 찾아오던 답답함,

재취업을 결정하고 다시 나만의 시간속에서 걸어나와 세상으로 나서기까지의 용기...

이런 내 마음을 아는 듯 내게 앞으로 나아갈 길을 조근조근 알려준다.


이제 때가 왔노라고 지금 홀로서기를 하지 않으면 이후의 삶은 강박적으로 변하거나 우울해질꺼라고 한다.

우선 물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딸들과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하라고,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하고,

특히 중년 이후에는 타자에게 원인을 둔 것들을 무조건 자기에게로 가지고 와야 한다고...

딸들이나 남편으로 인해 내가 행복해지기보다 내 삶을 인정하고

내 자신의 내면의 성장을 통해 관대해지는 나를 소망한다.

나이 오십은 마음의 전환점입니다.

이 시기에 ‘자기의 초월 기능’은 강력한 드라이브로서 동기를 유발합니다.

사춘기의 무모한 충동과는 달리 합리적 충동이 마음에 새로운 바람몰이를 합니다.

그 바람 속에서 정반대의 자기 모습을 발견하고 놀랍니다.

내가 아니라고 한 것들은 나의 중요한 구성요소였습니다. p22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