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시커 1 - 별을 쫓는 아이
팀 보울러 지음, 김은경 옮김 / 놀(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나무 소리, 풀 벌레 소리, 맑은 시냇물 소리, 별들의 진동 소리, 다른 세계에 들려오는 듯한 파도 소리, 그리고 자신이 살고 있는 숲의 노랫소리……. 들을 수 없는 소리의 파장을 듣는 루크는 아버지로부터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물려 받았다. 세상의 모든 소리를 감지 할 수 있는 천재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루크는 마음의 문을 닫고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아버리고 만다. 2년 전 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고 공황 상태에서 방황하게 되는데, 뜻 모를 반항아가 되어버린 루크에게 세상은 그저 권태롭고 따분한 일상으로 여겨질 뿐이다. 자신에게 아버지를 빼앗아 가버린 세상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스타 시커>는 복합적인 판타지 소설이다. 성장 소설이기도 하면서, 음악의 천재를 다룬 매우 예술적이면서 감상적인 소설이다. 물 흐르듯이 유연하게 흘러가는 부드러운 느낌의, 마치 따뜻한 이불 속에 몸을 맡기고 있을 때 느낄 수 있는 편안함이 가득하다. 서정미 넘치는 이 청소년 소설이 주는 치유력은 부모님의 부재로 인해 상처 받고 살아가는 모든 아이들의 마음을 대신 할 수 있을 듯 하다.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시거나, 두 분의 이혼으로 혼자가 되어버린 소년. 그리고 원래 부모님이 아닌 사람을 가족으로 맞아들여야 할 때의 아픔과 상실감은 사춘기 무렵 가장 예민하게 작용하는 모순으로 각인된다.

  누구를 향한 분노이고, 무엇을 향한 증오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세상이 싫어져서 선의와 타협하고 싶지 않은 불안정한 청소년의 갈등을 잘 포착되어 있다. 흔들리는 열 네 살, 소년의 이마 위로 외로움이 흘러내리지만, 이내 인생의 경험을 곱절이상 겪은 어른들과의 조화가 시작된다. 루크의 개인사에서 이야기가 끝나지 않고, 이야기는 조심스럽게 리틀 부인과 그녀의 손녀 나탈리에게로 초점이 옮겨가는데, 여기서부터 알 수 업는 긴장감이 감돌면서 우리의 주인공은 미스터리한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불량 소년들의 괴롭힘과 리틀 할머니와 나탈리에 대한 묘한 긴장감으로 루크는 점점 혼란스러움이 가중되지만, 뜻밖에 알게 된 사건의 진실로 닫혀졌던 루크의 마음은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 과정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함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하는 것을 세상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숙제이다. 음악으로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은 후부터 달라지기 시작하는 루크처럼,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불안의 씨앗들을 거두어 들인다면 한층 더 세상이 밝아 보이지 않을까? 아직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하기에 루크는 많이 어릴지도 모르지만, 감추어져 있던 신비로운 재능을 깨닫는 순간부터 이미 세상은 그의 것이다. 혼탁한 어둠 속을 밝히는 별처럼 누군가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 모든 청소년들이 이해해야 할 삶의 과정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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