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 유대인은 선택받은 민족인가 고정관념 Q 8
빅토르 퀘페르맹크 지음, 정혜용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사실의 여부를 떠나 오랜 공동체 생활에서 비롯된 하나의 관념들은 집단 이기주의를 형성하고 자문화중심주의의 또 다른 배탁적 대중심리로 타민족의 안녕을 위협하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있다 하더라도 본능적인 뿌리 찾기는 나라마다 큰 차임점이 없어 보인다. 상황이 다소 안전하다 뿐이지, 본인들의 민족적 자긍심이 상당히 대단한 유럽이나 제국주의의 열망에 사로잡힌 막강의 미국, 그리고 유럽에 오랫동안 지배 받아온 아시아나 아프리카 역시 민족주의의 위세는 대단하다. 하물며 오랜 종교 갈등으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중동은 미래조차 암담할 만큼 상황이 위태롭다.

  21세기 최대 사건으로 꼽히는 9.11 테러로 인해 중동 지역이나 이슬람 문화권 나라에 대한 재인식이 시작되었다. 그간 테러나 전쟁이 끊이지 않았던 나라지만, 이 사건으로 세계인의 고정관념은 더욱 확고해 진 듯 하다. 문화가 달라도 너무 다른 탓에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게 사실이었으나, 지구촌의 평화를 위해서 아랍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랍, 이슬람 문화에 대한 며확한 정의는 불투명 하다.)

  평소 궁금해 하던 차에 <이슬람>, <유대인>, <팔레스타인>에 대해 간결하게 농축해 놓은 책이 출간 되어 반가운 마음에 세 권 모두 읽었지만, 거미줄 실타래처럼 복잡하게 얽힌 그들의 민족사를 한번에 이해하기란 결코 쉽지 않음을 깨달았다. 가장 큰 원인은 종교와는 무관하게 살아온 탓에 너무 많이 흩어져 뿌리 내린 종파를 일일이 헤아리는 것조차 상당히 혼란스러웠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오랜 관념 속에 박혀버린 이해할 수 없는 문화의 수용의 한계이다. 그리고 익숙치 않은 시대를 대포하는 지도자들의 이름들을 암기하는 것 또한 상당히 곤욕이었다.

  우선, 평소 굉장히 궁금해 했었던 <유대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 점이 가장 큰 수확이었던 것 같다. 유대인들을 빼놓고는 역사를 논하기 힘들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민족이다. 서구나 아시아에 이들 민족은 대체로 좋지 않게 인식되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대교를 믿고 있는 이들은 자신들 스스로 선택 받은 민족이라 여기는 다소 오만한 사상으로 세계인들에게 각인되어 있는데, 물론 유대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게 되는대에는 종교적인 이유가 강하고, 유대인들은 워낙 자신들의 민족에 대한 자부심이 투철한 탓이다. 오랫동안 고국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 '디아스포라'로 인해서 더욱 자신들의 옛 왕조를 찾고 싶어 하는지도 모르겠다. 세계 곳곳에 흩어져 사는 이들 유대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으로 또 다른 통념들이 생겨났다. 팔레스타인과의 영토 분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들을 언론에 장식하는데, 이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유대인들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더욱 부채질 하는 꼴이 되었다. 물론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억압 받아온 민족이고, 2차 대전 당시 홀로코스트로 전쟁의 희생양이 된 모멸감을 감당 해야 했던 울분이 모든 유대인들의 가슴 깊숙이 숨겨져 왔던 원인이 클 것이다. 이러한 반 유대주의는 유대민족을 더욱 단결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소수의 과격 유대주의자가 민족 전쟁을 주도한다면, 근대성의 영향으로 보다 개방된 사고방식으로 세계 곳곳에 업적을 남기고 있는 많은 유대인들은 세계인의 통념을 바꾸는데 크게 공헌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유대인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더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슬람으로 넘어가 보자. 1919년 오스만 제국이 무너지면서 중동은 영국과 프랑스, 그리고 미국의 권한으로 중동의 이해 관계에 따라 국경선을 그어 나갔다. 사막처럼 황폐하고 척박한 땅일지라도 석유로 인해 여전히 입지가 굳은 편이기에 미국은 여전히 중동을 바라보며 침을 흘리게 된다. 이스라엘도 1948년에 건국된 신생국가지만, 영향력 만큼은 대단했기에 각종 정치 관계의 복잡한 수로 역활을 하게 되는데, 그 후 수 많은 전쟁을 이끌고 테러와 전쟁을 자행했지만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침공에 비하면 그 파장이 미미하지 않나 싶다. 이슬람, 아랍 문화권의 나라들은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로우면서, 동시에 위협적임에는 변함 없는 사실이다. 이슬람 문화라고 부르는 것도 그 경계가 상당히 애매모호 하고, 문화적 경제적 차이나 발전 정도가 각양각색이다. 특히 이슬람은 수 많은 종파로 나뉘기 때문에, 지정학적 위치나 정치권의 견해에 따라 정의 내리기가 더욱 어렵고 껄끄럽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살펴 본 팔레스타인은 20세기 중반부터 지속적으로 이스라엘과의 영토 분쟁에 휩싸이고 있다. 억압적인 점령 치하에 살아야 했던 팔레스타인들이기에, 이스라엘에게 점점 빼앗기고 있는 영토에 대한 집착은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이 지속적으로 전쟁에서 이기고 있으나, 테러나 오랜 민족 갈등의 최종 모습은 과연 어떤지, 그 끝은 그다지 낙관적이만은 않다. 부패한 정치가들의 권력과 무장 세력의 탄압, 그 중간에서 갈 길을 읽은 난민들은 미래조차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불안한 입장이다. 왜 21세기에 이런 민족적 갈등을 지속적으로 되풀이 해야만 할까? 평화주의자들의 입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것일까? 이스라엘 입장에서 보면 원래 약속 되었던 자기 땅을 되찾았을 뿐이지만, 영토를 잃고 방황해야만 하는 팔레스타인들이 갈 곳은 과연 어디란 말인가?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의 영토 분쟁은 마치 세계 모든 민족들이 겪어왔던 역사의 한 장면을 되풀이 해서 보고 있는 듯 상당히 가슴이 아프다.

  대체로 살펴본 <이슬람>,<유대인>,<팔레스타인>은 이도교를 배척하기 위해 피를 부르는 살생을 서슴치 않는 전쟁귀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오직 자신들이 믿는 신만이 유일하고, 위대하며 자신들의 민족만이 선택받은 혈통이라니. 종교를 빙자해서 정치 권력을 넓혀 가고, 그들이 만든 이념의 문제를 타인들에게 전가시키는 이기심만 가득할 뿐이다. 물론 고정 관념으로 자리 잡은 사고들이 전적으로 신뢰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책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많은 의문점들이 생겨났다. 솔직히 나는 이들이 정확히 '무엇'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는지 모르겠다. 겹겹이 쌓인 종기가 결국은 피고름이 되어 터져 나온 것일까? 그들이 '믿는 싶어하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의 신들은 인간들의 이기심이 관용을 허락치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위태로운 사상만을 강요 당하고 있을 뿐이다. 맹몽적인 종교의 헌신 후에는 과연 무엇이 남겨질지 굳이 애쓰지 않아도 그들 스스로 알게 되는 날이 올까? 신을 향한 멀고 험난한 길을 떠나기 전에, 우선 인간이 되는 법부터 먼저 깨닫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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