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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타 행진곡 - 제86회 나오키 상 수상작
쓰카 고헤이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가마타 행진곡>의 긴짱과 야스의 구도는 ‘스타와 엑스트라’라는 신분적 차이에 의해 뚜렷이 대비된다. 그러나 야스에게는 보다 높은 신문의 사람에게 호의를 보이거나 존경을 표시하는 것과는 뚜렷한 차이점이 내포 되고 있다. 스타에게 보내는 일반인들의 선망보다 한층 더 높은, 맹목적인 헌신과 과도한 찬사는 마치 긴짱이라는 존재가 세상 모든 권력의 정점인 듯 신격화되어 표현되고 있다. 권력의 최상에 도달한 긴짱은 제멋대로 아랫사람을 부리며 무조건적인 복종을 바라지만, 이러한 권력계층의 구도는 본인들이 전적으로 합의하에 이루어진 것 마냥 자연스럽고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글의 배경은 1980년대 시대극 촬영지인 교토이다. 특정한 시간적 배경은 무시할 수 있지만, 과거나 현재, 혹은 미래를 빗대어 표현한 피해자와 지배자, 혹은 권력자와 그 아래 군림하는 충성스런 하인들을 우스꽝스러우면서도 리얼하다. 과거에는 천왕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빗대었을 것이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권력자와 그들의 추종자를 적절히 빗댄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어디를 가나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들이다.
작가는 재일교포 2세로서, 능력이나 인격에 상관없이 무조건적으로 차별을 받아야만 했던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 작품을 탄생시켰을 것이다. 심도 있는 문제의 제기도 불가능 할 만큼 본능적으로 차별의 대우를 받아야만 하는, 태어날 때부터 운명 지어진 신분이라는 낡은 제도의 세습으로 고통 받는 세월이 겹쳐진다. 이 소설의 주제와, 이 소설이 지니고 있는 메시지만큼 무거운 소설은 아니지만, 코믹하게 현상화 된 캐릭터가 주는 평자와 해학은 제법 서글프다.
긴짱, 야스, 고나쓰 세 인물을 중심으로, 각자의 사연과 두렷한 성격, 인상 깊은 심리 연출을 훌륭하게 표현한 것 같다. 주제와 분수를 알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 이기적으로 변하기도 하고 허영에 물들어 또 다른 억압자로 변하기도 하는 사람들. 누가 강자인지, 누가 약자인지는 이 소설에서 그리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똑같이 불향한데, 그리고 똑같이 한심한데, 누가 누구를 질타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영화로 만나본다면 짧은 분량의 소설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소설 속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를 그리는 작업이 조금 더 자세히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