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네버랜드 클래식 16
찰스 디킨스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해 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왠지 가슴이 따뜻해지고 평온해지는 기분을 느낀다. 기독교에서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날이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을 하나로 묶는 축제의 날로 변모하고 있다. 국가 마다 챙기는 기념일은 다르지만, 유일하게 크리스마스는 모든 세계인이 같은 마음으로 함께 하는 날이다.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그들의 사랑을 돈독하게 다지는 날. 뼈가 시릴 만큼 12월의 추운 겨울이기에 사람의 따뜻한 온기를 더욱 그리워하게 되는 듯 하다.

  항상 이맘 때가 되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여 다루는 무수한 영화나 책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유독 <크리스마스 캐럴>의 입지는 강하다. 영화들 중에서는 아마도 독보적인 지지율로 <나홀로 집에>가 승리하지 않을까 싶다. 크리스마스가 주는 따뜻함 덕택에 가족간의 사랑의 연결을 더욱 강조하고, 주변의 외로운 이웃들을 돌아보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거의 모든 매체에서 다루어지는 일관된 크리스마스 메세지이다. <나홀로집에>도, <크리스마스 캐럴>도, 하다 못해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액션 영화 <다이하드> 시리즈 까지도 가슴 절절하게 전파하는 메세지는 바로 단 하나,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이다. 사이가 좋지 않았든, 떨어져 있었든, 마음만은 함께여서 든든한 가족. 그리고 다정한 이웃, 우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통해서 가족과의 끈끈한 울타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된다.

  너무도 유명한 캐릭터 '스크루지 영감'은 구두쇠의 표본으로 지금까지 쭈욱 전해내려오고 있다. 스크루지는 인색하기 그지 없는 구두쇠인데, 자비는 커녕 하나 뿐인 조카마저도 등을 돌리며 냉정하게 살아간다. 하지만 사실 그는 냉혹으로 포장했지만, 속은 외로움 많이 타는 평범한 노인일 뿐이었다. 자신이 외로움 속에서 사람의 온기를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았을 만큼, 물질이 선사하는 자기 만족이라는 향락에 빠져 영혼을 잃고 살았던 것이다.

  간혹 지독한 구두쇠를 볼 때면 사람들은 측음함에 혀를 내 두른다. 죽은 후에는 1원 한 푼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는데, 저렇게 악착 같이 모아서 뭐할까? 넘치지 않을 만큼 모아서 주변 사람을 돕기도 하고, 때론 자신을 위해 쓰기도 하고, 가족에게 적당히 헌신하며 베풀고 살면 되는 것을...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 하면서 무조건 많이 모아서, 사치나 향락에 빠져드는 요즘, <크리스마스 캐럴>이 시사하는 사랑과 자비의 메세지는 매우 종요하다. 유령들이 나타나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여준다면 많은 이들이 과거에는 미처 볼 수 없었던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겠지만, 현실은 동화가 아니다. 그러니까 1년 중 단 하루, 크리스마스 날 만이라도 그저 한 걸음 물러나서 자신의 주변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는 여유라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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