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까지 해야 할 스무 가지 1
질 스몰린스키 지음, 이다혜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내 나이 이제 딱 스물다섯.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을 읽는 순간 무한한 영감에 사로잡힐 수 있었다. 좋은 분께 선물 받은 책이어서 얼른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자리하고 있기는 했지만, 첫 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마법처럼 이 책에 흡수 되어 앉은 자리에서 뚝딱 한 권을 읽어버렸다. 실로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의 미국 소설을 읽었고, 유쾌한 영화나 소설을 보고 난 후에 느낄 수 있는, 오묘하게 기분이 좋아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미소가 번지는, 지금의 이런 감정이 여느 때처럼 붕붕 솟아오르고 있다.

  「스물다섯까지 해야 할 스무 가지」 언뜻 제목만 읽어보면 ‘~살까지 해야 할 100가지’‘이십대에 해야 할 50가지’ 처럼 비슷한 제목을 가진 여성 전용 자기 처세 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은 소설책이다. 미녀 작가가 지극히 미국적인 문체와 분위기로 쓴, 마치 설탕 시럽 가득 든 카푸치노와 마지막에 양보 받은 초콜릿 한 조각처럼 여성들이 기분 좋아지는 최면을 건 것 같은 미소를 번지게 만드는 소설이다.
 
  주인공은 서른 네 살의 발랄하고 귀여운 노처녀(?) ‘준’이다. 우연히 ‘마리사’라는 아가씨와 인연이 닿아 만나게 되었고, 그 후로 그녀의 인생이 180도 달라진다는 내용이다. 물론 자세한 줄거리를 더 언급 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사전지식 하나도 없는 백지상태에서 읽는 것이 더 큰 재미를 보장 받을 수 있기에, 이 책에 흥미를 가진 독자라면 그냥(!) 읽어보기를 바란다.

  무료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지금의 나를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할 일 스무 가지.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도 곧장 따라서 리스트를 만들어 보았다. 올해가 딱 스물다섯의 해이기 때문에 약간의 시간을 연장해서 스물일곱까지 해야 할 일들을. ‘마리사’가 기록한 항목처럼 엉뚱한 것도 있고, 오래도록 염원했으나 실행할 용기가 없어 미뤄뒀던 일도 있다. 이 리스트를 모두 체크 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난 얼마나 더 뿌듯해질까. 내가 만약 서른네 살이라는 나이가 되었을 때, 10년 전 모습을 돌아보며 웃을 수 있지 않을까?

  한 마디로 ‘질 스몰린스키’가 이 책에서 추구한 메시지를 정의 내리자면, 무료하게 반복되는 의미 없던 삶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 넣어 라는 것이다. 당신은, 시간이 없어서, 돈이 없어서, 용기가 없어서,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뤄뒀던 일들이 얼마나 되는가? 만약 그런 일들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금 실행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진정한 이유와 기쁨을 만끽해보라. 당신은 오늘 죽을 수도 있고, 내일 죽을 수도 있다. 인생은 짧고 해야 할 일은 많다. 자 - 이제 모두 노트를 펼치고, 「XX살까지 해야 할 스무 가지의 리스트」를 작성해 보시라! 리스트는 최대한 엉뚱하고 말도 안 될수록 좋다.

  그리고 한마디 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이 책 「The Next Thing On My List」가 조만간 영화화 된다고 한다. 여주인공 ‘준’으로 ‘르네 젤위거’를 위해 탄생된 캐릭터처럼 보였다. 부디, 너무도 통통해서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한 노처녀, ‘르네 젤위거’의 엽기적인 반란을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번 볼 수 있기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