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멋대로 행복하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
박준 지음 / 삼성출판사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I ♡ NY’ 이라고 새겨진 티셔츠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인들이 그 티셔츠를 입기 시작했다. 헐리우드 유명 배우에서부터 우리 동네 꼬맹이까지. 만약 티셔츠에 I Love New York 이 아니라, I Love Roma, 나, I Love Seoul, I Love Ulsan 이 새겨져 있었다면 매우 언발란스 했으리라……. 평범한 하얀 티셔츠가 트렌디하게 변하게 되는 것은 오직 뉴욕이기에 가능하다.

우선 영화나 드라마를 살펴보자. 미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나 시트콤의 절반 이상은 배경무대가 뉴욕이다. 화면에 비춰지는 뉴요커의 세련되고 화려한 모습만 비춰진다. 고급 맨션에 살면서 명품을 쇼핑하고 밤새도록 파티를 즐기고 사랑과 일, 그녀들은 두 마리 토끼를 너무 손쉽게 차지한다. 그러나 ‘Sex and the city’의 캐리 같은 여자는 상위 10% 도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녀는 한 달 아파트 렌트비로 나가는 돈만 3000달러나 된다는 것을!

뉴욕은 모든 유행을 스스로 창조하는 도시다. 뉴욕은 전 세계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고,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가장 자유로우며 가장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다. 다양한 인종이 만나서 다양한 문화가 충돌했고, 그리고 혼합되어 마침내 새로운 문화를 또다시 만들어 낸다. 철저한 개인주의가 난무하면서도 그 삭막함마저 해방이라는 굴레로 자신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역동적인 마력이 느껴진다. 캐리 같은 쇼퍼 홀릭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꿈을 위해 투지를 불사르며 내일의 태양을 기다리는 예술가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뉴욕은 아름답다.

「네 멋대로 행복하라 - 꿈꾸는 사람들의 도시, 뉴욕」을 읽는 순간만큼은 나도 뉴요커가 될 듯 감정이입이 된다. 막연하게 그려본다. 내가 그렸던 그 이미지와는 얼마나 상충 되며 내가 바랐던 사실과는 얼마나 진부한 차이를 보이는지. 그러나 내 ‘자유’라는 공기를 흡수할 수 있는 뉴욕이라는 도시의 매력은 상상을 뛰어넘었다. 그들은 거리의 낙서 하나까지 아트라는 이름으로 탈바꿈되어 나름의 문화를 즐기고 있다. 누구도 관례에 구속받지 않고, 타인을 구속하려 들지 않는다. 뉴욕에서는 ‘너’를 위해서 존재하는 내가 아닌,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서 내가 존재하고 있는 듯하다. 나다움을 잃지 않는 것. 그리고 나다움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에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

이 책은 다른 여행서적과는 약간의 차별성을 두고 있는 점은, 실제 뉴요커와의 인터뷰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려한 사진들과 함께 구성된 도톰한 책은 잡지를 읽는 듯 유쾌했다. ‘꿈꾸는 사람들과의 인터뷰’에서 특이할만한 점들은 하나 같이 물가가 너무 비싸다는 현실의 벽과 싸우고 있지만, 꿈을 위해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사람들의 인터뷰 내용이 비슷하다는 점이 약간은 식상할 수도 있지만, 다 함께 같은 부분을 공감한다는 내용이 오히려 사실감 있게 다가왔다.

내 안에 내가 바라는 열정이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중요한가. 열정이 없는 삶은 마치 공기가 없는 듯한 답답함과 이벤트가 없는 삶처럼 지루하고 따분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원인 모를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기분이었다. 100년이 넘은 지저분한 아파트에서 바퀴벌레나 쥐들과 동거를 감수하면서도 뉴욕생활을 즐길 수만 있다면, 언젠가 나 역시 여행 가방을 꾸리게 될 런지도 모르겠다. 나이는 나 자신과는 무관한 숫자에 불과하니까 열정 하나 믿고 떠나보는 것이다. 그러면 나 역시 그들처럼 뉴욕을 떠나고 싶지 않게 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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