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라스 세계는 지금 - 정치지리의 세계사 책과함께 아틀라스 1
장 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 김희균 옮김 / 책과함께 / 2007년 4월
평점 :
절판


 

  평생의 꿈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어본다면 가차 없이 대답할 수 있다. ‘세계 일주’라고. 어디까지나 꿈이 아닌가? 어쩌면 정말 그저 꿈으로 끝날지도 모를 허황된 망상일지언정, 막연한 상상 속에 존재하고 있는 세계의 풍경은 언제나 나를 매혹하고 있다. 중학생시절부터 학기가 바뀌면 다른 교과서들은 정리를 했지만, 사회과 부도 책만큼은 버릴 수가 없어 꼭꼭 모셔두었을 만큼 세계지도는 왠지 나에게 특별하다.

  편편한 종이 위에 복잡하게 얽히고 얽혀있는 세상의 풍경을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았다. 미디어로 접하는 세계의 일면과 기록된 문서의 평이함은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특색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 지도를 볼 때면 캐나다, 중국, 러시아의 어마어마한 땅 덩어리 크기를 절감하면서도 짐작으로 그칠 뿐이다. ‘도대체 한국보다 몇 배나 큰 거야?’ 작게는 수십 배부터 크게는 수백 배까지 차이가 날 텐데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드넓은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호기심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음에도 나는 언제나 우물 안 개구리로 그쳐있다. 그 흔한 해외여행 한번 못 해보고 작은 나라의 작은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간혹 만나게 되는 영화나 책을 통해 다른 세계를 배워볼 수 있었다. 그러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약간의 위안을 삼는 것이다.「아틀라스 세계는 지금」을 읽으면서도 나의 환상 속에 채워져 있던 세계의 소식을 알 수 있어서 매우 흥분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지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은 재미가 있었다. 단순한 수치의 나열이 아닌 지금 돌아가고 있는 세계의 정세를 신뢰감 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아침 뉴스 시간에 잠깐 하는 해외 브리핑을 들은 듯한 기분도 든다. 짧고 간결하게, 그러면서 정확하게 핵심만 찔러서 주요 사건들을 보도하는 뉴스와 닮아 있다. 평면의 지도 위에 색을 입혀 입체적으로 보이는 지도들을 보면서 현재 세계사의 흐름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지도 위의 우리 눈으로 보면 작은 점일 뿐이다. 그러나 그 작은 점 하나를 두고 왜 일본과 한국, 일본과 중국은 영토 분쟁을 십수 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것인가? 서구 열강들이 이룩한 식민지 쟁탈전은 끝이 났지만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영역다툼은 고스란히 후손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인간들이 만들어 낸 역학관계는 복잡하다 못해 어지럽기까지 하지만, 미세한 점 하나를 둘러싼 문제들의 핵심은 의외로 단순할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지도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겠지만, 그래도 현재를 명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도대체 이 나라 밖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지도 위에 펼쳐진 무궁무진한 정치와 사회 경제의 파장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봐야 할 것이다. 저자가 잘 사는 나라의 시민이기에 유럽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느 정도의 비판적 입장을 배제하고 있지만, 해결 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막연한 미래의 두려움과 해답 없는 문제들의 답답함은 감정을 담아 매우 잘 전달하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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