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미남과 여전사 1 - 21세기 남과 여
이명옥 지음 / 노마드북스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영화 「패왕별희」를 관람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장국영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었을 것이다. 단지 아름다웠다고 정의내리기 힘들 만큼 그의 색기와 도발은 예술미의 극치였다. 섬세한 손 끝, 여성보다 더 여성성을 띈 새침한 입 꼬리, 완벽한 경극배우로써의 명연은 영화사에 길이 남을 획을 그었다.

비단 장국영 뿐만이 아니다. 불세출의 할리우드 배우들, 스크린의 요정은 어느덧 강인한 여전사로 탈바꿈 되어 있고, 다비드의 환생으로 느껴지는 완벽한 미남들은 모든 이들에게 특유의 에로티시즘을 마음껏 발산하며 양성의 매력이 무언가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느끼게 되는 절대적인 성의 미학은 과연 언제부터 인간사에 침투하여 독보적인 제 3의 성으로 지배되기 시작했는가.

태초에 아담과 이브가 있었다. 아담과 이브를 시험에 들게 만든 신의 장난은 마치 인간의 타고난 성을 희롱하는 또 다른 기준으로 비춰진다. 여성은 여성다워야 하고, 남성은 남성다워야 한다는 지극히 클래식한 정형적인 성의 잣대는 언제부터인가 철저하게 무너지기 시작했는데, 그 진리의 속사정은 상식으로 느껴지던 시기를 훨씬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살아있는 여전사 이미지에 가장 근접한 여성 ‘이명옥’관장님의 「21세기 남과 여」의 강의는 너무 익숙해서 잊고 있던 익숙한 남녀의 양성화에 대한 탁월한 고찰로 시작되고 있다. 생활 속에 깊숙이 침투한 메트로섹슈얼에 대한 기대심은 권태로운 성의 양성화에 대한 새로운 활력소로 다가오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여성보다 예쁜 남성, 남성보다 강인한 정신력의 여성, 우리는 왜 그들에게 열광하게 되었는가. 단지 평범했던 성에 대한 일탈을 위한 과감한 해방구일 뿐이라고 짐작하고 있던 본인은 새로운 개념의 제 3성에 대한 해설이 베일에 가려져 있던 은밀한 자아를 들추어내는 기분이었다.

본 서의 서막은 양성에 대한 인간의 태고 적 갈망을 자웅동체의 신과 여성미를 닮고 싶어 하던 남성들이 가지고 있던 고대의 정신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걸작으로 남은 명화들과 더불어 예술가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진지하게 열거되고 있다.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이 모호한 모습을 지닌 천상계의 천사들과 신화 속에 등장하는 신들의 자아 정체성은 혼란을 야기할 만큼 지극히 그 경계선이 애매모호 하다.

「다빈치 코드」의 열풍과 함께 시작된 ‘레오나르도 다빈치’ 벗기기 게임은 이제 지겨울 만도 한데, 르네상스 최고의 천재 예술가가 동성애자였다는 사실은 언제나 세간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모나리자와 다빈치의 얼굴을 합성한 「모나 레오」를 보며 우리는 얼마나 경악했던가. 진실은 오로지 신만이 알고 있다고 전해 내려오는 모나리자의 미소에 담긴 뜻은 다빈치 본인이 깊숙이 간직하고 있던 정체된 성적 욕망의 표출이 아니었을까. 또한 미켈란젤로와 카라바조의 양성애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언뜻 한 가지 사실만 본다면 천재 예술가들은 모두 성에 관한 남성과 여성의 구분 짓기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아니마 아니무스의 이론처럼 적당한 융합만이 인간의 생성 기초에 가장 잘 부합된 영혼의 결론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명화와 함께 떠나는 억압된 성의 색다른 도발의 여행은 역시 인간의 가장 깊이 내제되어 있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었다. 둥근 원이 주는 화합에 담긴 의미처럼, 인간의 성도 본체 하나이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배제하고도 정확하게 귀결 될 수 있는 착지점은 남성 역시 여성들이 가진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육체와 정신을 흠모하고, 여성 역시 남성들 특유의 강인하고 건장한 육체와 정신을 흠모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한 개인에게 결여 된 나머지 반쪽과 자신에게 충만한 다른 반쪽의 기질을 닮고 싶다는 갈망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은 모두 처음으로 돌아간다. 엄마 뱃속에서 웅크리고 있는 태아처럼 억압된 굴레를 벗고 단 하나의 존재로 규정되어 태초로 돌아가고 싶은 제 3성의 열망을 누구나 지니고 있다. 비록 타고난 성의 굴레에서 쉽사리 벗어날 수는 없겠지만, 본인에게 결여 된 상반된 성의 매력은 남은 인류와 남겨질 인류가 지니고 있을 매력적인 탐험의 신비로 다가오지 않을까. 과감하게 성의 일탈을 주장하는 소수, 혹은 다수의 사람들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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