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리를 향한 의식의 모험 헤겔의 정신현상학 Easy 고전 17
강순전 지음, 김양수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삼성출판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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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헤겔 사상의 출발점이라고 일컫는 유명한 저서「정신현상학」은 1807년에 출간되었다. 올해로 정확히 출간 200주년을 맞이한 셈이다. 200살이나 먹은 고전임에도 그 난해함은 현대인들조차 쉽사리 이해할 수 없는 깊이 감을 자랑하고 있다고 한다. 칸트와 함께 독일 철학을 대표하는 헤겔, 그의 저서「정신현상학」은 철학사에서도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고 하니, 도대체 얼마나 어렵다는 건지….

  더더군다나 철학 전공을 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교양으로 읽어보기에「정신 현상학」은 난이도가 너무 높은 책이라, 쉽게 해석해 놓은 입문서를 먼저 읽어보는 쪽이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나 역시 워밍업 삼아서 중학생용「정신현상학」을 읽어보았는데,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쳤다. 솔직히 나에겐 중학생이 읽는 이 책도 너무 어렵게 다가왔다.

  ‘철학’이라는 학문이 대게 그렇듯이 아주 사소한 의문점에서 출발을 한다. 헤겔은「정신현상학」에서 정신이란 무엇이며, 정신의 근원을 이루고 있는 요소들에는 무엇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한다. 우리는 평상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나 정신 나갔나봐.’ ‘너무 바빠서, 정신이 하나도 없다.’ ‘너 지금 정신이 있니, 없니?’라는 말들을 한다.

  이렇게 쉽게 입 밖으로 내 뱉는 ‘정신’이라는 단어의 깊이는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난해함을 자랑하고 있었다. 쉽게 요약한 게 이 정도라면, 원문 「정신 현상학」은 얼마나 어려울지 책을 다 읽고 나서야, 비로소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쉽지 않다’, 정도의 표현을 넘어선 ‘너무 너무 어렵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쉽게 요약해 보자면, 우리는 ‘감각적 확신’을 통해서 사물을 지각하게 된다. 거기에 필요한 ‘과학적 오성’이 반드시 뒤따라야하며, 대상임이 밝혀지면 ‘자기의식’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리고 다시 보편적인 자기의식을 통해서 의식의 형태가 지양되고, 이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는 가장 높은 ‘정신’이라는 진리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단한 정리를 하면 쉬워 보이는 내용이지만, 정말 두 눈 부릅뜨고 집중하지 않으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어려운 사항들이 계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의식의 경험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모든 정신현상들. 의식 경험의 전개과정들을 살펴보면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시들은 매우 쉬웠다. 간단한 논리에 의해서 깊이 있는 이해까지 바란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어디까지나 간단하게 살펴보기 위한 첫 관문이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만족스럽다. 국내에 출간되어 있는「정신현상학 (한길사,2005)」을 작년에 읽어보려는 시도를 하려고 했으나, 구매부터 망설여졌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읽어봤자, 분명 이해를 못해서 난해함에 질러 덮어두고 있었을 것이다.

  청소년 논술을 위해서 출간된 이지 고전 「진리를 향한 의식의 모험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읽고 약간의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 여전히 머릿속에 빙빙 도는 질문들이 원을 그리며 떠다니지만, 조금씩 난이도를 높여가면서 헤겔 철학을 공부한다면, 내 정신 상태에 대한 아리송한 모든 의문점이 풀릴 것 같기도 하다. 어려운 헤겔 철학의 세계로 가기 위한 첫 발걸음이 돌덩이처럼 무겁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다. 내 자신이 조금 더 성숙해지고, 깊이 있는 독서가 가능해진다면,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꼭 읽어보리라 다짐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그나마 가볍게 읽어볼 수 있을 책이다. 더불어 수능을 준비하는 입시생들이나 청소년들이 읽어본다면 더욱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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