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한국사 - 아는 역사도 다시 보는 한국사 반전 야사
김재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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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나라 역사는 열심히 읽으면서도 우리나라 역사는 별반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는 언젠가 공부한 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사란 과거의 사건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인 것 같습니다. 시대적 상황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또한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찌라시 한국사>는 제목이 독특해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찌라시는 일본어 散らす(지라스 - 뿌리다)라는 일본어에서 유래한 ‘뿌리는 것’이라는 의미로 증권가에서 통용되는 정보지를 그렇게 부르는데서 시작한 것 같습니다. 아마도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인 경우가 많아서 얕잡아 보는 의미가 섞인 것 같습니다. 속어로 쓰는 것은 그렇다하더라도 전단지 등 같은 의미의 용어로 순화시켜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찌라시 한국사>가 세상에 나오게 된 배경을 서문에서 절절하게 쏟아놓았습니다. 회사의 느닷없는 좌천에 대한 퇴사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시작한 글쓰기였다고 합니다. 평소 좋아하던 역사 이야기를 사랑하는 아내에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써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카페에 올리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오마이뉴스>, <딴지일보>에서 연재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는 출판제의를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책을 내면서 첫째,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보세요, 둘째, 정치에 무관심한 가장 큰 대가는 저질스러운 자에게 지배받는 것이다, 라는 말을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 본문은 전쟁과 외교, 권력과 암투, 왕의 사람들, 반전의 야사,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등 다섯 가지 주제에 해당하는 35건의 사건을 다루었습니다. 35건의 사건은 유사한 주제라는 점을 제외하면 공통분모가 없어 보입니다. 역사를 적는 방식은 역사적 사실을 연대기순으로 기록하는 편년체,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하여 한 시대의 역사를 구성하는 기전체, 사건을 중심으로 역사를 묘사하는 기사본말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찌라시 한국사>는 기사본말체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정사와 야사를 넘나들면서 선택한 자료를 자기만의 해석과 표현방식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특히 표현방식은 요즘 젊은이들의 취향대로 쉽게 읽히고 이해되는 방식입니다. 즉 딱딱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딱딱하게 서술되어 있는 우리의 역사도 이렇게 쉽게 쓰면 잘 읽힐 것 같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쉬우면 깊이가 없는 안타까움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남녀노소, 상하좌우, 친문반문까지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맛깔난 ‘진퉁’ 한국사 이야기”라는 출판사의 홍보성 문구대로 좌충우돌하나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미덕’이 느껴집니다. 과거 어느 시절에는 이런 경우를 사쿠라(이 또한 벚꽃을 의미하는 일본어인데, ‘여당과 내통하는 야당의 사이비 정치인이나 사기를 쳐 그릇된 짓으로 남을 속이는 사람을 조롱하여 이르는 말)라고 비아냥거리던 시절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균형감각을 유지한다는 것은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역사적 사실의 해석의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찌라시 한국사>가 정통 역사 논문은 아닐 것이며, 이 책을 읽고 그 당위성을 따지는 것 역시 책 읽는 이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범위가 고구려 광개토대왕 시절부터 일제 강점기까지로, 현대사가 빠져있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책을 제대로 읽지 못했는지 책소개에서 등장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광해군의 공통점은?’이라는 질문에 해당하는 답을 책에서 구하지 못했다는 점이 궁금한 점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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