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네버엔딩 스토리 - 경기장 너머 울리는 삶의 응원가
황용필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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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세계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서 즐기는 스포츠도 있습니다만, 누군가와 우열을 가리는 승부의 세계에서는 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하여 경험하는 많은 일들은 스포츠에만 머물지 않고 우리네 삶에 대입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 네버엔딩 스토리>의 저자가 스포츠를 단순한 승부에 머물지 않고 스포츠의 가치를 세우는 일에 주목하게 된 동기인 듯합니다.

흔히 모든 영역에서 땀을 쏟는 만큼 성과를 얻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말콤 그래드웰이 내놓은 ‘1만 시간의 법칙’이 있습니다. 음악, 스포츠,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1만 시간을 쏟아 부어야 전문가가 된다는 것입니다. 제 경우는 열심히 해도 안되는 것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이루어진다고 토마스 에디슨이 말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에디슨은 1%의 영감이 없으면 99%의 노력도 별 도움이 안된다는 의미에서 한 말이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분명 스포츠에 관한 책입니다. 하지만 저자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스포츠의 가치를 통하여 인생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기를 희망한 것입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25년을 넘겨 일해 온 저자는 스포츠를 하는 다양한 사람의 삶에서 배울 점들을 골라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저자가 골라낸 주제는 ‘희망, 도전, 열정, 용기, 겸손, 감동’ 등 여섯 가지 덕목입니다. 각각의 주제에 관하여 다섯 가지의 변주를 준비하였습니다. 각각의 변주에는 여러 개의 에피소드와 함께 영화, 소설, 철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참고할만한 것들을 인용하여 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내었습니다. 즉 스포츠의 가치를 인문학적으로 입증해낸 것입니다.

어쩌면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남과의 경쟁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스리는 일이 될 것입니다. 1960년 로마 올림픽과 1964년 도쿄 올림픽의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선수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는 연습 중 부상을 입는 바람에 완주하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이듬해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르웨이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에 양궁선수로 출전하여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합니다. 운동에 관한 그의 명언이 있습니다. “나는 남과 경쟁하여 이긴다는 것보다 자신의 고통을 이겨내는 것에 대해 언제나 생각한다. 고통과 괴로움에지지 않고 마지막까지 달렸을 때 그것은 승리로 연결되었다.(75쪽)”

모든 스포츠는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마련입니다. 진정한 챔피언은 타인과의 경쟁을 승리로 이끄는 베스트가 아니라 자신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퍼펙트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하나 더, 이 책에서 기억할 대목은 그레그 메덕스가 했던 말입니다. “야구 선수는 기억력이 짧아야 한다. 기억을 내려놓고 마치 쓰레기통에 버리듯이 던져버림으로써 후회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163쪽)”입니다. 물론 이 말에 담긴 의미는 한 순간의 실수는 빨리 잊어버리고 본래의 자신으로 돌아와야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반면에 그런 상황에서는 자신이 가장 좋았던 순간을 떠올리면서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라는 말도 있어서 망각과 기억이 후회의 관리에 작용하는 기전이 각각 다르지만, 같은 목표를 추구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스포츠분야의 이야기들은 아는 이야기도 있지만, 처음 듣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들이기 때문인지 몰입도 잘되고 워낙이 쉽게 쓰여진 탓에 단숨에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저자가 전하고자 했던 스포츠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통하여 삶의 가치를 깨닫는 기회가 되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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