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연구 6 (반양장) - 아놀드 토인비 59클래식Book
아놀드 조셉 토인비 지음, D.C.서머벨 엮음, 김규태.조종상 옮김 / 더스타일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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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연구6>에서는 ‘문명의 해체’와 관련하여 ‘영혼의 분열’과 ‘해체기 사회와 개인의 관계’을 논한 전편에 이어 ‘해체의 리듬’과 ‘해체의 리듬’에 대하여 논하고 이어서, ‘세계국가’에 대하여 ‘목적과 수단’, ‘불멸의 환영’, ‘누구를 위하여’에 대하여 논한 다음, ‘세계교회와 문명의 관계에 대한 견해’를 논하였습니다.

 

저자는 해체의 리듬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면서 ‘쇠퇴에는 쇠퇴에 따른 리듬이 시작되므로 새로운 응전은 도전을 극복하지 못한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도전을 극복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된다고 하였습니다. 그 노력이 성공하면 다시 성장이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해체기 사회는 하나같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세 계급으로 분열하고, 그 세 계급 모두가 제각기 창조적 사업을 성취하는데, 지배적 소수자들은 철학을 창시하고 세계국가를 세우고, 내부 프롤레타리아는 하나 같이 세계교회에 스스로를 구현되기 위해 고등종교를 발견하며, 외부 프롤레타리아는 하나 같이 전투단체를 결성한다고 했습니다. 이러한 저자의 논리는 로마제국이 멸망과정에서 찾아낸 요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들을 다른 제국 혹은 문명의 멸망과정에서도 유사한 요소가 있다는 주장이나 과연 그러한지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로마제국에서는 그리스도교가, 이슬람왕국에서는 이슬람교가, 중국에서는 대승불교가 각각 세속적인 자기목적 달성을 위해 제국건설자들이 만든 주둔 부대와 식민지를 이용했다.(109쪽)고 정리했는데, 로마제국의 경우 제국의 전성기를 지나서 그리스도교가 은밀하게 전파된 것은 맞지만, 이슬람교의 경우는 왕국건설의 이념으로 출발한 차이가 있다고 보겠습니다. 중국의 경우 왕조가 이어졌고 실크로드를 따라 전파해들어왔기 때문에 부대와 식민지를 이용했다는 설명이 타당할까 싶습니다.

후반부로 들어서면서 논지가 산만해지면서 주제 또한 분명치 않아지는 경향이 느껴집니다. 세계국가편에 들어가면 ‘목적과 수단’, ‘불멸의 환영’편은 분량이 짧은 탓인지 무엇을 이야기하는지조차 쉽게 정리되지 않는 듯합니다. ‘누구를 위하여’에서도 ‘세계국가의 전파’와 ‘평화의 심리학’ 역시 비슷한 경향을 이어가는데, ‘제국의 여러 가지 유용성’에서 논하는 교통수단, 주둔부대와 식민지, 지방 제도, 수도, 공용 언어와 공용문자, 법률제도, 역법과 도량형 그리고 화폐, 상비군, 관료제도, 시민권 등 제국의 형성과 유지에 필요한 요소들의 변화가 잘 정리되고 있기는 합니다.

문명의 해체기에서 세계교회의 역할에 대하여 프레이저가 <황금가지>에서 종교가 국가 쇠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하였다면서 이는 잘못된 관점이라고 비판한 저자는 사회적 의무감을 파괴하기보다 오히려 증폭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문명은 오히려 종교를 연결고리로 하여 이전의 세대와 동화될 수 있었다는 견해입니다. 그리하여 ‘문명의 흥망과 사멸은 종교를 전파할 목적으로 일으킨 바퀴의 혁명에 비교할 수 있다(270쪽)’라고 정리합니다.

그리하여 현대사회에 들어 종교가 쇠퇴하고 있는 것은 현대과학과 종교의 충돌이 야기한 결과라는 진단입니다. 과거 철학의 일부였던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서구기독교의 이념과 충돌을 빚어내고 사람들의 관념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므로 ‘종교는 과학이 이름붙일 수 있는 모든 지식 영역에서 물러나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종교와 과학은 서로 다른 진실에 관여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와 이라크의 쿠르드, 영국의 스코틀랜드 등이 독립을 위한 구체적 운동에 들어가는 등, 최근 지구촌에서는 국가가 분화되어가는 경향이 가속화되는 듯합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하여 ‘인간은 본래 극기 작은 사회에 알맞도록 만들어진 존재다.’라는 전제아래 열린사회와 모든 문명에 의하여 예시되는 닫힌 사회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고, 정신적 비약을 하지 않으면 그 간격을 극복할 수 없다고 한 견해를 인용하여, 저자는 ‘신의 개입 없이 인류의 통일은 있을 수 없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굳이 인류가 통일을 이루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작은 사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평화롭게 지낼 수는 없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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